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선수

김연경 선수 ⓒ 박진철 기자

 
여자 배구계 세계적 슈퍼 스타인 김연경(32세·192cm)이 V리그 코트에서 첫 복귀전을 치른다. 

김연경은 21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2020-2021시즌 V리그 GS칼텍스-흥국생명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다. 11년 6개월, 날짜로는 4211일 만의 V리그 복귀다. 

김연경은 지난 6월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우려와 내년 도쿄 올림픽 준비를 위해 국내 V리그 복귀를 결정했다. 그리고 이는 올 시즌 프로배구의 최고 화두가 됐다.

김연경의 V리그 마지막 출전은 2009년 4월 1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08-2009시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4차전이었다. 당시 김연경은 33득점, 공격성공률 65.2%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주도했고, 챔피언결정전 우승과 함께 MVP를 수상했다.

김연경은 2005년 12월 4일, 만 17살의 고고생 신분으로 V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2005-2006시즌부터 2008-2009시즌까지 4년 동안 V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 3회, 정규리그 우승 3회를 달성했다. 개인적으로도 챔피언결정전 MVP 3회, 정규리그 MVP 3회를 수상했다. 

신인 선수가 데뷔하자마자 4년 동안 달성한 대기록이었다. 이는 V리그 남자부, 여자부를 통틀어 누구도 깨기 어려운 전무후무한 '전설적 기록'이다.

V리그 전무후무한 '전설적 기록'... 그가 돌아온다
 
 흥국생명 2020 KOVO컵 대회 경기 모습 (2020.8.31)

흥국생명 2020 KOVO컵 대회 경기 모습 (2020.8.31) ⓒ 한국배구연맹

 
국내에서는 더 이상 이룰 게 없었던 김연경은 2009-2010시즌부터 지난해인 2019-2020시즌까지 11년 동안 해외 리그에서 활약해 왔다. 그는 한국 V리그, 일본 리그, 중국 리그, 세계 최고 무대인 터키 리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 등 가는 곳마다 소속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수많은 MVP를 수상했다. 그러면서 해외 리그에서 배구 선수 중 세계 최고 연봉 선수가 됐다.

또한 김연경은 한국 여자배구가 2012 런던 올림픽, 2016 리우 올림픽, 2020 도쿄 올림픽까지 '3회 연속 올림픽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런던 올림픽에서는 한국 여자배구가 36년 만에 4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고, 김연경은 4위 팀 선수임에도 대회 MVP를 수상하면서 또 하나의 역사적 기록을 남겼다. 

올림픽 연속 출전은 지속적으로 국민과 언론의 뜨거운 주목을 받았고, 이는 여자배구가 국내에서 프로야구를 위협할 정도로 폭발적 인기 상승으로 이어진 최대 발판이 됐다(관련기사 : '찬밥 신세'였던 여자배구, 시청률 대박난 이유)

김연경은 이미 세계 여자배구 역사를 통틀어서도 최상급 반열에 오른 '살아 있는 레전드'다. 특히 공격과 수비력 모두 최정상급 실력을 갖춘 '세계 최고의 완성형 공격수'란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는 많지만, 김연경만큼 공격과 수비력이 모두 뛰어난 선수는 세계 배구 역사에서도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김연경은 192cm의 장신 선수다. 국내보다 해외 언론과 명장들이 더 극찬을 하는 이유이다.

정부는 지난 15일 김연경에게 '대한민국 체육상 경기상'을 수여했다. 한 해 동안 빛나는 활약을 하거나 뛰어난 업적이 있는 선수에게 수여하는, 운동 선수로는 최고 영예의 대통령상이다. 과거 김연아, 이상화,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야구 대표팀 등 한국 스포츠의 최고 레전드들이 주로 수상을 해왔다.

김연경 복귀 효과... 프로배구 '브랜드 가치' 급등
 
 지상파 메인 뉴스 '김연경 효과' 보도 (2020.10.16)

지상파 메인 뉴스 '김연경 효과' 보도 (2020.10.16) ⓒ KBS 1TV

 
김연경은 국내 복귀 이후 방송·연예계서도 대중적 호감도가 높은 특급 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올해 비시즌 동안 지상파와 종편의 메인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할 때마다 높은 시청률을 견인했다. 지금도 방송가에서 출연 섭외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V리그에 전념하기 위해 소속사 측에서 정중히 사양하고 있다.

김연경의 대중적 인기와 화제성은 국내 프로배구의 흥행과 위상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여자배구는 김연경 복귀 효과의 위력이 강력하다. 지난 9월 김연경이 국내 복귀 이후 처음 출전한 2020 KOVO컵 대회의 여자배구 케이블TV 평균시청률은 1.2%에 육박했다(아래 닐슨코리아 기준). 이는 역대 KOVO컵과 V리그를 통틀어 사상 최고의 평균시청률 기록이다. 국내 프로 스포츠 경기에서 케이블TV 시청률 1%대는 '대박'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KOVO컵 여자배구 결승전은 V리그, KOVO컵 등 국내 프로배구 대회 사상 최초로 기업 광고가 붙는 지상파(KBS 2TV)에서 생중계했다. 시청률과 광고 판매 수준도 기대 이상이었다. 그 여파는 고스란히 V리그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상파 KBS 2TV는 24일 오후 2시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흥국생명-KGC인삼공사 경기를 생중계한다.

기업 광고가 붙는 지상파 생중계는 방송사, KOVO, 프로구단 모두에게 의미가 매우 큰 사안이다. 여자배구도 '돈이 되는 콘텐츠'라는 걸 시사하는 징표이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동안 '국내 프로 스포츠'는 사실상 유일하게 프로야구만 기업 광고가 붙는 지상파에서 중계를 하곤 했었다.

V리그 중계권 계약을 새롭게 맺어야 하는 KOVO도 중계권 협상에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현재 V리그 중계권은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종료된다. 여자배구를 운영하는 프로구단의 모기업 입장에서도 훨씬 큰 홍보·광고를 거둘 수 있게 된다.

흥국생명-GS칼텍스 모두 큰 부담 '필승 의지'

엄청난 관심과 기대는 선수와 감독에게 고마운 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큰 부담 요인이기도 하다. 실제로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지난 15일 개최된 V리그 미디어데이에서 흥국생명 팀에게 쏟아진 기대감과 그에 따른 부담감을 토로하면서 울컥하기도 했다.

박미희 감독은 "다른 팀들이 계속 흥국, 흥국만 (우승 후보라고) 말하는데, 최근 연습경기 할 때는 우리가 못 이겼다. 현대건설, KGC인삼공사한테도 졌다. 다른 팀 감독들이 엄살을 너무 많이 떤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나름대로 잘 준비를 하겠다. 그런데 차상현 GS칼텍스 감독님, 부담감을 갖고 경기를 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 건지 한 번 느껴 보시라"고 응수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도 21일 흥국생명과 리턴 매치를 앞두고 구단 보도자료를 통해 필승 의지를 밝혔다. 그는 "젊은 팀인 만큼 파이팅 넘치는 모습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KOVO컵 대회 MVP를 수상했던 강소휘도 "홈 개막전에서 승리해 팬들에게 좋은 선물 드리고 싶다"며 투지를 보였다.

한편, 김연경의 V리그 복귀전이 열리기 전부터 이미 많은 언론매체가 이를 보도했고, 팬들의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경기 결과와 내용에 초미의 관심이 쏠린다.

김연경의 첫 V리그 복귀전인 흥국생명-GS칼텍스 경기는 21일 오후 3시 20분부터 스포츠 전문 채널인 SBS Sports가 생중계한다. 포털 사이트에서도 동시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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