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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7월, 문재인 정부는 '탈시설 등 정착 환경 조성'을 100대 국정과제에 명시했으며, 보건복지부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단체는 '탈시설 민관협의체'를 통해 이 문제를 여러 차례 다뤄왔다. 

하지만 정부는 초기에 약속했던 '중앙정부 차원의 탈시설 로드맵'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2020년 예산 중 복지부의 탈시설 예산은 '0원'이었다. 이처럼 정부가 장애인의 탈시설 문제를 도외시하는 동안, 지금도 장애인거주시설에서는 장애인들이 학대 및 인권침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북장애인인권옹호연대는 주말마다 전주한옥마을에 있는 전북도지사 관사 앞에서 민관합동조사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전북장애인인권옹호연대는 주말마다 전주한옥마을에 있는 전북도지사 관사 앞에서 민관합동조사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 전북장애인인권옹호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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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장수 '벧엘장애인의집'에서 시설 비리 및 인권침해 사건이 터진 지 1년여 만에 무주 '하은의집'에서 거주 장애인에 대한 학대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지난 4월에 발생해 7월 말에 방송을 통해 외부에 알려졌다. 

시설 직원들이 카톡 등을 통해 장애인을 대상으로 "옷걸이로 때려 난을 그려놨다"(멍에 대한 표현), "삼청교육대로 보내버리겠다", "속옷을 다 벗기고 팬티를 찢어버렸다" 같은 대화를 나눈 사실이 내부고발로 알려지게 됐다. 

방송에 보도되기 전부터 전라북도는 해당 사건을 인지하고 있었으나, '전북장애인권익옹호기관(아래 '권익옹호기관')'이 가해 직원들을 조사하고 업무 배제 조치를 내리는 선에서 사건을 종결했다. 장애인 거주 시설의 특성상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학대가 벌어졌을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시설에 대한 전수조사, 피해자 보호 및 탈시설 지원 등의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또한 무주군은 해당 시설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사건에 대해서 직원 4명을 고발하는 것 외에 별다른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옷걸이로 때린 직원 1명만 벌금 50만 원 처분을 받았고, 나머지 3명 직원은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다.

민관합동조사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요구

해당 사건에 대한 권한과 책임이 있는 전라북도와 무주군이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함에 따라, 전북 지역의 장애인, 인권, 노동, 시민단체 등은 '장수벧엘장애인의집 대책위'를 '전북장애인인권옹호연대(아래 옹호연대)'로 전환해 전라북도에 민관합동조사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전라북도는 8월 말에서야 민관합동조사를 실시하겠다고 통보해왔으나, 전제 조건으로 작년 '벧엘장애인의집 사건'에서 '탈시설 욕구조사'를 잘못 실시한 권익 옹호 기관을 본 조사에 참여시켜야 한다고 주장했고, 결국 조사에 관한 협의는 결렬됐다.

벧엘장애인의집 사건 당시, 권익 옹호 기관은 '인권침해 및 탈시설 욕구 조사'를 고작 2~3시간(점심시간 제외) 만에 끝냈다. 심지어 가해가 이뤄진 장소인 시설 안에서 조사를 진행했는데, 조사 후 내린 결정 또한 거주인의 약 90%를 타 시설로 전원시켜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전북 내의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장애인 학대 사건의 특성이나 피해자의 권리에 대한 이해가 없는 무책한 결정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렇듯 전라북도의 무리한 주장으로 인해서, 민관합동조사는 파기될 수밖에 없었고, 옹호연대는 전북도청 앞 1인시위, 국정감사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전라북도 내에서 발생하는 시설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한 해답, 탈시설 지원 

2013년 인강원, 2014년 인천해바라기장애인거주시설, 2015년 마리스타의집, 2016년 평화의집·대구시립희망원, 2019년 벧엘장애인의집 등 해마다 장애인 거주 시설에서 인권침해 사건이 일어났고, 거주 장애인들은 감금, 폭행, 강제노동, 성폭력 등 온갖 피해를 겪어야 했다.

지난 2019년 10월에 있었던 국정조사 자료(장정숙 의원실)에 의하면, 5년간 장애인 거주 시설에서 1228명이 사망했고, 원인 미상이 30명에 이른다고 한다. 또한 시설 중에서 5년간 10명 이상이 사망한 곳이 19군데나 된다고 한다. 

지난 10년간 정부 차원에서의 조사, 시설에서의 인권지킴이단 운영, 그리고 시설의 보고 의무화 조치까지 있었지만, 이처럼 시설에서 장애인들에 대한 학대 및 폭력 사건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해당 사건에 대한 국민청원의 작성자('무주 장애인시설의 '삼청교육대 진실'을 파헤쳐 주세요')는 작년에 전북에서 있었던 시설 범죄에 대해서는 바로 전문기관에 용역을 맡겨 조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번에는 민관합동 조사에 부정적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국민청원을 통해 그는 "무주****(하은의집)에는 27명의 지적장애인 분들이 생활하고 있어요. 이분들이 어떤 피해를 당했고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철저히 밝혀져야 해요. (생략) 장애인 시설에서 일어난 학대 사건이 묻혀버린다면, 어느 누가 이 나라를 안전한 나라라고 믿고 살 수 있을까요?"라고 말했다. 현재 이 청원에 대해서는 약 950명의 시민이 동의한 상태이다. (국민청원 바로 가기 :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93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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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과 관련된 활동을 하고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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