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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영덕군 팔각산에서. 단풍으로 물들어 가는 가을 산 위로 하얀 구름이 축복처럼 흐르고.
 경북 영덕군 팔각산에서. 단풍으로 물들어 가는 가을 산 위로 하얀 구름이 축복처럼 흐르고.
ⓒ 김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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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내겐 늘 그리움이다. 너무도 아름다워 괜스레 슬퍼지기도 하는 가을이 되면 더욱 그렇다. 마침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1단계로 완화되어 여덟 개의 바위 봉우리들로 이어져 있는 영덕 팔각산(628m) 산행을 나서게 되었다.

지난 13일, 산행 들머리인 팔각산장(경북 영덕군 달산면 팔각산로)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 50분께. 산행 초입부터 거칠고 가파른 바윗길이 이어졌다. 지난해 함양 거망산 산길에서 바위를 지나다 순간 중심을 잃고 1m 아래로 떨어진 사고를 겪은 후로는 어쩔 수 없이 바위만 보면 조심스러워진다.
  
 거친 바위, 단아한 나무 한 그루, 그리고 하얀 구름이 어우러져 하나의 멋스런 풍경이 되고.
 거친 바위, 단아한 나무 한 그루, 그리고 하얀 구름이 어우러져 하나의 멋스런 풍경이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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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덕 팔각산 정상에서. 제8봉이다.
 영덕 팔각산 정상에서. 제8봉이다.
ⓒ 김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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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지쳐 가는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듯 시원한 바람이 간간이 스쳐 지나갔다. 아스라이 내연산, 동대산, 바데산을 바라보며 나는 가을로 곱게 물든 경치를 한껏 즐겼다. 그렇게 1시간 10분 남짓 걸어갔을까, 제8봉인 팔각산 정상에 이르렀다.

파란 하늘에 하얀 물감을 풀어 놓은 듯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든 팔각산 제7봉을 바라보며.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든 팔각산 제7봉을 바라보며.
ⓒ 김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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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오르면 마치 풀어야 하는 숙제 하나를 끝낸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마음이 조금 편안해진다. 배도 출출해 배낭에서 도시락을 꺼내 점심을 먹고서 제7봉을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울긋불긋 단풍으로 서서히 물들어 가는 가을 산은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더욱이 파란 하늘에 하얀 물감을 풀어 그림을 그려 놓은 것 같은 오묘한 구름들이 바위, 나무와 어우러져 참으로 이뻤다.

힘겨운 바윗길에서도 멋진 가을 풍경을 즐길 수 있어 행복했다. 그런데 7봉을 올라가서 어쩌다 길을 잘못 들어 상당히 험한 길로 내려오니 정말이지, 무서워서 혼났다. 팔각산에 처음 오른 때가 2006년 이른 봄날이었다. 쌀쌀한 꽃샘바람이 몹시 불던 그날, 아찔한 순간들이 더러더러 있어도 바위를 타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이제는 슬며시 겁이 난다.
 
 팔각산 제5봉에서.
 팔각산 제5봉에서.
ⓒ 김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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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각산 제4봉에서.
 팔각산 제4봉에서.
ⓒ 김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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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족한 여덟 봉우리들이 연이어 솟아 있는 팔각산. 거친 바위에 경사도 가팔라서 길게 늘어져 있는 로프를 꽉 잡고 아슬아슬 오르내려야 하는 구간이 많다. 그래서 오히려 스릴을 즐기는 산꾼들도 적지 않다. 게다가 조망이 좋고 단조롭지 않아서 산행 내내 흥미진진하다.

제3봉은 위험해서 등산로가 폐쇄되어 있고, 2봉도 등산로를 막아 놓았다. 그러다 보니 어느 틈에 벌써 1봉에 도착했다. 마음도, 걸음도 다소 느슨해졌다. 걸어온 봉우리들이 한 폭의 그림이 되어 눈앞에 펼쳐지고, 옥계계곡을 끼고 있는 수구동 마을의 파란 지붕들이 아늑하게 느껴졌다.

오후 3시 10분께 철계단을 내려와 팔각산장이 위치한 팔각산 주차장으로 되돌아왔다. 옥계팔봉으로도 불리는 팔각산. 힘든 만큼이나 매력도 넘치는 산이다. 거칠면서도 아름다운 팔각산의 가을이 한동안 잊히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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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3.1~ 1979.2.27 경남매일신문사 근무 1979.4.16~ 2014. 8.31 중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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