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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노동현장의 현실을 직시하고 우리가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할 때가 되었다. 사회적 치유와 회복을 위한 연대는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나누기가 시작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는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아래 산추련)이 <노동재해 트라우마-사회적 치유와 회복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자료집을 펴내며 밝힌 말이다.

두산공작기계노조, 두산모트롤지회, 대우조선지회, 볼보건설기계코리아노조, 삼성테크윈지회, 성동조선해양지회, 퍼스텍지회, 현대로템지회, 현대모비스지회, 현대위아지회, 현대위아창원비정규직지회가 공동제작한 자료집이다.

이들은 "한 해에 10여만 명의 노동자가 죽거나 다치거나 병들어가는 노동현장에서 노동자들은 생계를 위해 장기간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트라우마에 노출되며, 끊임없는 정신적 외상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그동안 노동자들은 노동재해로 인한 트라우마를 겪으면서도, '약한 자', '열등한 인간', '꾀병을 부리는 겁쟁이'로 간주하는 사회 분위기에 침묵하며, 홀로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단체는 "노동재해와 트라우마에 대한 사회적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 어떤 태도와 시선으로 다가가야 할 것인지 함께 고민해보고자 자료집을 제작했다"고 소개했다.

자료집에는 갖가지 재해와 고통의 사례뿐만 아니라 '공감과 사회적 치유를 위한 제언'도 담겨 있다.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 피해노동자와 태안화력발전소 재해로 사망한 김용균 청년노동자동료의 증언을 통해 확인되는 노동자들의 트마우마 증상이 담겨 있다.

산추련은 "일터에서 많은 노동자들이 트라우마 증상을 느꼈지만 체념하고 말았던 고통을 들여다볼 수 있다"며 "당신의 잘못이나 나약함이 아니라 아픈 것이라는 것을 공감하기 위해 정리해보았다"고 했다.

또 자료집에는 비소중독과 40여년 전 사고로 피폐화 된 노동자의 삶을 드러내어 노동자의 몸과 정신건강을 보호하지 못하는 사회제도를 되짚어 보기도 했다.

사고 발생부터 복귀까지의 과정에서 노동현장에는 어떠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노동조합활동가 간부들의 이야기도 담겨 있다.

사회학자, 정신과의사, 노무사, 변호사들이 노동재해와 트라우마에 대한 사회적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태도와 시선으로 다가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담아 놓았다.

이은주 산추련 상임활동가는 "아픈 노동자가 고통이 가중되는 산재처리기간 단축,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치료센터가 필요하며, 노동자 이지만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을 보호를 확대가 절실하다"고 했다.

김종하 산추련 운영위원은 "건강하고 평등한 사회는 위험을 숨기는 행위, 위험을 외면하는 행위, 위험부담을 타인에게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는 행위에 대해 철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사회이다"며 "재해 예방이 아무리 강조되어도 위험 결과를 회피할 수 있다면 결국 재해 예방은 현실에서 멀어지게 된다"고 했다.

그는 "안전보건에 대한 책임과 위험에 대한 부담 요구 금지, 위험 결과에 대한 처벌 및 징벌적 배상 등 현실적 강제를 강화함으로써 안전하지 못한 작업장은 운영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재해 이후의 일상생활로의 복귀와 적응을 위한 심리적, 사회적 지원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실시되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엄기호 인권연구소 '창' 연구활동가는 "산재는 희망을 앗아간다. 무엇보다 더 이상 충실히 살아갈 수 없다는 절망적 상태가 된다. 그리고 절망을 개인적 불운으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다시 한 번 절망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사고를 사건으로 전환하고 그에게 동시대인이라는 사건의 증언자로서 사회에 자리를 내어주는 것을 다시 충실한 삶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하는 시작점이 된다"며 "누구나 다시 충실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사회의 역할이며 사회로서의 충실성일 것이다"고 했다.

김태형 변호사는 "산재보험법은 산업재해로 인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의 인정을 명문의 규정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대법원 또한 비록 산업재해의 사안은 아니나 외상후스트레스장애로 인한 재산상의 손해로서 일실손해를 긍정하고, 간접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를 인정하고 있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산업재해로 인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의 문제에 대해서도 2017년 노동절의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 이후 노동, 시민사회의 계속적인 문제 제기가 제도와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우리 법원의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해 본다"고 했다.

산추련은 자료집을 신청(https://forms.gle/iMfZkT1FcaFSe2xd6)을 받아 배포하고 있다.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은 자료집 <노동재해 트라우마-사회적 치유와 회복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를 펴냈다.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은 자료집 <노동재해 트라우마-사회적 치유와 회복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를 펴냈다.
ⓒ 산추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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