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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미국 NBC방송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공화당)과 상대인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TV토론 중계 갈무리.
 미국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미국 NBC방송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공화당)과 상대인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TV토론 중계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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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미국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 등록이 급증하고 있어 투표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여성이 투표장에 더 많이 나올수록 민주당이 유리하다. 남성의 투표율은 원래 여성의 투표율보다 높았지만 최근 50년 동안 많이 하락했다. 이제는 여성의 투표율이 더 높다.

지난 1964년 평균 투표율이 69.3%이고 남성의 투표율은 71.9%, 여성의 투표율은 67%이었다(미국의 경우). 하지만 지난 2016년, 평균 투표율은 56%이고 남성의 투표율은 53.8%, 여성의 투표율은 58.1%로 여성이 더 높았다. 최근 25년 동안 남성의 공화당 지지율은 50% 초반 수준으로서 여성보다 8% 높다. 반면 여성의 민주당 지지율은 점차 상승해 55% 수준이며, 남성보다 18% 높다.
  
한국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청년층은 상대적으로 진보적이다. 연령별 투표율을 보면 30세 미만은 45% 전후, 45세 미만은 55% 전후, 60세 미만은 65% 전후, 60세 이상은 70% 초반 수준이다. 2019년 현재 전체 유권자 중 30세 미만은 17%, 50세 미만은 31%, 65세 미만은 28%, 65세 이상은 24%이다.

즉 50세 이상이 52%로서 전체 유권자의 반수가 넘는다. 30세 미만에서는 민주당 지지가 5% 수준으로 더 높고, 50세 미만에서는 민주당이 1% 정도 앞선다. 반면 65세 미만에서는 4% 정도, 65세 이상에서는 2% 정도 뒤진다. 나이가 많을수록 보수 성향 공화당 지지가 높은 셈이다.

백인은 공화당, 흑인은 민주당? 현재까진 바이든이 유리

인종의 경우는 어떨까. 최근 20년 동안 백인의 투표율은 65% 내외로 높으나 향후 더 증가할 가능성이 적었지만, 유색인의 투표율은 낮으나 향후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흑인의 경우엔 오바마가 출마했던 2008년 투표율 65%, 2012년 67%를 기록했으나 2016년에는 60%로 낮아졌다. 특히 히스패닉의 인구 비율이 급증하고 있는데, 이런 히스패닉계 인구의 투표율 증가는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18년과 2019년 기준으로 백인의 공화당 지지율이 민주당 지지율보다 11% 더 높지만, 흑인의 민주당 지지율은 압도적이라서 공화당 지지율보다 73%나 더 높다. 히스패닉의 민주당 지지율도 공화당 지지율보다 34% 더 높은 것으로 나온다. 그런데 2020년 유권자 등록을 기준으로, 쿠바계 미국인의 공화당 지지율은 민주당 지지율보다 20% 높다.

현재 미국의 48개 주는 선거인단 배정에 대해 승자독식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다만 메인주(4명)와 네브래스카(5명)주 선거인단은 상원의원 숫자에 해당하는 선거인단 2명은 주 전체의 투표 결과에 따라 결정되는 반면, 하원의원 숫자에 해당하는 선거인단은 해당 선거구의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가 메인에서 3명을 확보했다.

바이든 대 트럼프... 어라? 러스트벨트서 선전 중인 민주당

민주당이 최근 6차례 대선과 2018년 상원 의원 선거에서 모두 승리하고, 현재 여론조사에서 오차 범위 밖에서 이기는 지역을 기준으로 보면 바이든은 538명의 선거인단 중에서 최소 182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들 지역은 캘리포니아, 뉴욕, 매사추세츠, 일리노이, 오리건, 코네티컷, 버몬트, 로드아일랜드, 하와이, 워싱턴, 뉴저지, 델라웨어, 메릴랜드, 워싱턴 DC 등이다.

따라서 바이든은 당선 가능한 270명을 채우기 위해 90여 명 선거인단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지역, 이를테면 2016년 대선에서 2~3% 이내로 접전을 했던 지역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중 2020년 대선의 승패를 가를 지역은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미시건, 위스콘신, 아이오아 등 몰락한 공장지대, 즉 '러스트 벨트'이다(rust belt: 미국 북동부의 쇠락한 공장지대를 일컫는 말-편집자 주). 민주당은 2016년 자신들의 전통적인 지지 지역인 러스트 벨트 지역에서 패배한 이후 이곳에서 집중적으로 유세를 해왔다. 그 결과 민주당은 미시간의 2018년 상원 선거에서 6.5% 차이로 승리하는 러스트 벨트 지역에서 지지를 회복 중이다.

