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 한 스푼 드리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는데, 관객여러분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오는 4일 개봉하는 영화 <도굴>에서 천재 도굴꾼 강동구(이제훈 분)를 도와 땅 속에 숨은 유물을 파헤치는 존스 박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배우 조우진. 그는 관객에게 작게나마 이 영화로 위로를 주고 싶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었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조우진을 만나 <도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인디애나 존스를 선망하는 캐릭터
 
 영화 <도굴>에서 존스 박사 역을 맡은 배우 조우진.

영화 <도굴>에서 존스 박사 역을 맡은 배우 조우진. ⓒ CJ엔터테인먼트

 
단역부터 시작해 오랜 시간에 걸쳐 한 계단 한 계단 올라온 조우진. 이젠 어엿한 주연배우로서 한 영화를 전방에서 이끌어가게 됐다. 영화의 주인공으로서 부담감은 없었는지 묻는 첫 질문에 그는 "어떤 역할이든 부담감은 늘 있는 것 같다"며 겸손하게 답했다. 그는 "긴장감도 계속 가져야하는 게 저의 본연의 자세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게 있어야지 높아져가는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극중 영화 <인디애나 존스>의 광팬으로 나오는 조우진은 캐릭터 이름도 존스 박사다. <인디애나 존스>의 주인공을 닮고자 열망하는 마음이 영화를 통해 해소가 됐느냐고 물었다. 이에 조우진은 "해소되지 않았다"고 웃어보이며 "흉내라도 내보는건데 관객분들이 그 점을 귀엽게 봐주시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인디애나 존스를 좋아하는 사람 정도로 나온다. (존스처럼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빈틈 많은 캐릭터다. 존스 박사의 정체성을 보여줄 시그니처 모습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모자 쓰는 장면을 넣었는데 현장에서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넣길 잘 한 것 같다."

그에게 이제훈이 맡은 강동구와 존스 박사가 찰떡 호흡으로 '티키타카'를 하는 신들의 비결을 물었다. 그는 "대본에 그 리듬감과 티키타카가 담겨 있었다"며 대본 덕으로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대사 연습을 (일부러) 많이 하지 않았는데, 서로 호흡이 딱딱 맞아떨어졌고 각자의 개성도 녹아 있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제훈 배우와 호흡을 맞춘 소감도 밝혔다. 이제훈은 전부터 동경해왔던 배우였다고 밝히며, <파수꾼>이란 작품으로 인상 깊게 남아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방을 많이 배려해주는 어른스러운 친구다. 공부 잘하는 모범생 반장을 보는 듯하다"고 표현했다. 

"나도 촐랑댈 줄 알구나"
 
 영화 <도굴>에서 존스 박사 역을 맡은 배우 조우진.

영화 <도굴>에서 존스 박사 역을 맡은 배우 조우진. ⓒ CJ엔터테인먼트

 
그에게 존스 박사를 연기하면서 나도 몰랐던 나의 모습을 찾은 게 있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조우진은 망설임 없이 "나도 촐랑댈 줄 아는구나! 숨겨진 것을 찾아냈다"고 대답했다. 예전에는 주변으로부터 "너는 이상하게 다가가기 힘들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는 그는 '이건 내 잘못이다'라는 생각이 들어 좀 더 '만만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오픈마인드를 가지려고 애쓴 끝에 요즘은 많이 바뀐 것 같다고 그는 자평했다.  

인간관계에서의 진지함은 조금 누그러졌을지 몰라도 연기에 대한 그의 진지함은 여전했다. 그에게 어떤 연기자로 비치길 바라느냐고 묻자 그는 "이 사람이 등장했을 때 편하게 목격할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 공감을 얻어내는 게 제가 가진 직업의 가장 큰 미덕이고 목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장은 계속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과 비슷하게 하거나, 더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되는 것 같다. 돈을 받고 업으로 삼고 일하는 사람으로서 점점 더 성장해나가야 한다. 칭찬이 됐든 뭐가 됐든 들은 평가들을 잊어먹고 더 잘 할 수 있도록,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나아가고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그가 거창한 이상주의자인 건 아니다. 조우진은 "제가 하는 일에 사실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진 않는다"면서 "당장 내가 더 잘하기 위해, 더 공감을 얻어내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지 거기에 대한 연구만 한다"며 하루하루, 그때그때 주어진 것에 충실한 삶을 선호하는 성향을 내비쳤다.
 
 영화 <도굴>에서 존스 박사 역을 맡은 배우 조우진.

영화 <도굴>에서 존스 박사 역을 맡은 배우 조우진. ⓒ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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