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은빛 억새가 바람에 나부끼며 온몸으로 가을을 말하고 있다.
 은빛 억새가 바람에 나부끼며 온몸으로 가을을 말하고 있다.
ⓒ 김숙귀

관련사진보기

 
시월의 이른 아침 공기는 신선하고 상쾌하다. 집을 나서서 30분 거리의 창원 주남저수지에 도착하니 그제서야 주위가 환해졌다. 답답한 마음에 집에서 가까운 주남저수지라도 다녀오기로 했다. 아직 철새는 많이 볼 수 없지만 지금쯤 코스모스가 한창일 것이다.

생태학습관 근처에 차를 세우고 제방에 올라 걷기 시작했다. 람사르문화관과 생태학습관은 주남저수지를 제대로 알아볼 수 있는 곳이다. 람사르문화관은 람사르협약과 습지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전시 공간이다.

2층 에코전망대에서는 들판에 내려앉은 큰기러기, 쇠기러기 등을 가장 가깝게 볼 수 있다. 생태학습관은 주남저수지의 사계와 생태계를 디오라마로 연출했다. 람사르문화관 앞 제방을 따라 주남저수지 탐방로가 이어진다.

가을이 무르익으면 탐방로 주변에 억새가 지천이고, 10월 말쯤에는 겨울을 나기 위해 수천 km를 날아온 철새가 장관이다. 큰기러기, 쇠기러기, 고방오리, 흰뺨검둥오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노랑부리저어새와 재두루미, 큰고니 등도 이곳을 찾는다.

억새 군락은 인간과 자연을 나누는 경계처럼 저수지와 제방 사이를 따라 이어진다. 탐방로 중간쯤에 탐조대가 있다. 2층에 오르면 주남저수지와 백월산의 자태가 어우러진다. 주남저수지를 내려다볼 수 있는 탐조 공간이다.
 
저수지에서 열심히 먹이활동중인 새들.
 저수지에서 열심히 먹이활동중인 새들.
ⓒ 김숙귀

관련사진보기

 
주남저수지 한가운데 버드나무 한 그루가 그림 같다. 이곳에 철새가 가장 많이 모여든다. 탐방로는 동판저수지와 경계가 되는 주남저수지 입구부터 수문까지 약 1.6km, 주남저수지 수문에서 산남저수지 경계에 위치한 용산마을까지 약 2.4km다.

배수장을 지나니 코스모스가 한들거리며 나를 맞는다. 생태탐방로 1.3㎞ 구간에 총면적 1만㎡의 코스모스 꽃길이 조성되어 있다. 올해 잦은 비로 인해 코스모스 관리가 매우 어려웠지만 김매기를 통해 일일이 잡초를 제거하는 등 정성스런 노력 끝에 예년과 다름없이 풍성하고 아름다운 코스모스 꽃밭이 탐방객을 맞고 있다. 

매년 수만 명의 탐방객이 찾는 가을철 필수 탐방 코스인 주남저수지 코스모스 꽃길은 물억새의 은빛 물결과 더해져 가을의 청취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으며 답답한 마음을 잠시 내려놓기에도 안성맞춤이 아닌가 한다.
  
이슬맺힌 코스모스의 청초한 얼굴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이슬맺힌 코스모스의 청초한 얼굴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 김숙귀

관련사진보기

누렇게 황금빛으로 변한 창원 대산의 들판이 코스모스 너머로 보인다.
군데군데 가을걷이가 끝난 곳도 있다.
 누렇게 황금빛으로 변한 창원 대산의 들판이 코스모스 너머로 보인다. 군데군데 가을걷이가 끝난 곳도 있다.
ⓒ 김숙귀

관련사진보기


태그:#주남저수지, #코스모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여행은 마치 숨을 쉬는 것처럼 나를 살아있게 한다. 그리고 아름다운 풍광과 객창감을 글로 풀어낼 때 나는 행복하다. 꽃잎에 매달린 이슬 한 방울, 삽상한 가을바람 한 자락, 허리를 굽혀야 보이는 한 송이 들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날마다 꿈꾼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