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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어느새 익숙해진 기분입니다. 코로나 블루는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어 우울감과 무기력함, 불안 등을 느끼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코로나19가 쉽게 종식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만큼, 섣부른 '극복'을 말하기도 어려워 보입니다. 작게라도 도움이 되고자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겪은 시민기자들이 자신만의 경험을 통해 얻은 작은 해결책들을 '나만의 심리방역'이라는 이름으로 싣습니다.[편집자말]
중학생 진단검사 6일 오후 대전시 유성구 반석동 외삼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이 학교 1학년 여학생(대전 367번)은 전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 중학생 진단검사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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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이후 우리 삶의 많은 것들이 달라졌습니다. 세계적으로 3800만 명이 넘는 확진자, 100만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국내에서도 확진자는 2만4000명이 넘고, 사망자는 400명이 넘습니다(16일 기준). 한국의 방역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성공적이라고는 하지만 감염에 대한 위험과 염려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지금도 매일 수십 명의 국내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감염에 노출된 경우에는 질병 자체로 인한 불안과 혼란도 있을 수 있지만, 주변 사람들로부터 감염자라는 낙인도 두렵습니다. 코로나19 감염에 노출되지 않더라도 실직, 사업의 어려움, 학교나 직장 및 사회활동의 제약이 있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에서는 2019년과 2020년 4월부터 6월까지의 불안증상과 우울증상을 비교했습니다. 전 국민을 대상 집단으로 하여 18세 이상의 대표성을 가진 패널 9896명을 인터넷 연구로 모집했고, 이 중 54.7%인 5412명이 응답을 완료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전체의 40.9%가 우울, 불안,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물질 남용 중 하나 이상의 증상을 보였습니다. 방법론적 차이로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불안 증상은 2019년 같은 기간의 8.1%에 비해 2020년에는 25.5%로 나타났습니다. 우울 증상은 2019년 6.5%였지만 2020년에는 24.3%로 우울 · 불안 증상이 작년의 같은 기간보다 3~4배 높게 나타난 것입니다.

나이와 성별로 나누어 보았을 때는 특히 젊은 성인, 유색인종, 필수 업종 노동자(농업, 의료, 에너지, 자원, 교통, 공공영역, 경제영역 등 코로나19에 관계없이 유지되어야 하는 일을 담당하는 노동자), 가족돌봄을 해야 하는 사람들, 그리고 기존의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마음 증상을 가질 확률이 높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체적인 통계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주로 국회의원실에서 국가 부처에 정보를 요청하여 정신건강 관련된 지표가 보고됩니다. 이탄희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얻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올 상반기에 건강보험 정신질환 상병을 받은 국민은 39.7% 증가했습니다. 특히 정신질환 관련 진료를 받은 20대 환자는 29만 9954명으로 2015년 17만 7653명에 비해 68.8% 증가하였다고 합니다.

마음의 둑이 무너져 내리려 할 때 

코로나19로 인한 시민들의 정신건강의 악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모델이 있습니다. 바로 스트레스 취약성 모델(stress-vulnerability model)입니다. 생물학적(혹은 선천적) 취약성을 가진 개인이 삶 속에서 어떠한 고난을 경험하면서 그 스트레스를 견디어내지 못하고 무너질 때 정신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비유적으로는 마치 사람의 마음이 어려움을 견디어내는 정도를 둑으로, 스트레스를 둑에 차오르는 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우리에겐 일상적인 스트레스도 있을 수 있지만 한 번에 큰 스트레스가 몰려올 수도 있습니다. 폭우나 태풍으로 마음의 물이 차오르고 넘치면 그때 마음의 병(정신질환)이 경험될 수 있는 거지요. 대한민국 성인 4명 중 한 명은 평생 한 번 이상 마음의 병을 앓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평소에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되고, 설령 마음의 병이 온다고 하더라도 치료 방법이 있다는 겁니다.

스트레스를 감당하는 데 있어서 기본은 우리의 감정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코로나19로 일상을 일상답게 살 수 없는 이때 우리가 우울감과 마음의 버거움을 느끼는 것은 당연합니다. 때로는 걱정이 될 수도 있고, 불안할 수도 있습니다. 화가 올라오고 혼란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이런 감정반응이 정상적으로 있을 수 있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믿을 수 있는 주변 사람들, 가족과 친구들과의 소통이 도움이 됩니다. 코로나19로 일상이 위축되더라도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 적절한 운동 및 햇볕을 받기 위한 야외활동이 필요합니다.

