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호 성남의 나상호가 수원전에서 천금 동점골을 터뜨리며, 성남에게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 나상호 성남의 나상호가 수원전에서 천금 동점골을 터뜨리며, 성남에게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사회생이었다. 강등 위기에 빠진 성남FC가 나상호의 활약에 힘입어 수원 삼성을 물리치고, 리그 잔류에 대한 청신호를 켰다.
 
성남은 23일 저녁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26라운드 수원과의 원정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11위 성남은 승점 25를 기록, 최하위 인천(승점 21)과의 격차를 4점으로 벌렸다.
 
위기 맞은 성남, 나상호-토미 연속골로 집념의 역전승
 
이날 수원은 3-5-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양형모가 골문을 지킨 가운데 스리백은 양상민-헨리-장호익으로 구성됐다. 좌우 윙백은 김민우, 김태환이 포진했고, 중원은 박상혁-한석종-고승범이 나란히 섰다. 최전방은 김건희-한석희가 짝을 이뤘다.
 
성남 역시 3-5-2였다. 김영광이 골키퍼 장갑을 꼈고, 스리백은 임승겸-연제운-마상훈으로 이뤄졌다. 좌우 윙백은 유인수, 이태희가 출전했으며, 이스칸데로프-김동현-박태준이 허리를 책임졌다. 투톱은 나상호-토미 조합이었다.
 
선제골은 수원이 만들었다. 전반 8분 김태환의 크로스를 김건희가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지었다.
 
다급해진 성남은 곧바로 공격적으로 전환을 꾀했다. 마침내 전반 17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박상혁의 백패스를 가로챈 나상호는 역습 상황에서 헨리를 앞에 두고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갈랐다.
 
이후 두 팀은 팽팽하게 맞섰다. 많은 활동량과 압박으로 치열한 허리 싸움이 펼쳐졌다. 수원은 전반 43분 김민우의 프리킥이 김영광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헨리의 헤더슛도 크로스바를 살짝 넘겼다.
 
수원은 후반 들어 박상혁 대신 백전노장 염기훈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20분 김민우의 오른발 슈팅은 골문을 벗어났다. 성남은 후반 23분 이태희를 불러들이고 서보민을 투입하며 공격을 더욱 강화했다.
 
집중력과 동기부여 측면에서 성남이 수원을 압도했다. 두 팀의 희비가 엇갈린 것은 후반 27분이었다. 수원 진영 페널티 오른쪽 지역에서 서상민과 양상민이 동시에 태클을 시도했다. 공은 서상민의 발에 먼저 닿았고, 이후 양상민의 팔에 맞았다. 주심은 VAR 판독을 통해 양상민의 핸드볼이자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나상호는 페널티킥을 토미에게 양보했고, 토미가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전세를 뒤집은 성남은 수원의 파상공세를 무사히 견뎌냈다. 후반 41분 고승범, 타가트의 연속 슈팅이 골문을 빗나갔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염기훈의 예리한 왼발 프리킥 슈팅이 골대를 팅겨나오면서 결국 성남이 승리를 거뒀다.
 
'구사일생' 성남, 나상호 영입 효과로 극적인 반전
 
이번 수원전을 앞두고 성남은 최악의 행보를 거닐고 있었다. 지난달 16일 대구전 패배를 시작으로 광주, 전북, 인천, 강원, 서울에게 연달아 패배를 당했다. 리그와 FA컵을 포함하면 무려 6연패였다. 이 가운데 인천전 0-6 대패도 포함돼 있었다. 성남은 좀처럼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하며 유력한 강등 후보로 손꼽혔다.
 
2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최하위 인천에 1점차로 앞선 성남으로선 수원전에서 사활을 걸어야 했다. 성남 선수들에겐 절박함이 느껴질 정도로 투지가 넘쳤다. 경기 내용에서는 수원에 다소 열세였다. 슈팅수 6-12, 볼점유율 41%-59%로 성남이 밀렸다.
 
특히 성남은 전반 8분 만에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다녔다. 하지만 흐름을 바꾼 것은 나상호였다. 전반 17분 나상호의 동점골은 오로지 자신의 개인 능력으로 만들어냈다. 올 시즌 최정상급 K리그 수비수로 평가받는 헨리를 상대로 득점포를 가동했다.
 
만약 나상호의 동점골이 빨리 터지지 않았다면 성남은 맥없이 주저앉을 수 있었다. 1-1의 점수로 후반 중반까지 버텨낸 덕분에 결국 후반 중반까지 시소 게임을 펼쳤다.
 
나상호는 페널티킥을 차야하는 상황에서 욕심을 버리고 토미에게 양보하는 미덕을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나상호는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내가 차는 게 두렵지는 않았다. 하지만 동료가 득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토미가 페널티킥 연습하는 것을 봐서 믿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나상호는 성남의 에이스이자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활약 중이다. 특히 벤투 감독은 나상호의 부지런함과 다재다능한 플레이를 높게 사며 과감하게 주전으로 기용하고 있다.
 
성남은 시즌 내내 골잡이 부재에 시달렸다. 전문 공격수 양동현, 김현성, 토미가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26경기 동안 팀은 겨우 22골에 그친 것도 이와 연관성이 있다.
 
그나마 숨통을 트이게 한 것은 1선과 2선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나상호의 존재였다. 지난 6월 FC도쿄에서 성남으로 임대된 나상호는 시즌 중반에 팀에 합류하고도 가장 많은 7골을 기록했다.
 
초반에는 다소 주춤했다. 성남에서 데뷔전을 치른 이후 초반 6경기에서 무득점에 머물렀다. 하지만 적응을 마치자마자 나상호는 엄청난 존재감을 발휘했다. 8월 9일 인천전에서 멀티골을 쏘아올리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인천전을 포함 최근 12경기에서 7골을 폭발시켰다. 
 
나상호 영입 효과에 힘입어 성남은 리그 잔류에 한 걸음 다가섰다. 오는 31일 부산과의 K리그1 최종라운드는 성남의 운명이 걸린 경기다.
 
하나원큐 K리그1 2020 26라운드 (2020년 10월 23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수원 삼성 1 - 김건희 8'
성남 FC 2 - 나상호 17', 토미(PK) 76'
 
선수명단
수원 3-5-2/ 양형모/ 장호익, 헨리, 양상민/ 김태환, 고승범, 한석종, 박상혁(54'염기훈), 김민우/ 김건희, 한석희(70'타가트)
 
성남 3-5-2/ 김영광/ - 마상훈, 연제운, 임승겸/ 이태희(68'서보민), 박태준(54'홍시후), 김동현, 이스칸데로프, 유인수/ 나상호, 토미(84'김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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