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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안전성 등에 대한 감사는 자신이 없었다고 본다. 그러므로 영구정지 타당성에 대한 감사는 할 수 없었을 것이고 기준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경제성만을 따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공격하기 위한 빌미를 제공하고 싶었을 것이다."

감사원의 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에 대한 감사(경제성) 결과에 대해, 박종권 탈핵경남시민행동 대표가 한 말이다.

감사원은 지난 20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 결과를 발표했고, 경제성 위주로 따진 것이다. 이후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고 있으며, 원전 찬성론자들은 '탈원전 정책'을 펴고 있는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
 
 박종권 탈핵경남시민행동 대표.
 박종권 탈핵경남시민행동 대표.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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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성원전 1호기의 경제성과 관련해, 박종권 대표는 "경제성은 기준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다르다"며 "한수원은 사용후 핵연료, 핵폐기물에 대한 처리비용을 아주 낮게 계상하기 때문에 경제성 판단이 정확할 수가 없다"고 했다.

또 그는 "3년을 조기폐쇄하면 그만큼 핵폐기물이 적게 발생하고 처리비용이 절약된다는 점을 계산하지 않을 수 있다"며 "월성1호기는 중수로 원전이라 핵폐기물이 일반원전보다 5배 정도 많이 배출된다. 그러므로 핵폐기물 처리비용이 증가하고 핵폐기물 건식저장소를 증설하는 비용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했다.

은행 지점장 출신인 박종권 대표는 85쪽 분량의 '탈핵 안내서'인 <판도라, 핵 발전의 몰락>을 펴내기도 했다. 다음은 박종권 대표와 나눈 대화 내용이다.

- 감사원의 월성원전 1호기 감사결과를 요약하면.
"감사원의 감사 결과 핵심은 월성1호기의 경제성을 고의로 낮게 평가하여 조기폐쇄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다만 원전의 폐기는 경제성, 안전성, 주민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기 때문에 이번 감사에서 조기 폐쇄의 타당성에 대한 판단은 하지 않았다. 또 감사과정에서 공무원이 자료를 임의로 폐기하여 두 사람을 징계 요구했다는 내용이라고 보면 된다."

- 감사기간이 이례적으로 길었다고 하는데.
"2019년 9월에 국회가 폐쇄 결정의 타당성에 대한 감사청구를 하였고 1년 1개월이 걸렸다. 국회법에는 3개월 내 보고서를 내야하고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 2개월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러나 감사원은 국회법을 어기고 1년을 끌어 감사결과에 대한 신뢰가 많이 훼손됐다. 야당에서는 정부 눈치를 보느라 결론을 내지 못한다고 했지만 사실은 감사원장의 의지대로 감사결과가 나오지 않아 늦었다고 본다."
  
 20일 국회에 제출된 감사원의 월성1호기 조기폐쇄 타당성 점검에 관한 감사결과보고서를 국회 의안과 직원들이 확인하고 있다.
 20일 국회에 제출된 감사원의 월성1호기 조기폐쇄 타당성 점검에 관한 감사결과보고서를 국회 의안과 직원들이 확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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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그렇게 판단하는지.
"지난해 8월에 에너지전환포럼, 탈핵경주시민행동과 일반 시민 1200여명은 감사원이 회계적 관점의 경제성 평가라는 지엽적 부분에 대해서만 초점을 맞춘 감사를 그것도 왜곡되고 편파적으로 강행하고 있다면서, 몇 가지 이유로 들어 감사원장과 감사원의 월성1호기 조기폐쇄 감사에서의 위법․부당함에 대하여 철저히 조사해 달라는 공익감사를 청구하기도 했다.

공익감사 청구 내용을 보면, 감사원장의 사적인 의지를 반영한 징후들이 보인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4.15 총선 직전에 감사위원회를 소집하고, 직권심리를 하면서 '친원전논리'로 회의를 끌어갔다. 또 언론보도에 따르면 최 감사원장은 '대선에서 41% 지지 밖에 얻지 못한 정부의 국정과제는 국민적 합의를 얻었다고 할 수 있겠느냐'고 발언했다. 최 감사원장은 자신의 입장 내지 결론을 사실상 강요한 것으로 여러 피조사들의 진술 등을 통해 드러났다(이에 대해 최재형 감사원장은 지난 7월 "대통령 득표율을 들어 국정과제의 정당성을 폄훼하려 한다는 것은 전혀 사실과 다르고 그런 의도도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것은 당시 미래통합당의 탈원전 반대 공약을 지원하는 정치행위에 해당하고 감사원법을 위반한 것이다. 심의를 하기 전에 감사원장이 월성 1호기의 조기폐쇄가 부당하다는 판단을 피조사자에게 강요했다는 증언들이 있고 또 임명된 지 4개월밖에 안된 공공기관 감사국장을 교체하여 감사원장의 의중대로 이끌어가기 위한 인사 조치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중립성, 공정성, 객관성을 훼손한 것으로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한 것이다.