식이도 중요합니다. 탄수화물 중심의 식단은 음식에 대한 갈망, 공복감, 과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채소와 고단백질 중심의 식단과 유제품·견과류·제철 과일 등을 간식으로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읽거나 정리를 해볼 수도 있겠습니다. 모쪼록 생활을 구조화하고 건강한 일상을 유지하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행되는 '마음의 병' 진료는 정신치료와 약물치료의 두 축으로 이루어집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행되는 "마음의 병" 진료는 정신치료와 약물치료의 두 축으로 이루어집니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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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쉽게도 이러한 일상의 도움이나 여력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혹은 우울이나 불안이 심하게 느껴져서 일상생활이 어려울 수도 있지요. 이러한 경우는 심리상담 또는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제가 정신과 의사이기에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에 대해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행되는 '마음 진료'는 정신치료와 약물치료의 두 축으로 이루어집니다. 정신치료는 쉽게 말해 대화를 통해 마음을 치료하는 과정입니다. 치료자와의 대화를 통해 내가 모르는 나의 마음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접근해갑니다.

정신과 의사는 환자를 지지하기도 하고 함께 마음을 살펴보기도 합니다. 약물치료는 마음의 일부이기도 한 뇌의 균형을 약을 통해 도모해가는 것입니다. 보통 3~6개월 동안 약을 사용합니다. 마음이 힘들었던 시간이 긴 경우 치료에는 더 오랜 기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것이 막막하다면 

코로나19와 관련하여 제가 진료실에서 뵌 마음 증상 악화 사례가 있었습니다. 조증(기분이 들떠 일상생활 수행이 어려울 정도로 지나치게 활동적인 상태) 증상으로 진료를 의뢰 받은 한 환자분이었습니다. 이 분의 경우 이미 몇 년 전부터 우울감이 있었지만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지 않았습니다. 대인관계 및 취업과 관련된 스트레스를 겪은 후에 마음이 들뜨기 시작했고, 조증 증상이 시작되어 행동반경이 넓어지면서 감염 가능성이 있는 사람과의 접촉이 있어 자가격리 통보를 받습니다.

하지만 추가 스트레스로 조증 증상이 심해지면서 자가격리 협조가 안 되어 구청직원에게 고발을 당한 상황에서 가족 분들의 설득으로 진료실을 찾으셨습니다. 양극성장애(조울증) 진단 하에 마음에 대한 조심스럽고 지속적인 소통과 가족 면담을 하면서 양극성장애 치료제를 사용하자 서서히 증상이 완화되었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마음증상이 상당히 덜어져서 다시 일상생활을 되찾으셨고 취미 생활도 잘 하고 계십니다. 마음주치의인 저의 소명을 통해서 고발조치도 취하되었습니다.

위 사례처럼 코로나19 시기의 마음증상으로 어려움을 겪더라도 적절한 정신과 진료로 나아질 수 있습니다. 진료가 필요하다 생각되는 경우라도 어떤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가야 하나 막막하실 수 있는데요. 몇 가지 조언을 드릴 수 있겠습니다.

먼저, 주변인의 추천이나 치료에 대한 인터넷 상의 리뷰를 통해 방문할 기관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약물치료만을 중심에 두지 않고 정신치료와 약물치료를 균형 있게 받길 원하시는 경우 방문할 기관에 연락하여 진료 시간을 미리 확인하시는 방법이 있습니다. 첫 진료에 20분 이상, 이후 진료에 10분 이상 할애가 되면 마음에 대한 대화를 어느 정도 나눌 수 있는 환경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약물치료의 경우 약에 대한 의존성이나 부작용을 염려하시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에 대한 질문을 편하게 할 수 있는 진료 환경이라면 좋습니다. 약물치료 기간에 대해 미리 얘기를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약물치료의 효과와 부작용을 함께 상의할 수 있는 치료자를 만나시길 바랍니다.

최근 저명한 의학저널 <란셋(Lancet)> 사설에도 실렸듯이 팬데믹의 시대에는 좋은 정신건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부디 일상생활의 수행이 어려울 정도의 우울이나 불안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시는 경우라도 적절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통해 회복을 경험하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덧붙이는 글 | 시민기자 장창현은 정신과 의사로 최근 정신의학의 현명한 사용에 대한 내용을 담은 <비판정신의학>이라는 책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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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을 좋아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입니다. 두 지역사회의 마음주치의이기도 합니다. 서울 은평구 살림의원, 경기도 구리시 느티나무의원, 원진녹색병원에서 주 1-3일 순회하며 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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