다만  지난 2018년 중간선거에서 트럼프를 지지하는 러스트 벨트 지역의 백인 노동자들이 투표장에 별로 나오지 않았지만, 이번 선거에선 2016년처럼 대거 선거에 참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상황은 트럼프에게 유리해지는 셈이다.

민주당이 2020년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전통적인 지지 지역 이외에 약 북위 37도 이남의 따뜻한 선 벨트(Sun Belt) 지역에서도 승리해야 한다. 이 중 캘리포니아주는 통상 민주당의 텃밭으로 알려져 있고, 네바다주와 뉴멕시코주도 민주당 지지가 높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텍사스주, 조지아주, 루이지애나주, 미시시피주 등은 공화당의 텃밭이고 노스캐롤라이나주, 애리조나주, 앨라배마주 역시 공화당이 강세이다. 플로리다는 접전 지역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말 오클라호마주 털사 BOK센터에서 대선 유세를 하는 모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말 오클라호마주 털사 BOK센터에서 대선 유세를 하는 모습.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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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격전지 어디? 노인, 히스패닉, 쿠바계가 많은 플로리다

현재 바이든은 트럼프보다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선거인단이 182명으로 두 배 이상 더 많다. 여기에 최근 4번 대선에서 세 차례, 최근 상원 의원 선거에서 승리하고 여론조사도 안정적으로 앞서는 미네소타, 뉴햄프셔, 메인, 콜로라도, 뉴멕시코, 버지니아, 미시간 등 우세가 확실시되는 지역을 합치면 242명이다.

따라서 바이든은 28명 이상만 확보하면 선거인단의 과반수를 확보하게 된다. 그렇다면 바이든은 2016년 대선에서 1% 이하로 패배한 러스트벨트 지역인 위스콘신과 펜실베이니아에서 약간만 선전해도 30석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최근 위스콘신주의 경우 우편투표의 도착일을 투표일 후 6일까지 연장하는 지방법원의 결정이 연방대법원의 결정으로 번복되었는데, 이 경우 우편투표에서 유리한 민주당이 손해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대세에는 큰 영향이 없을 전망이고, 민주당이 위스콘신에서 설사 패배하더라도 1.2% 차이로 2016년 선거에서 진 플로리다에서 역전하면 승리는 가능하다.

또한 네바다나 애리조나와 같은 접전 지역이 전부 트럼프에게 넘어가지 않는 한, 현재로서는 바이든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러스트벨트 지역과 더불어, 앞서 오바마가 두 번 이겼으나 지난 대선에서는 패배한 플로리다가 격전지가 될 것이다.

29명 선거인단이 있는 플로리다는 2018년 상원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했다. 플로리다는 노인들의 휴양 도시라서 공화당 지지가 강한 노년층이 많은 반면, 2018년 기준으로 흑인 16.9%, 히스패닉 26.1%이며, 라틴이나 히스패닉이 아닌 백인은 53.5%이다.

특히 유권자의 6%가 쿠바계이다. 이 곳 플로리다는 공화당 부시 가문의 정치적 고향이며, 쿠바계 마코 루비오가 공화당 상원이다. 트럼프는 집권 이후 중남미 이민자를 가혹하게 단속하고 쿠바와의 관계를 악화시켜 2016년과 달리 바이든에게 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트럼프의 최대 약점은... '코로나 방역 실패'

바이든은 약간 앞서는 주와 경합하는 주가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주별로 선거인단을 가져가는 미국 대선은 마치 한국 총선과도 같아서, 앞선 여론조사와 실제 선거 결과가 부합할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유색인종, 청년, 여성, 도시 유권자에게 인기가 높다. 하지만 여론조사에 응한 이러한 유권자 중 청년이나 유색인종처럼 유권자 등록을 안 한 경우는 실제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다.

