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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가 예측 가능한 이유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는 미국인들에게 충격적이었다. 대통령 선거 승리 연설조차 제대로 준비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아 트럼프 선거 캠프조차 승리를 확신하지 못했던 것 같았다. 수많은 기관이 장기간 여론조사를 토대로 미국 대선 승리를 점치는데, 당시 트럼프 후보는 클린턴 후보에게 항상 뒤져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대통령 선거인단(Electoral College) 투표수 538표 가운데 270표를 먼저 확보하는 후보가 승리하는 간접선거 제도이기에 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것이 국민투표 직접 선거 방식보다 조금 용이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한국으로 치면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KBS, MBC와 같은 대형 언론사만이 여론조사를 주도하는 게 아니라, 신문사·대학·전문여론조사업체 등 수십 개 기관에서 최대한 공정한 표본 수집을 통해 길게는 선거일 1년 전부터 일주일이나, 열흘 단위로 새롭게 여론조사를 해서 그 결과를 발표한다.

대통령 선거에 통계학이라는 도구를 사용해 결과를 예측하는 과학적 과정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신뢰하고, 그 결과 또한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2016년 이전 미국 대통령 선거 역사상 여론조사 결과에 부합하지 않은 유일한 결과는 1948년 민주당 트루먼 후보와 공화당 듀이 후보의 대결로 예상과 달리 트루먼이 대통령에 당선됐다. 

한국언론의 예측
  
한국의 일부 언론이 2016년의 예를 들어, 현재 바이든 후보에게 뒤지고 있는 트럼프 후보가 여론조사를 뒤집고 승리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는 걸로 안다. 2016년에도 빗나갔으니 2020년 역시 빗나갈 것이라는 추측을 할 순 있겠다. 마치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눈이 내려 화이트 크리스마스였기 때문에 올 크리스마스 이브도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될 것이라는 믿음과 비슷하다.

내가 하나님도 아니고, 여론조사 기관에서 일하는 통계학자도 아니고, 뉴스 보도를 철썩같이 믿는 사람도 아니긴 하지만, 나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이 압승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 바이든의 국민투표 득표수를 예상할 순 없지만, 대통령 선거인단 투표에서 필요한 270표보다 훨씬 많은 최대한 300표 이상으로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본다.

어떻게 아느냐고 물어본다면 대통령 선거 뚜껑이 열리기 전이기 때문에 입증할 방법이 없다. 그리고, 만에 하나 트럼프가 선거에서 이기기라도 하면 난 엄청 창피해진다. 

선거는 기본적으로 숫자 놀음

미국 현지 시각으로 11월 2일 현재까지 2016년 전체 투표수 1억3666만9276명 가운데 70%가량인 9500만 명 이상이 이미 투표를 마친 상태다. 실제 선거일인 11월 3일 몇 명이 투표장에 나타날 것인지 알 길이 없다. 하지만, 현재까지 추세로 봐선 2016년보다 많은 인구가 투표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은 운좋게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재임기간 동안 지지율이 40%를 넘어본 적이 없다. 그의 골수 지지층은 인구 대비 35% 내외로, 나머지 65%가 마음먹고 모두 투표장에 나와 바이든에게 표를 던진다면 트럼프는 재선될 확률이 없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미국 경제와 사회의 혼란은 국민들이 바이든에게 표를 던질 구실을 충분히 마련해 주고 있다. 

1992년 한국 대통령 선거가 영호남 대결 구도로 갔을 때, 선거 결과는 각 지역 인구수를 반영하고 있었다. 투표권은 일인당 한 표 밖에 없다. 내가 아무리 열렬히 지지하는 후보라도 두 표를 찍어질 순 없다. 따라서 선거에서 이기려면 지지자를 더 많이 끌어 모아야 하는 수 밖에 없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지지층을 확대하기보다 팬데믹으로 인해 오히려 온건파 공화당 지지층이 빠져나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난 트럼프가 재선될 확률은 매우 낮다고 본다.

태그:#미국 대통령 선거, #대통령 선거인단, #간접 선거, #도널드 트럼프, #조 바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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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금속공예가의 미국 '속'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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