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KBO리그 2위 LG 트윈스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플레이오프 직행 여부를 남겨두고 있다. 27일 현재 LG는 자력으로는 최종 순위 2위가 될 수는 없는 상태다. 하지만 투타에 걸쳐 부상 선수들이 속출했음을 감안하면 현재까지의 행보는 만족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LG는 선발진의 주축인 차우찬과 윌슨이 이탈한 와중에도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차우찬은 7월 2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투구 도중 왼쪽 어깨 통증으로 강판되어 시즌 아웃되었다.

윌슨은 10월 4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투구 도중 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강판되었다. 지난 24일 류중일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차우찬과 윌슨이 없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LG의 포스트시즌 선발진은 켈리의 뒤를 정찬헌과 임찬규가 받치는 구성이 될 전망이다. 특히 실질적인 2선발을 맡게 될 정찬헌에 시선이 쏠린다. 

1990년생 정찬헌은 광주제일고를 졸업하고 2008년 2차 1라운드로 LG에 입단했다. 프로 데뷔 첫해인 2008년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소년 가장'이라 불렸다. 혹사로 인해 팔꿈치와 허리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그는 2009년 이후에는 줄곧 불펜에서만 뛰어왔다. 2018년에는 마무리 투수를 맡아 5승 3패 27세이브 평균자책점 4.85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756을 기록했다. 

2019년에도 마무리로 시즌을 출발했지만 6월 허리 디스크 수술로 시즌 아웃되었다. 재활을 마치고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복귀한 정찬헌은 연투가 불가능해 불펜에서 뛸 수 없었다. 그렇다고 5일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 LG 정찬헌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정찬헌은 고졸 신인 이민호와 짝을 이뤄 이른바 '5.5선발'로서 열흘에 한 번 등판하며 선발 로테이션을 나름의 방식으로 소화하게 되었다. 과연 12년 만에 선발 기회를 얻은 정찬헌이 새로운 보직에 잘 안착할 수 있을지 우려가 컸다. 

하지만 정찬헌은 18경기에서 7승 3패 평균자책점 3.48 피OPS 0.711을 기록했다.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12회나 기록하며 106이닝을 소화했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2.93으로 3.0에 육박했다. 사실상 시즌의 절반만을 소화했음을 감안하면 상당히 순도 높은 기록이다. 만일 타선의 득점 지원이 보다 활발했다면 더 많은 승수를 올릴 수도 있었다. 

정찬헌은 선발 투수를 맡게 되면서 투구 스타일을 바꿨다. 마무리를 맡았던 지난해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4.6km/였으나 올해는 140.7km/h로 낮아졌다. 긴 이닝을 소화하기 위해 체력 안배를 도모하며 제구에 주안점을 둔 변화라 할 수 있다.

소위 '힘 빼고 던지기'를 터득한 정찬헌은 9이닝당 평균 볼넷을 지난해의 4.91개에서 올해 2.38개로 절반 이하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너클 커브와 포크볼 등 다양한 구종을 적극 활용해 '팔색조' 변신에 성공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프로 13년 차로서 다양한 경험이 누적된 그가 노련미를 뽐내기 시작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스트시즌에서 정찬헌이 2선발을 맡게 된다면 상대의 원투 펀치와 맞대결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과연 그의 투구 내용이 어떨지, 그리고 그가 며칠 휴식 후의 선발 등판을 소화할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정찬헌이 LG의 26년 만의 우승 도전에 앞장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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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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