감사과정에서 모욕, 협박, 진술강요, 과잉조사 등 여러 인권침해와 위법사항이 있었다고 다수의 피조사자들이 밝혔다. 이는 국가공무원법(제59조)의 친절․공정 의무를 위반한 것이다. 피조사자들에게 영상녹화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미리 알리지 않고 강압적 조사를 하여 감사원 사무처리 규칙을 위반하였다. 앞으로 이러한 불공정한 감사에 대한 공익감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 월성 1호기는 어떤 원전인가?
"경주시에 있는 월성 1호기는 1982년 11월 가동을 시작한 국내 최초 가압중수로형 원자력발전소이고 우리나라 두 번째 원전이다. 지난 2012년 30년의 설계 수명이 다해 가동이 중단됐고 한수원은 예산 5,925억 원을 들여 개․보수해 2022년까지 운행 기간을 늘렸다.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공약인 탈원전 정책의 하나로 법원의 수명연장 불법 판결이 난 월성1호기를 3년 앞당겨 2019년 12월 24일 원안위가 최종 결정했다."

- 월성 1호기는 수명연장 때 논란이 많았다고 하는데.
"2009년 12월에 수명연장(10년) 신청을 했고 1년만에 서류 심사 끝내고 안전성 검사를 시작하여 4년이 걸려 안전성 검사보고서를 제출했다. 스트레스테스트를 1년 6개월 동안 실시했는데 핵심기기에 대한 내진여유도 평가를 생략하여 검사 통과를 위한 엉터리 테스트라고 지적받기도 했다.

또 안전 기준은 최신 안전 기준을 적용해야 함에도 30년 전 안전기준을 적용하는 등 월성1호기는 아주 탈이 않았던 원전이다. 연장 신청 5년 만에 2015년 2월 27일 새벽 1시 30분에 두 명의 원안위원들이 안전성을 이유로 수명연장을 반대한 가운데 표결로 연장을 승인한 원전이다. 안전성에 대한 것을 표결로 처리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 경제성을 고의로 낮게 평가했다고 하는 것에 대한 생각은?
"경제성은 기준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다르다. 한수원은 사용후 핵연료, 핵폐기물에 대한 처리비용을 아주 낮게 계상하기 때문에 경제성 판단이 정확할 수가 없다. 또 3년을 조기폐쇄하면 그만큼 핵폐기물이 적게 발생하고 처리비용이 절약된다는 점을 계산하지 않을 수 있다. 월성1호기는 중수로 원전이라 핵폐기물이 일반원전 보다 5배 정도 많이 배출된다. 그러므로 핵폐기물 처리비용이 증가하고 핵폐기물 건식저장소를 증설하는 비용도 포함되어야 한다.

또 한 가지는 산업자원부 공무원은 원래 원전을 찬성하는 집단이다. 월성1호기는 제대로 평가하면 당연히 경제성은 낮게 나올 수밖에 없었다. 고장이 잦아 가동율이 낮았고 후쿠시마 사고 이후 안전에 관한 비용은 눈덩이처럼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굳이 숫자를 왜곡할 이유가 없는데 왜 고의로 낮게 평가했을까 의문이 든다.

감사원은 2019년 원전 단가를 53원으로 예상하여 계산했는데 실지로는 58원이었다. 그래서 경제성을 낮게 평가했다는 것이다. 그 금액이 270억 원 정도 되는데 폐기물 처리비용 수천억, 설비 보수비용 수천 억 또는 수조 원 하는데 270억 원 정도는 큰 것도 아니다. 이것을 고의로 평가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이고 폐쇄 당위성을 훼손하기 위한 정치적 주장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 원전 폐쇄가 경제성만 가지고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는데.
"당연한 말이다. 경제성, 안전성, 지역주민 수용성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후쿠시마 이전까지는 경제성을 주로 많이 따졌지만 지금은 안전성을 더 따진다. 사고가 한 번 일어나면 경제성 따지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안전성을 고려하여 안전 설비를 계속 보강하다 보니 지금은 경제성이 떨어져 미국이나 프랑스, 일본 같은 원전 선진국들은 신규 건설은 하지 않을 뿐 아니라 가동 중인 원전은 수명이 다하는 대로 폐기한다."

