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어느새 10년여의 시간이 지나 비교적 전보다 덜 언급되지만, 한때 한국인의 가슴을 졸이고 환호하게 했던 특수작전이 있었다. 바로 2011년 있었던 '아덴만의 여명' 작전이다. 이 작전은 대한민국 해군의 청해 부대가 소말리아 해적에게 붙잡힌 한국인 인질을 구해낸 역사적인 쾌거였다.

당시 소말리아 해적들은 석해균 선장을 비롯한 삼호 주얼리호의 선원들을 인질로 잡고 위협하고 있었다. 다행히 해군 특수전여단의 활약으로 한국인 사망자 없이 해적들을 물리칠 수 있었다. 구출 과정에서 일어난 사건들은 뉴스를 오르내렸으며, 사건의 주인공 중 하나인 석해균 선장은 추후 아덴만의 영웅이란 이름으로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설이 돌기도 했다.

아덴만의 여명 작전의 예를 통해 알 수 있듯이, 특수작전은 단순히 하나의 군사적 사건으로만 볼 수 없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특수작전은 국민들의 시선을 끄는 문화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특수작전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를 좋아한다.

특수작전은 오늘날만 존재한 것이 아니다. 과거 중세 유럽에서도 영주와 기사들이 특수작전을 위해 치밀한 음모를 계획했다.
 
대담한작전
 대담한작전
ⓒ 유발하라리

관련사진보기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 등의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유발 하라리는 본래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역사학자다. 그의 주된 전공은 중세의 전쟁사다. 그는 특수작전의 역사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서구 중세의 역사적 특수작전에 대한 책을 썼다. 그 결실이 바로 이 책 <대담한 작전>이다.

유발 하라리는 6개의 특수작전에 대한 이야기를 펼치기 앞서, 특수작전의 성격에 대해 말한다. 그는 특수작전이 지닌 나름의 매력 덕분에 특수작전이 가지는 영향력이 크다고 평한다. 특수작전은 문화의 힘으로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그는 국가의 남성적인 이미지가 특수작전에 크게 녹아있기 때문에, 작전이 성공하면 국민들의 사기가 크게 고양되고, 실패하면 반대의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을 지적한다.

특수작전이 가지는 중요성은 중세 유럽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특수작전으로 적 지도자를 죽이거나 납치한다면, 힘들여 싸워서 적의 중요 방어거점을 점령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적을 무찌를 수 있다.

중세에는 상속이나 왕위 계승을 둘러싼 분쟁이 흔했는데, 특수작전을 통해 적의 지휘부를 제거하면 군사적으로는 군대를 구성하는 다양한 병사들과 지휘관의 충성심을 묶어주는 인물을 없애는 효과가, 정치적으로는 상속이나 계승권 분쟁의 근원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중세의 많은 지도자들이 암살과 납치를 위해 특수작전을 끊임없이 시도했다고 한다. 십자군 전쟁을 비롯한 종교 간의 갈등뿐 아니라, 유럽 내부의 기독교인 간의 갈등 해결에도 특수작전이 횡행했던 것이다. 중세 시기의 특수작전들은, 중세가 기사도와 십자군의 시대인 것을 감안하면 이질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중세의 특수작전, 특히 암살과 납치는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 있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개개인의 군주 입장에선 특수작전을 통해 적을 제거하는 것이 매우 좋은 일이다. 그러나 모든 이가 특수작전을 택하면 이는 결국 손해로 바뀐다.

암살과 납치를 가장 먼저 조직적으로 실행하는 사람은 큰 보상을 얻지만, 모든 사람들이 이를 따른다면 아예 정치질서 자체가 변화하기 때문이다. 정세가 불안하고 음모가 횡행하는 나라에서는 안정된 나라를 꾸릴 수가 없다.
 
고전적인 '죄수의 딜레마'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암살과 납치를 가장 먼저 조직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은 엄청난 보상을 얻을 가능성이 높지만, 곧 모든 사람이 그 뒤를 따를 수밖에 없게 되면 정치질서도 변할 것이고, 이것이 모든 통치자들에게 달갑지 않은 결과를 낳을 것이다. 군사적 수단으로 다른 곳보다 훨씬 더 암살에 의존했던 중세의 중동과 르네상스 이탈리아에서 안정적인 왕조와 영지를 찾아보기가 서유럽에 비해 훨씬 더 힘들다는 점이 좋은 예다 -본문에서
 
이 책은 6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앞의 세 가지 이야기(안티오키아, 하르푸트, 티레)는 시리아와 중동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뒤의 세 가지 이야기(칼레, 부르고뉴, 오리올)는 프랑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유발 하라리는 어려운 역사적 사건들을 인물의 성격, 스토리텔링을 중심으로 풀어내서 재미있는 이야기로 만들었다.

특히 이 책은 중세 프랑스를 주름잡던 부르고뉴 공작가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는 책이기도 하다. 그들은 원래 프랑스의 봉신이었지만, 영국과의 백년 전쟁으로 프랑스가 약해진 사이 다른 마음을 품고 독자적인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봉신으로서의 의무는 관두고, 네덜란드와 프랑스 동부를 잇는 과감한 국가 건설에 착수한 것이다.

부르고뉴 공작가문은 확장 과정에서 모략, 납치, 협박 등 위험한 작전을 서슴지 않았다. 덕분에 그들은 현재의 네덜란드와 벨기에를 다스리는 거대한 가문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부르고뉴 공작가의 폭력적 모략을 경계하기 나선 주변 국가들의 공격에 공작가는 멸망했고, 그들의 세력권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오늘날의 작전과 달리,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시한폭탄도, 저격총도 없이 칼과 사다리를 들고 특수작전에 나선다. 그들의 투박하지만 대담한 작전 속으로 빠져보자.

대담한 작전 - 서구 중세의 역사를 바꾼 특수작전 이야기

유발 하라리 지음, 김승욱 옮김, 박용진 감수, 프시케의숲(2017)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전화해주실 일 있으신경우에 쪽지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