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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치스코 교황의 동성 커플 시민 결합 지지 선언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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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천주교가 금기처럼 여겨온 '동성 커플'에 대한 법적 보호를 지지하고 나섰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각) 로마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한 다큐멘터리 영화 '프란치스코'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다큐멘터리 내 인터뷰에서 "동성애자도 가족에 속할 권리가 있다"라며 "그들도 하느님의 자녀"라고 말했다. 또한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버려지거나 불행하면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동성 커플의 시민 결합을 인정하는 법(civil union law: 시민결합법·동성결합법)을 만들어야 한다"라며 "이것이 동성 커플이 법적으로 보호받는 길이며, 나는 이를 전적으로 지지한다"라고 강조했다.

AP통신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3년 즉위 이래 동성 커플을 법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런 공개 발언은) 역대 교황 가운데서도 없었다"라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를 지낼 때도 동성 결혼 합법화에는 반대하지만, 시민 결합을 통해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교황으로 즉위한 후에는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성소수자 지원에 있어 중요한 진전" vs. "교회의 가르침과 모순"

시민 결합은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는 것은 아니지만, 동성 커플의 다양한 법적 권리를 보호하는 방법이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국가와 미국의 일부 주가 이를 채택 중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성소수자 인권 보호를 강조하는 제임스 마틴 예수회 소속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번 발언에 대해 "성소수자를 위한 교회의 지원에 있어 중요한 진전(major step)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그러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 커플의 시민 결합을 긍정적으로 말한 것은 교회가 이 법을 반대하고 있는 곳들에 강한 메시지를 보낸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반면에 미국 로드 아일랜드의 토마스 토빈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입장은 교회의 오랜 가르침과 분명히 모순된다"라며 "교화가 객관적으로 부도덕한 관계를 지지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