지난 5일 방영된 SBS '맛남의 광장'

지난 5일 방영된 SBS '맛남의 광장' ⓒ SBS

 
국내 농어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SBS 예능 프로그램 <맛남의 광장>이 이번엔 갈색 팽이버섯을 소개하며 판로 마련에 나섰다. 각종 찌개, 전골, 볶음 요리 등 다양하게 활용되는 친근한 팽이버섯이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건 분명 흰색이다. 그런데 갈색이라니? 존재 자체를 방송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된 시청자들도 제법 많을 만큼 갈색 팽이버섯은 생소하기만 하다. 우리에게 낯선 이 버섯은 사실 로열티 문제 때문에 탄생했다.

​지난 5일 방송된 <맛남의 광장>은 충북 농업기술연구원 이관우 연구사의 편지가 제작의 계기가 되었다. 원래 팽이버섯은 일본 품종이어서 해마다 10억 원 넘는 로열티를 해외로 지불해야 하는 문제를 지니고 있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국내 연구진들이 각고의 노력 끝에 탄생시킨 것이 바로 갈색 팽이버섯이다. 그런데 좋은 취지에서 상품을 만들어냈지만 시중에서 이를 찾아보는 건 거의 어려운 일이다. 그도 그럴 것이 갈색 빛깔로 인해 상했다는 오해를 받거나,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는 게 다반사였다. 

갈색 팽이버섯을 아시나요? 다채로운 요리의 향연
 
 지난 5일 방영된 SBS '맛남의 광장'

지난 5일 방영된 SBS '맛남의 광장' ⓒ SBS

 
​불필요한 로열티 지불이 없는데다 성장 속도도 빠르고 식감도 좋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탓에, 갈색 팽이버섯 재배에 나선 농가들도 결국 대부분 손을 떼고 다시 일본식 흰색 팽이버섯으로 선회하기에 이른다. 연구원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갈색 팽이버섯 재배 농가는 전체 5%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한다. 매주 소개되는 농어촌 산지의 특산물들이 그렇듯이 팽이 버섯 역시 안타까운 여건을 탈피하는게 가장 시급한 과제였다. 

​특산물 판매 온라인 생방송에 앞서 <맛남의 광장> 멤버들과 초대손님 아린(오마이걸)은 두 팀으로 나눠 각자의 레시피 대로 버섯 요리에 나섰다. 그동안은 포털 사이트의 이벤트를 통해 모아진 시청자들의 조리법을 따라하는 정도였다면 이번엔 스스로 조리법을 만드는 방식으로 살짝 달라졌다.

이미 1년여 간의 방송을 통해 백종원의 수제자(?)로 자리 잡은 양세형과 김동준은 '버섯 만두'를 선보였다. 상대적으로 초보 수준인 '요린이' 유병재와 아린은 '팽이버섯 스낵랩'을 등장시켰다. 여기에 백종원은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고급 칼, 일명 '백스칼리버'를 상품으로 내걸면서 양팀의 흥미진진한 요리 시합이 펼쳐졌다.  

흥미로운 버섯의 변신... 생방송 4분 만에 완판 성공
 
 지난 5일 방영된 SBS '맛남의 광장'

지난 5일 방영된 SBS '맛남의 광장' ⓒ SBS

 
​실력 면에서 월등히 앞선 양세형, 김동준 팀의 압승이 예상되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스낵랩은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이지만 서툰 칼질로 인한 어설픈 구성이 약점이었다. 그러나 팽이버섯 특유의 식감을 잘 살려내면서 백종원과 김희철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반면 만두는 완성도 면에선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식감에서 아쉬움을 보였고, 결국 백종원의 '백스칼리버'는 유병재와 아린의 차지가 되었다. 이어진 본격 라이브 방송에선 팽이버섯전을 비롯해 라라맛 버섯 떡볶음, 마늘 버섯 볶음 등을 실시간으로 조리하며 열혈 시청자들의 입맛을 자극하는 등 요리재료로서 버섯의 다양한 활용 방법을 알리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런데 이날 방송에선 예기치 않은 상황이 벌어지며, 즐거움과 놀라움을 동시에 선사했다. 당초 300박스 분량을 준비했던 갈색 팽이버섯이 방송 시작 2분 만에 200박스, 4분 만에 전량 매진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이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1시간 가량 다양한 요리를 직접 만들면서 시청자들의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갑작스런 제품 완판 덕분에 방송을 조기 마감해야 하는 즐겁지만 당황스런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

너무 잘 팔려서... 백종원도 당황한 방송 중단 위기
 
 지난 5일 방영된 SBS '맛남의 광장'

지난 5일 방영된 SBS '맛남의 광장' ⓒ SBS

 
​결국 일일 PD로 나선 양세형은 급히 제작진에게 추가 물량 확보가 가능한지 물으면서, 긴급회의를 소집한다. 10분 가량의 회의는 의도치 않게 실시간으로 방송돼 시청자들에게 돌발 웃음을 제공하는 등, 결과적으론 생방 특유의 재미를 마음껏 선사했다. 간신히 추가 물량을 확보해 방송을 재개했지만 이것 역시 곧바로 매진되면서 결국 멤버들은 완판 기념으로 다채로운 '쿡방', '먹방'을 선보이며 성공적으로 생방송을 마무리 짓는다.

​비록 일회성 이벤트로 진행된 것이지만 백종원과 <맛남의 광장>이 지닌 힘을 느끼게 해준 에피소드였다. 또한 이번 방송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갈색 팽이버섯의 존재를 널리 알리는가 하면 초보자들도 손쉽게 버섯 요리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도 함께 심어줬다. 백종원이 설명해주면 유병재와 아린이 직접 조리에 나서는 방식을 택하면서 어렵게만 느껴질 수 있는 버섯 요리의 장애물도 간단히 날려 버렸다.  

매 회 훈훈함과 즐거움이 공존하는 <맛남의 광장>이지만 갈색 팽이버섯 편에선 농가 돕기라는 기존 취지에 손쉬운 요리까지 더해 방송 내용의 확장성에도 큰 신경을 기울였다. 공익적인 측면과 재미를 결합시킨 성공적인 예능의 또 다른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는 점도 칭찬받을 만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맛남의광장 백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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