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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문도 있겠지만…저는 요즘 들어 세상이 미웠어요. 아무리 노력해도 사회적 약자들의 삶은 나아지는 것 같지 않았고, 우리 집이 이런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미래가 보이지 않았고… 그래서 항상 비관적인 태도로 일관했어요. 그런데 우연히 사진첩을 보다가 아빠랑 찍은 사진들을 봤어요. 그리고 제가 너무 부끄러웠어요. 그 시절 아빠는 독재라는 거대한 부조리 앞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계속 싸웠는데… 지금보다 훨씬 미래가 보이지 않는 그 컴컴한 어둠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작은 촛불을 들고 일어나 '살아 있음'을 외쳤잖아요. 저희에게 '민주화 투쟁'이라는 영광스런-그리고 자랑스러운 역사를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민주화운동, 그 기억과 희망나누기 1차 사업 선정 유자녀의 편지 중에서)

<'민주화운동, 그 기억과 희망나누기' 운영위원회>측은 고인이 된 민주화 운동 인사들의 유자녀들을 지원하는 '민주화운동, 그 기억과 희망나누기' 2차 사업을 진행한다. 작년 1차 사업에서는 15명의 유자녀에게 장학금과 생활지원금을 지원한 바 있다. 
 
민주화운동을 하다 고인이 된 민주인사들의 유자녀들에게 장학금과 생활지원금을 지원하는 '민주화운동, 그 기억과 희망나누기' 2차 사업이 진행중이다.
 민주화운동을 하다 고인이 된 민주인사들의 유자녀들에게 장학금과 생활지원금을 지원하는 "민주화운동, 그 기억과 희망나누기" 2차 사업이 진행중이다.
ⓒ 민주화운동, 그 기억과 희망나누기 운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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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차 사업에서는 유신, 5공 시절 민주화운동에 헌신하고 먼저 가신 분들의 유자녀뿐만 아니라 1990년대에 민주화학생운동에 헌신한 인사들의 유자녀도 포함하기로 했다. 또한 민주화학생운동에 헌신하다 현재 중병을 앓고 있는 인사들에게도 지원한다. 

운영위원회측은 "민주화운동에 헌신하다가 먼저 돌아가신 동지들의 유자녀 중에서 부모의 도움을 충분히 받을 기회조차 없이 어렵게 생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우리는 먼저 가신 동지들을 기억"하고 "그 유자녀들의 곁을 지키겠"다는 뜻을 밝히며 '민주화운동, 그 기억과 희망나누기' 사업의 취지를 설명했다.

올해 1월 8일에 있었던 전달식에는 지원 대상 15가족이 모두 참석해 먼저 가신 분들의 삶의 의미를 돌아가는 뜻깊은 시간을 갖기도 했다. 

특히 유자녀들은 '그 동안 민주화운동 동지분들의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나도 이제부터 어려운 사람을 돕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런 자리에 오면서 아버지가 훌륭한 분이었구나 하는 자부심이 생긴다' '아직도 남편과 함께 한 고통스런 삶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 피하고 싶었지만 이 자리에 참석하는 일이 옳은 일이라 생각하고 왔다'며 전달식에 함께 한 의의를 밝혔다. 
 
민주화운동을 하다 고인이 된 민주인사들의 유자녀들에게 장학금과 생활지원금을 지원하는 '민주화운동, 그 기억과 희망나누기' 2차 사업이 진행된다.
 민주화운동을 하다 고인이 된 민주인사들의 유자녀들에게 장학금과 생활지원금을 지원하는 "민주화운동, 그 기억과 희망나누기" 2차 사업이 진행된다.
ⓒ 민주화운동, 그 기억과 희망나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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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전달식에 함께 한 함세웅 신부는 '부모를 일찍 잃은 역경 속에서도 꿋꿋이 삶을 가꾸어 가는 젊은이들'에게 무한한 위로와 격려를 보냈다. 또한 이부영 몽양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아버지 어머니의 희생은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기억하자고 당부했다. 조성우 주권자전국회의 상임대표는 '민주화운동 동지들에게 훈장은 못주어도 해방 후 독립운동가들을 외면했듯 나 몰라라 하지 않는다는 점에 정말 가슴이 벅차 오른다'고 소감을 밝혔다. 

<'민주화운동, 그 기억과 희망나누기' 운영위원회>는 민주화운동 관련 단체들의 추천서를 받아 지원 대상자를 선정하기로 했으며 신청기간은 10월 15일까지다. 지원 총액은 1억4천만원으로 유자녀 5~10명, 본인 2~3명에게 지원할 예정이다. 사업은 (사)6월민주항쟁계승사업회를 통해 진행된다. 

한편 '민주화운동, 그 기억과 희망나누기' 사업은 작년에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독지가의 기부를 받아 시작되었으며, 올해는 몇몇 독지가들이 힘을 더 보탰다. 운영위원회측은 향후 민주화운동에 헌신하다 고인이 된 인사들의 유자녀를 지원하는 사업을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더 많은 독지가들의 참여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민주화운동, 그 기억과 희망나누기' 운영위원은 다음과 같다. 

연성만 (사)새날복지회 이사장(전 서울대 문과대 민주동문회 자하연 회장), 문국주 (사)6월민주항쟁계승사업회 이사장, 정해랑 (사)경희민주기념사업회 이사장(주권자전국회의 공동대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사)긴급조치사람들 이사) 우영옥 전 연세민주동문회 회장, 박몽구 순천향대 객원교수(계간 <시와문화> 주간), 이상경 (사)긴급조치사람들 부회장(부산대병원 상임감사), 정병문 (사)긴급조치사람들 상임이사(서울대 민주동문회 회장), 윤미경 인천 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산하 장학사업회 사무국장, 박제현 (사)강원민주재단 교육위원, 방용승 (사)전북 겨레하나 공동대표, 이용성 (사)6월민주항쟁계승사업회 사무총장, 이준범 대전충남 민주화운동 계승사업회 이사, 박대수 광주전남 민주동문협의회 공동대표

태그:#민주화운동, #민주화, #유자녀, #생활지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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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자전국회의에서 파트로 힘을 보태고 있는 세 아이 엄마입니다. 북한산을 옆에, 도봉산을 뒤에 두고 사니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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