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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청소년 기본소득, 옥천에서 새바람 퍼져 나갈까

충청북도의회 정책복지위원회(위원장 박형용)가 지난 9월 22일 주최한 '청소년 기본소득 논의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나온 이야기를 정리해 담는다. 정리 순서는 발표 순서를 따랐다.

발제1 '옥천형 공론장'에서 찾는 기본소득의 의미
- 서울시 청년허브 백희원 연구협력실장

 
 청소년 기본소득 토론회
 서울시 청년허브 백희원 연구협력실장
ⓒ 월간옥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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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적 의미가 아닌, 전 지구적 인류의 삶에서 기본소득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첫 번째 주제발표로 토론회의 포문을 연 서울시 청년허브 백희원 연구협력실장은 기본소득의 의미에 대해 세 가지로 설명했다.

먼저, 기본소득은 공유재에 대한 시민의 권리라는 것이다. 사회공동체의 노력으로 축적되어 온 문화, 지식 및 관광자원 또는 토지, 천연자원과 같은 공유재에 대한 시민의 권리로써 보편적인 기본소득을 배당받을 수 있다는 것.

둘째로 기본소득은 행복한 삶을 위한 사회안전판의 역할을 할 수 있다. 기후위기와 불평등 심화의 시대에 과도한 노동과 지나친 소비는 온실가스 배출의 심화로 인한 기후재앙으로 이어지며, 이러한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 '산업 전환을 동반한 획기적인 온실가스 배출감축'을 시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이 불안에 노출되지 않고 삶의 전환을 이뤄낼 수 있도록 기본소득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

마지막으로 기본소득 지급의 실현은 '누구나 자신답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지지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현재 정부에서 지급하는 지원금 정책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지급되지 않기 때문에, 임금노동과 가구 중심 복지체계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수 있도록 조건 없는 지원을 통해 모두의 기회를 지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청소년이 기본소득을 받는다면, 그 '돈'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백희원 연구협력실장은 2017년 청년허브 지원으로 열린 '시민 기본소득 실험 간담회' 내용을 토대로 "돈을 준다고 하면 물질적 가치를 준다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돈은 가지고 있는 사람이 바꿔낼 수 있는 가치이기 때문에 기본소득 지급은 오히려 다른 의미를 지닌다"며 '관계, 시간, 독립'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그것을 설명했다.

먼저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는 뜻에서 청소년기의 기본소득은 '관계'가 될 수 있다. 둘째로 '시간은 금이다'라는 말처럼 기본소득 지급으로 청소년이 시간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불안정한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신 나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시간, 즉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할 시간이 늘어난다는 것.

또한, 청소년이 '온전한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받고 의사를 제대로 표하며 인간으로서 독립할 수 있다. '무엇을 소비할지' 직접 결정할 권리를 갖고 책임감을 키울 수 있다는 측면도 존재한다. 백희원 연구협력실장은 "청소년이 목소리를 높이는 것 이상 다른 행동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줄 수 있는 게 청소년 기본소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국내·외 기본소득 실험 사례를 소개한 그는 기본소득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기후위기 시대이기 때문에 탄소배출 과정에서 벌어들인 돈에 세금을 매기거나 불필요한 국토개발 예산의 감축을 통해 확보한 재원, 토지보유세·부동산임대소득 등 불로소득의 일부, 그리고 기본소득을 도입하자는 사회적 약속을 통한 재원을 예로 들며 옥천이 가진 문화적 기반에서 재원을 마련하는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으로 백희원 연구협력실장은 청소년 기본소득 정책 마련을 위해서는 '옥천은 어떤 장소인가'에 대한 고민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가 바라본 옥천은 '공론장이 살아있는 지역', '문화적 상징물이 있는 지역', '로컬푸드 공급망이 있는 지역', '도립대학이 있는 지역'으로, "옥천 청년모임 Too처럼 '같은 지역에 산다'는 단 하나의 공통점을 가진 청년들이 자신이 아닌 청소년을 위해 기본소득을 고민하고, 실험을 진행한다는 사실은 어디에도 찾을 수 없는 사례이기 때문에 더 큰 의미를 가진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이어 "지금 청년이 살아가는 세계는 다양한 영역에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처음 맞이한 문제이기 때문에 전문가도, 삶의 경험이 많은 사람도 바로 해결할 수 없다. 문제의 당사자들인 청(소)년들이 해결을 위해 고민해야 하는 시대다"라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발제2 우리는 왜 청소년 기본소득을 이야기 하나
- 옥천 청년모임 Too 박누리

 
 청소년 기본소득 토론회
 옥천 청년모임 Too 박누리
ⓒ 월간옥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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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옥천에 살며 청소년들을 만날 일이 적지 않게 있었습니다. 제가 만난 청소년 10명 중 7~8명은 '어른이 되면 옥천을 떠나고 싶다'고 했는데, 저에게는 이것이 무척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두 번째 주제발표를 맡은 옥천 청년모임 Too 박누리씨는, 이 같은 청소년들의 인식을 확인할 수 있는 옥천군 사회조사 결과 수치를 언급했다. 2019년 옥천군 사회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역정체성(동네에 대한 소속감)을 묻는 질문에 13~19세 청소년 응답자의 20.6%가 '전혀 없다', 48.7%가 '별로 없다'고 대답한 것.

