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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홍성환경운동 연합회원들과 전문가들이 '예당저수지 계속 아름답고 건강하게'라는 손푯말을 들었다. 푯말은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이 종이 박스로 자체 제작한 것이다.
 예산홍성환경운동 연합회원들과 전문가들이 "예당저수지 계속 아름답고 건강하게"라는 손푯말을 들었다. 푯말은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이 종이 박스로 자체 제작한 것이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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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국내 최대규모로 축조된 예당저수지는 예당과 당진을 잇는 예당(예산당진)평야에 농업용수를 공급한다. 조선시대 3대 방죽이었던 합덕제를 대신하는 동시에, 그 기능을 대폭 강화한 저수지다.

2018년 예당저수지에는 금강과 예당저수지를 잇는 도수로가 건설됐다. 이어 2019년 4월에는 예당저수지에 출렁다리가 설치됐다. 예당저수지 주변에 각종 개발 사업이 진행되면서 예당저수지의 환경 문제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예당저수지 수문 바로 아래 무한천은 예산읍 주민들의 식수원이기도 하다.

지난 24일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회원들과 전문가들은 '예당저수지는 안녕한가'라며 예당저수지의 안부를 물었다. 저수지 주변을 돌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예당저수지가 지닌 숨은 이야기도 들어봤다.

예당저수지에는 어업인 12명이다. 낚시 좌대업에 종사하는 인원도 28명이다. 내수면 어업계 관계자는 "수몰된 분들이 1962년부터 농사를 지을 수 없어서 어업을 시작했다"며 "예당저수지 생태계는 10년 전에 비해 어족 자원이 1/10 수준이다. 외래어종인 베스 블루길 때문에 민물 새우가 사라졌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당저수지에서는 매우 흔했던 떡붕어도 요즘은 거의 보기가 힘들다. 토종붕어는 위험을 느끼면 펄 속으로 들어간다. 덕분에 토종 붕어는 아직 남아있다"고 전했다.

상류에서 밀려오는 쓰레기 문제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내수면 어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출렁다리가 개통이 되면서 쓰레기 수거를 많이 했다"면서 "주로 어민들이 치우는데, 쓰레기량이 한 번 치울 때마다 보통 2~3톤 정도 나온다"고 전했다.
 
예당저수지. 저 멀리 출렁다리가 보인다.
 예당저수지. 저 멀리 출렁다리가 보인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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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당저수지의 수질문제도 언급됐다. 예당저수지는 농업용수 공급을 목적으로 한다. 특성상 물을 가두어 놓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고인 물은 썩는다. 농업용 저수지는 주로 10월 말부터 물을 가두기 시작해 겨우내 물을 받아 놓는다. 이듬해 5월 쯤 이면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시작한다.

"저수지 오염 및 저수량, 토사 걷어 낸다고 해결될 문제 아냐" 

김영일 충남연구원물환경연구센터 연구원은 "저수지를 축조하고 연도가 지날수록 계속 수질이 나빠지는 경향이 있다"며 "농업용수라는 이용 목적이 있다. 물을 가두어 놓다 보니, 수질이 계속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하나의 방편으로 저수지 바닥의 토사를 걷어내자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실효성이 별로 없다"면서 "토사를 걷어낸 만큼 상류에서 또 다른 토사가 밀려오기 때문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상류의 오염원을 최대한 막는 방법도 있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야기의 주제는 자연스럽게 기후 변화로 흘러갔다. 박성묵 예산역사연구소장은 "1990년대부터 예당저수지의 저수량의 변화를 눈여겨 봐왔다"면서 "지구 온난화와 환경오염과 예당저수지 저수량이 맥을 같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소장은 "예당저수지 축조당시부터 2000년도 까지는 예당저수지 물이 마른 것이 한 차례였다. 그때도 30%의 수위를 유지했다"면서 "하지만 2000년도 이후 세 차례나 10% 이하로 수위가 떨어졌다. 4~5년 주기로 수위가 떨어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예당저수지는 높은 수온으로 녹조가 발생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한 여름이 아니더라도 봄가을에도 녹조가 목격되는 일이 잦은 것이다. 어쩌면 예당저수지의 변화는 단지 예당저수지만의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개발 이전에 환경을 우선 고려해야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김영일 연구원은 "대청댐의 경우, 홍수가 나거나 비가 많이 오면 쓰레기들이 산처럼 밀려온다"면서 "그것은 표면상의 문제일 뿐이다. 그 안에는 더 많은 오염물질이 포함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 예당저수지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예당저수지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는 박성묵 소장. 오른쪽.
 예당저수지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는 박성묵 소장.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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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예당저수지 ,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 #예당저수지 오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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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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