- 그래도 전기를 써야 하는데 대안이 있나?
"대안이 없다면 위험해도 원전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원전의 위험보다 더 큰 위험이 되기 때문이다. 모든 나라가 원전의 대안으로 절약과 재생에너지를 택한다. 에너지효율은 기술 발전으로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선진국은 우리의 절반 수준의 전기소비로 경제 성장을 하고 있다. 바야흐로 세계는 태양과 바람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새로운 발전 설비의 75%는 재생에너지로 채워진다. 태양광, 풍력의 기술은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태양광의 세계적인 전문가 토니 세바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모든 건물의 옥상과 주차장에 태양광을 설치하면 8000만KW, 우리나라 모든 전력의 100%를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 아무리 재생에너지가 대세라고 해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 석탄발전도 없애야 하고 그래서 원전이 대안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유럽 일부 국가에서 석탄발전의 대안으로 원자력을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파리협정에서 기후변화 대안 에너지로 채택되지 못했다. 왜냐하면 원자력은 'Do no significant harm', 즉 '심각한 위험이 없어야 한다'는 조항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온실가스도 문제지만 방사능은 더 심각하다. 더구나 지금은 태양광, 풍력의 가격이 떨어져 원자력은 경제성마저 잃었다.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원자력은 경제성이 없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원전을 싼 에너지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 이번 감사결과로 월성 1호기가 재가동될 수 있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한수원 이사회가 먼저 월성 1호기 재가동을 결정하고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운영변경 신청을 해야 한다. 원안위는 안전성 심사를 한 뒤 허가를 결정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현행 원자력안전법에는 영구 정지한 원전을 재가동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이 없어 원안위의 심사가 이뤄지기 전에 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월성 1호기의 연장된 수명인 2022년까지 이같은 과정을 모두 거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지역주민과 환경단체, 두 번의 선거를 통해 탈원전 공약을 지지했던 국민들의 저항도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더구나 현재의 전력 설비용량은 수요 대비 30% 이상 초과하여 재가동의 명분마저 없다."
  
 경주 월성원전
 경주 월성원전
ⓒ 경주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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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놓고 정치적 공방이 심한 이유는 무엇인가?
"정치적 공세다. 어려운 경제 여건을 탈원전 정책 때문이라는 프레임을 만들기 위함이고 대기업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것이다. 국민의 안전은 뒷전이고 오로지 정치적 이득만을 생각하는 정치인들은 반성해야 한다."

- 공무원들이 감사원 감사시 자료를 고의로 폐기했다는데.
"어떤 자료를 왜 폐기했는지 알 수 없다. 어떤 자료이든 폐기한 공무원은 절차에 따라 징계를 받아야 한다. 아울러 감사원장의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 피감사자에 대한 강압적 조사 등에 대하여 공익 감사를 청구한 상태이므로 이에 대한 철저한 감사도 이루어져야 한다."

- 감사원이 경제성 이외에 '영구정지 당위성'에 대한 감사는 하지 못했다고 하는데 왜 그랬다고 보나.
"처음부터 안전성 등에 대한 감사는 자신이 없었다고 본다. 그러므로 영구정지 타당성에 대한 감사는 할 수 없었을 것이고 기준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경제성만을 따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공격하기 위한 빌미를 제공하고 싶었을 것이다.

안전성에 대해서는 이미 법원에서 판가름 났다. 최신 안전 기준을 무시하고 30년 전 기준을 적용한 월성1호기는 위험천만한 원전이다. 그래서 감사원이 안전성 부분은 취급하지 못했을 것이다. 자신이 있었다면 1년 1개월의 긴 시일에 충분히 감사하여 안전에 대한 결과도 내놓았을 것이다. 감사원도 월성1호기에 대해서는 차마 안전하다는 감사보고서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오염수 바다 방류 문제로 시끄럽다. 123만 톤의 오염수, 이것을 바다에 버리고 올림픽을 치를 수 있겠나. 10년이 다 된 지금까지 후쿠시마 원전의 녹아버린 핵연료는 손도 못대고 계속 물로 식히고 있다. 매일 200톤의 오염수가 생성된다. 1주일이면 엄청 난 크기의 물탱크가 가득 찬다. 현재 1000개 정도의 물탱크가 있는데 더 이상은 이제 보관할 장소도 없단다. 대충 정화해서 바다로 그냥 조금씩 내보내겠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방침이다. 삼중수소를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 있는지 의문이지만 미국의 기업은 200조를 요구했다고 한다.

'400억 원이면 바다에 버릴 수 있다. 그냥 바다에 버리자.' 이것이 일본의 생각이다. 아직도 4만 여명의 후쿠시마 주민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10년이 지나도 수습조차 못하고 수백 조의 피해를 주는 원전. 일본의 원전파들은 9.0의 지진은 절대로 오지 않는다고 믿었지만 도둑처럼 왔고 원전을 폭발시키고 말았다.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은 이러한 원전을 더 짓자고 주장한다. 우리나라는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있단다. 아무리 최고의 기술을 가져도 사고는 반드시 일어난다. 그 때는 누가 책임 질 것인가. 제 정신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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