전체 청소년 응답자의 69.3%, 즉 청소년 10명 중 7명 정도는 지역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같은 조사 중 10년 후 지역 정주의사를 묻는 질문에서도 청소년 응답자의 25.7%가 '별로 그렇지 않다', 25.6%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청소년들은 왜 지역을 떠나고 싶어할까. 박누리씨는 "청소년들이 지역 공동체의 의미와 가치를 만날 기회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레 지역에 대한 소속감도, 애정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공동체의 부재가 청소년으로 하여금 지역을 떠나고 싶게 만든다"는 것.

이런 문제 의식은 자연스레 Too의 청소년 기본소득 실험의 기반이 됐다. 여가 생활에 불만족 한다는 청소년 중 절반 가까이가 '경제적 부담'을 들고 있다는 점은, 청소년에게 '일정한 돈'을 지급해 지역사회에서 하고 싶은 활동을 하게 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Too는 최근 기후위기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기본소득'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이 막상 청소년 구성원에게는 제대로 돌아가지 못한 현실도 '기본소득'에 집중한 배경이 됐다. 지역 청소년에게 여가 활동을 위한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면서 동시에 지역사회 안에서 청소년의 주체성을 인정하며,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를 함께 확산하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는 것. 여기에 서울시 청년허브 'n개의 공론장' 사업을 만나게 되면서 옥천에서 청소년 기본소득 실험을 진행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게 됐다.

박누리씨는 이어 "옥천군 전체 청소년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한다면 어떨까?" 하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단순 계산으로 13~19세까지 옥천군 청소년 2835명에게 월 5만원씩 지급한다면 월 1억4175만원, 연간 17억100만원 정도의 예산이 든다"며 "옥천군 전체 예산의 0.3% 정도를 차지할 뿐"이라고 말했다. 옥천군이 한 해 예산 중 다 쓰지 못하고 남기는 순 세계 잉여금이 500억 원대에 달한다는 것을 생각해봐도, 청소년 기본소득 지급액 규모가 터무니없는 것만은 아니라는 계산이다.

박누리씨는 2014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학교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무려 19.5%가 '일주일에 하루 이상 굶은 적 있다'고 답한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하며 말을 이었다.

"우리 동네 사례는 아닙니다만, 충격적이지 않다고 할 수 없습니다. 지역 탈학교 청소년을 만나는 선생님들 말씀이나, 갈수록 양극화가 심해지는 현실을 생각해본다면 옥천의 학교밖청소년 역시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을 수 있습니다. '애들한테 돈 줘서 뭐할 건데?'라고 묻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월 5만 원이 청소년들에겐 단순한 용돈이 아닌 생존과 직결될 수도 있는 문제인 겁니다."

때문에 그는 청소년 기본소득 정책 논의나 도입과는 별개로 지역 청소년의 생활 실태, 특히 학교밖청소년에 대한 면밀한 조사와 분석이 시급하다고도 덧붙였다.

박누리씨는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과 미래를 도모하기 위한 지역사회의 한 걸음이 청소년에게 지역에 대한 긍지를 심어줄 것"이라며 "이것은 분명 미래 지역 공동체 유지의 기반이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안내중학교에서 시작하는 청소년 기본소득 실험이 옥천의 밝은 미래를 상상하는 시작이 되길 바라며, 나아가 이 상상이 지역 농민, 여성, 장애인, 청년, 옥천의 모든 주민에게 번져갈 수 있길 바란다"는 말로 발표를 마쳤다.

지정토론

①박미성(옥천군평생학습원 청소년팀)
옥천군 학교밖청소년이 총 141명, 옥천군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에서 관리하는 숫자는 약 30명 정도다. 학교밖청소년은 가정환경, 학교폭력, 학교 부적응 등으로 학교에 가지 않는 청소년을 뜻하지만, 옥천에서는 주로 가정환경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학교밖청소년'이라는 낙인 때문에 무기력을 느끼는 경우가 많고, 부모에게도 지지를 받지 못한다. 그래서 저소득층 지원을 강화해 빈곤이 이어지지 않게 지원하고 부모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지원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청소년 집에 가보면 '어른도 이곳에서는 힘을 내고 꿈을 가지고 무얼 하기가 막막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도교육청에서 교육부 예산으로 '동행카드'라는 것을 만들어 학교 밖 청소년에게 매월 10만 원씩 다섯 번 지급하고 있다. 이 돈을 센터에 오는 교통비로 사용하면서 센터 참여율이 높아지고 식비로도 많이 사용했다. 굶지 않고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고, 마음이 풍요로우니 배가 덜 고픈 것 같다고 얘기한다. 뭐라도 먹고 움직일 수 있어야 꿈을 찾을 수 있지 않겠나. 청소년 기본소득이 정책으로 만들어질 수 있길 바란다.
 
