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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담숲
 화담숲
ⓒ 조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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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30일 기자는 다누림 관광 재단 장애인 여행 이벤트에 당첨이 되어 경기도 광주 도척면에 있는 화담숲을 방문했다. 나는 오전 8시 35분 활동지원사와 함께 수목원에 가기 위해 참가자들이 집결하기로 한 전쟁기념관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9시 30분이 출발 시간이었지만 참가자 두 팀 이외에는 40분이 되고 나서야 집결지에 도착했다. 그렇지만 그리 늦지 않은 시간안에 화담숲에 도착할 수 있었다. 코로나 상황으로 그간 여행을 못한 장애인들에게 이 시간은 매우 소중하고 보람된 시간이다.

우리는 경기도에 있는 곤지암 리조트에서 식사를 하고 목적지인 화담숲으로 이동했다. 화담숲은 LG 상록재단이 설립하고 운영하는 수목원으로, 이름 '화담(和談)' 이라는 뜻은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다'라는 의미이다. 기자가 직접 가보니 과연 그 이름에 걸 맞게 따뜻하고 정겨운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장소였다.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절정기라 그런지 화담숲 입구에는 관람객들이 긴 줄을 서 있었고, 그 곳의 모노레일을 타기 위해서는 두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우리는 주최 측에서 미리 표를 끊어놓았기 때문에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화담숲은 장애인들에게 더 없이 사랑받는 수목원이다. 무장애 수목원으로 휠체어를 탄 장애인도 쉽게 관람이 가능하다. 그래서 그런지 휠체어 탄 장애인, 유모차를 탄 취학 전 아동들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모노레일에서 펼쳐진 수목원의 풍경은 장엄한 한편에 그림 같았다. 나는 모노레일 안에서 숲길을 감상하며 소나무 정원에 도달 했다. 모노레일 문은 닫혀 있었지만 창 밖의 큰 소나무들은 마치 손을 뻗으면 잡힐 것 같았고, 그 그윽한 향기가 느껴지는 듯했다. 그렇게 숲속을 둘러본 다음, 모노레일에서 내려 수목원을 천천히 내려오기 시작했다. 사방이 아름답고 경치가 뛰어나 몇 번이고 걷다가 멈춰 주변을 감상하기 바빴고, 걷는 모든 곳을 기억에 담으려고 애를 썼다.
 
화담숲
 화담숲
ⓒ 조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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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원과 수국원에 도착하자 꽃은 활짝 피어있었고 향기도 은은했다. 우렁찬 폭포소리는 지쳐있던 나에게 에너지를 충전시켜 주었다. 흥부 놀부전에 나오는 화초장의 재료로 쓰인 모과나무도 볼 수있었다.

곤충 생태관에서는 동물 모양의 돌조각과 다람쥐가 있었다. 화담숲은 2006년에 수목원 조성 승인을 받았고 2013년에 정식 개장하여 관람객을 맞이 하고 있다. 기존에 조성된 숲을 훼손시키지 않고 원형 그대로를 보존하여 수목원을 만들었기 때문에 인공적인 느낌은 없어 좋았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이 화담숲을 만드는 데 많은 정성을 기울였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죽은 후에도 화담숲을 찾은 많은 사람들에게 '(돈만 버는 기업가 아닌), 그 사람 숲을 잘 가꾸었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 했다고 한다. 그런 구 회장의 바람처럼, 그가 별세한 후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 숲에 방문했다. '숲을 잘 가꾸었다'라는 말을 충분히 들을 자격이 있는 기업가로 남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화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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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체 장애인은 산이나 수목원을 가기 매우 어렵다. 하지만 이곳은 지체 장애인도 불편 없이 숲길을 이용할 수 있으므로 장애인들의 쉼터가 되기에 충분한 곳이다. 또한 이 곳은 유모차를 탄 어린 아이들에게도 꿈과 희망을 주며, 좋은 자연 학습장이 될 것이다. 화담숲은 그 이름에 걸맞게, 장애인이든 어린아이이든 상관 없이 모두가 정답게 어울려 이야기하고 자연과 함께 쉴 수 있는 수목원이라고 생각한다.

화담숲의 입장요금은 이렇다. 계절마다 요금이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봄에서 가을까지는 성인은 1만 원, 경로/청소년은 8000원, 어린이는 6000원에 수목원을 이용할 수 있다. 단, 겨울에 경로/청소년도 성인과 같이 1만 원의 요금을 내야한다는 것에 차이가 있다. 국가 유공자 1급과, 24개월 미만 유아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또한, 중증 장애인과 미취학 아동 단체(30명 이상)는 3000원이 할인 된다.

태그:#화담숲, #단풍, #모노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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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둠 속에서도 색채있는 삶을 살아온 시각장애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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