2016년 대선의 경우 거의 모든 여론조사는 힐러리가 290명 이상의 대의원을 확보해 낙승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트럼프가 306명을 확보해 낙승했다. 여론조사와 실제 결과가 다르게 나온 이유는, 전국 단위의 여론조사는 비교적 정확했지만, 주별 여론조사는 정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주요 지지층인 백인 저학력층은 과거 여론조사 표본에서 과소대표됐는데, 여론조사 기관은 이점을 보완해 2018년 상원 선거에 대해서는 결과를 정확히 예측했다. 또한 2016년 대선 당시 민주당이 전통적인 지지지역이라는 이유로 러스트 벨트에 대해 소홀했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주지사와 대통령 부인, 상원의원, 국무장관을 역임하면서 기성정치를 대표하게 된 힐러리에 대한 반감이 높았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마이애미 이그제큐티브 공항' 앞에서 활동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희생자 21만5천명을 의미하는 숫자판을 들고 촛불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완치 여부가 불분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유세를 강행하려는 데 대해서도 항의했다.(마이애미 EPA=연합뉴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마이애미 이그제큐티브 공항" 앞에서 활동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희생자 21만5천명을 의미하는 숫자판을 들고 촛불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완치 여부가 불분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유세를 강행하려는 데 대해서도 항의했다.(마이애미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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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직 대통령은 카터나 아버지 부시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재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트럼프의 기행과 과거 추문이 언론에 보도돼도 공화당 당원들과 트럼프 지지층은 꿈쩍도 안 했다. 무엇보다 최근 3년간 미국 경제가 호황이라서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의 지지율은 하락세다. 주요 보도들에 따르면, 여러 요인 중 트럼프의 코로나 대응 실패가 결정적인 것으로 꼽힌다. 

바이든 아들 추문, 아직은 선거 쟁점화 안 돼

이번 선거에서 특징은 코로나로 인해 우편투표가 급증했다는 점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편 투표를 하겠다는 층은 민주당 지지가 높고, 현장 투표를 하겠다는 유권자는 공화당 지지가 높다. 트럼프가 우편투표의 부정 가능성을 제기하고 깎아내리는 것은 우편 투표자의 투표 염증을 불러일으키려는 목적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2016년에는 기성정치권과 기성 언론에 대한 불신이 트럼프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특히 여론조사에 대한 불신으로 무응답률이 높고 역선택이 많았다.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 역시 기성 정치인이므로 언론불신만이 트럼프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트럼프가 자신의 트윗과 발언 등으로 기성 언론을 공격하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또한 연일 민주당의 승리 가능성이 언론에 회자하면서, 공화당 지지층들이 유권자 등록에 몰리고 있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도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트럼프가 이긴다면, 이는 트럼프의 승리라기보다는 2016년 선거 결과와 마찬가지로 기성 정치권과 언론의 패배라고 볼 수 있다.

2016년 대선 직전 FBI가 힐러리의 개인 이메일에 의한 국가기밀 누설 사건에 대해 수사를 개시했다. 그로 인해 트럼프는 자신의 추문을 덮을 수 있었을 뿐 아니라, 힐러리의 신뢰 추락으로 인해 엄청난 반사이익을 누렸다.

이번에는 조 바이든 후보의 아들 헌터 바이든이 약물 중독, 의심스러운 거래 의혹 등에 휩싸였다. 헌터가 고장 난 자신의 노트북을 수리업자에게 맡겼는데, 노트북에서 관련 자료를 발견한 수리업자가 마침 트럼프 지지자라서 FBI에서 신고했다고 한다. 특히 바이든이 뇌물을 받았다고 의심할 수도 있는 모호한 언급이 포함된 문서가 노트북에서 발견됐다는 게, 앞서 현재까지 보도된 내용이다.

다만 노트북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FBI는 현재 별다른 수사에 착수하지 않은 상황이다. 만약 FBI가 공식 입장을 내는 등 이 내용이 막판에 큰 쟁점으로 부각되면,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에게는 매우 치명적일 것으로 보인다.

태그:#미국 대선, #바이든 아들, #플로리다, #러스트 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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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에서 12년간 기관지위원회와 정책연구소에서 일했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의 관계』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 『연방제 통일과 새로운 공화국』, 『미국은 살아남을까』, 『코리아를 흔든 100년의 국제정세』, 『 마르크스의 실천과 이론』 등의 저서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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