 청소년 기본소득 토론회
 최서영(옥천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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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최서영(옥천고등학교)
지난번에 학생들에게 옥천군 교육재난특별지원금이 10만 원씩 지원됐다. 저는 당시 옷이나 책을 사는 등 유용하게 사용했는데, 친구들 중에는 지원금의 존재도 모르는 경우가 많았고, 부모님이 가져가셨다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 '청소년이 경제적으로 주체가 되지 못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에 청소년 기본소득 실험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청소년이 갖고 있는 경제적 한계를 인식하고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같아서 감동적이었다. 우리가 스스로 어떻게 소비할지 정하고 경제적 주체로 성장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③오종란(지역학부모연합회장)
청소년기에 자신의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최소한의 일정 용돈이 필요하다. 하지만 모든 부모가 일정한 금액을 자녀의 용돈으로 줄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런 가정의 청소년이 부모를 원망하지는 않을지, 불안정하고 위험한 아르바이트를 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된다. 학업에 집중하며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도 부족한 청소년에게 일정한 소득이 보장된다면 또래사회에서 관계 형성에 기죽지 않는 청소년이 많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더불어 교육과정에서 경제교육을 적극적으로 실시한다면, 훗날 계획된 지출을 하는 슬기로운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돈을 써 본 사람만이 제대로 쓸 수 있다는 생각이다. 청소년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해 적재적소에 소비한다면 지역경제도 살고 시민 경제관념도 높아질 것이다.

④강백두(안내중학교)
학교생활을 하다보면 교우관계가 중요한데, 돈이 없으면 밖에서 친구를 만나기 어렵다. 그로 인해 청소년의 자아정체성 발달과 교우관계 형성에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또, 자립 청소년의 경우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일자리를 구하기도 힘들고 노동 권리 침해도 당하기 쉬운 환경에 노출된다.

이들에게 정기적 지급되는 기본소득은 생존을 위한 재원이 될 수 있다. 기본소득이 지원되면 더 많은 경험으로 인생을 배울 수 있을 것이고, 이것이 청소년들의 경제 감각을 키워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소득층 가정에도 큰 도움이 될 청소년 기본소득 지원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⑤이해수(옥천 청년모임 Too)
살면서 발생하는 문제들은 경제적 불평등에서 야기되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 기본소득을 제안하게 된 가장 큰 이유도 불평등한 청소년 노동환경 때문이었다. 사회가 청소년을 보호해야 하는 존재로 인식할 때 그들은 스스로 결정권을 가진 존재가 아니라고 인식하게 된다. 재난지원금은 모든 국민이 자신의 권리를 누릴 수 있는 하나의 시도였다. 하지만 청소년이 그 존재조차 알지 못했다는 것은 스스로의 권리를 인정받지 못한 사례다.

기본소득을 지급한다면 청소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불평등으로 인한 여러 상황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위험한 노동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경제적 뒷받침을 갖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의 인권을 고민하는 사회는 다른 지역 구성원들의 인권도 함께 고민하는 사회로 이어질 것이며,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불평등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청소년 기본소득 토론회
 이용수(옥천군의회 행정운영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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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이용수(옥천군의회 행정운영위원회 위원장)
청소년이 그 존재만으로 존중받아야 하는 공동체의 구성원이라는 인식이 청소년 기본소득 이전에 전제되어야 한다. 청소년 기본소득 논의의 배경 중 하나로 만 18세로 하향조정된 선거권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그만큼 사회에 대한 선택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인격체로 존중해야 한다.

기본소득을 지급함으로 청소년이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소비가 무엇인지 가릴 수 있는 역량을 직접 기를 수 있다. 청소년 본인도 자신을 자율적인 주체로 인식하고 독립에 대한 감각을 키울 수 있으며 사회적 안정성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기본소득을 지급하되 그 권리와 동시에 시민으로서의 책임도 수반되어야 한다. 나중에는 기본소득 지급 대상이 전 국민으로 확대돼야 한다. 그래야 국민 누구나 존엄한 삶을 영위할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글·사진 소혜미
월간 옥이네 2020년 10월호(VOL.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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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옥이네 2020.10

월간 옥이네 편집부 (지은이), 월간옥이네(잡지)(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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