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아킨라데우(오른쪽) 선수

김연경-아킨라데우(오른쪽) 선수 ⓒ 박진철 기자/국제배구연맹

 
여자배구 레전드 선수들의 도쿄 올림픽을 향한 집념이 갈수록 확연해지고 있다.

미국 대표팀 레전드인 폴루케 아킨라데우(33세·191cm)가 출산 휴식기 이후 다시 일본 리그로 복귀했다.

일본 리그 강팀인 히사미츠 구단은 지난 5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아킨라데우의 입단이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아킨라데우는 미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주전 센터다. 그러나 지난해는 미국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그의 활약을 볼 수 없었다. 2019년 12월 초에 아들을 출산했기 때문이다. 

그는 2019년도에 열린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전, 월드컵 대회에 모두 출전하지 못했다. 클럽 팀도 2019-2020시즌은 통째로 휴식기를 가졌다.

아킨라데우는 일본 리그 복귀를 결정한 이후, 최근 해외 매체와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올림픽 금메달이 제 목표였다"며 "미국이 이전에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것을 달성하고 싶다. 그것은 바로 올림픽 금메달 획득"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 시즌 일본 리그는 한국 V리그와 같은 날인 17일에 개막한다. 일본 여자배구 리그는 1부 리그만 12개 팀, 2부 리그도 9개 팀이 경쟁한다. 때문에 매년 1-2부 승강제를 실시하고 있다.

1부 리그는 현재 12개 팀 중 11개 팀이 외국인 선수 영입을 마쳤다. 그중에는 미국 대표팀 주전 라이트인 드류스(27세·191cm), 이탈리아 대표팀 레프트인 소로카이테(32세·188cm)도 있다. 드류스는 JT 마블러스, 소로카이테는 도요타 팀에서 활약한다. 

한국 V리그 GS칼텍스 외국인 선수로 활약했던 알리(29세·187cm)도 올 시즌 히메지 팀에서 뛴다. 전 현대건설 야나(33세·198cm)도 3시즌 연속 도레이 팀을 이끈다.

올림픽 '금·은·동' 완성 의지... 클럼 팀도 '우승 청부사'
 
 미국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들... 2018 세계선수권 대회 (2018.10.19)

미국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들... 2018 세계선수권 대회 (2018.10.19) ⓒ 국제배구연맹

 
아킨라데우는 미국 대표팀과 클럽 팀에서 화려한 업적을 쌓았다. 

그는 미국 대표팀에서 주전 센터로 활약하며 2012년 런던 올림픽 은메달, 2016년 리우 올림픽 동메달을 획득했다. 리우 올림픽에서는 센터 포지션임에도 득점 부문 전체 5위, 미국 팀 내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또한 2014년 세계선수권 우승, 2018년 VNL 우승의 주역이었다. 그는 2018년 10월에 열린 세계선수권 대회까지 미국 대표팀의 주전 센터로 활약했고, 여전히 핵심 선수다.

그러나 미국 여자배구 대표팀도 꼭 이루고 싶은 염원이 있다. 올림픽 금메달이다. 배구계 최고 대회인 올림픽에서만 아직까지 우승 기록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아킨라데우는 내년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경우 올림픽에서 금·은·동메달을 모두 목에 걸게 된다. 다만, 최근 세계 여자배구는 중국, 세르비아, 이탈리아 등이 최정상급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 미국의 금메달 목표 달성이 녹록지는 않은 상황이다.

아킨라데우는 클럽 팀에서도 가는 곳마다 우승으로 이끌며 '우승 청부사' 역할을 했다. 지난 2012-2013시즌부터 2018-2019시즌까지 무려 7년 연속으로 자신이 활약한 소속팀이 모두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일본 리그에서도 2017-2018, 2018-2019시즌 2년 연속 베스트 센터에 선정됐다. 2018-2019시즌에는 일본 리그 MVP까지 수상했다. 

아킨라데우는 출산 이후 올해 4윌부터 훈련을 시작했다. 그리고 도쿄 올림픽 준비 차원에서 다시 일본 리그로 복귀했다. 관건은 1987년생인 그가 얼마나 빨리 이전의 기량과 경기력을 회복하느냐다. 

김연경, 국내 복귀 최대 목표... 대한민국에 '올림픽 메달'

한편, 김연경(32세)도 올 시즌 한국 V리그로 복귀했다. 그는 이미 세계 여자배구 역사를 통틀어서도 최상급 반열에 오른 '살아 있는 레전드'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더 이상 이룰 것이 없는 상황이다. 각종 주요 클럽 대회에서 수많은 우승과 MVP 수상 경력을 쌓았다. 그중 최고봉은 '런던 올림픽 MVP' 수상이다. 

특히 공격과 수비력 모두 최정상급 실력을 갖춘 '세계 최고의 완성형 공격수'란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는 많지만, 김연경만큼 공격과 수비력이 모두 뛰어난 선수는 세계 배구 역사에서도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김연경은 192cm의 장신 선수다. 국내보다 해외 언론과 명장들이 더 극찬을 하는 이유이다.

김연경도 한국 V리그, 일본 리그, 중국 리그, 세계 최고 무대인 터키 리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 등 가는 곳마다 소속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수많은 MVP를 수상했다. 그러면서 해외 리그에서 배구 선수 중 세계 최고 연봉을 받아 왔다.

그런 김연경에게도 마지막 목표가 하나 남아 있다. ​​대한민국 여자배구에 올림픽 메달을 안겨주고 은퇴하고 싶다는 소망이다. 그 때문에 연봉 등 모든 걸 내려놓고 올 시즌 한국 V리그 복귀를 결단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리그가 정상적으로 진행될지, 방역 조치는 안전할지 등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내년 도쿄 올림픽 때까지 자신의 몸 상태와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내 복귀가 여러모로 효율성과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적 차원 '주팅 관리'... 국내 복귀-팀 이적
 
 주팅, 중국 대표팀 주 공격수... 2020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전 (2019.8.2)

주팅, 중국 대표팀 주 공격수... 2020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전 (2019.8.2) ⓒ 국제배구연맹

 
이밖에도 현재 배구 강국의 많은 레전드 선수들이 도쿄 올림픽 출전과 준비를 위해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리그 일정이 길고 빡빡한 유럽 빅 리그 대신, 임시로 중국, 일본 리그를 선택한 경우도 있다. 

중국은 아예 국가적 차원에서 터키 리그에서 맹활약하고 있던 주팅(26세·198cm)을 자국 리그로 불러들였다. 그리고 편안하게 도쿄 올림픽을 준비할 수 있도록 소속팀까지 옮겨주었다(관련 기사 : '올림픽 금' 위해 주팅 소속팀까지 바꿔버린 중국 여자배구)

주팅의 원 소속팀은 허난이다. 그러나 허난으로 복귀할 경우 팀 전력이 약해 자칫 혹사당할 수 있다. 때문에 중국 당국은 주팅을 대표팀 선수가 즐비한 톈진 팀으로 '임시 이적'을 시켜줬다. 톈진은 지난 시즌 중국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이 모든 조치는 오직 하나, 도쿄 올림픽 준비 차원이었다. 중국 여자배구는 리그 일정도 올림픽 직전 시즌에는 단축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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