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손혁 감독의 자진 사퇴 다음날 1군에 복귀한 박병호

키움 손혁 감독의 자진 사퇴 다음날 1군에 복귀한 박병호 ⓒ 키움 히어로즈

 
2020 KBO리그에서 키움 히어로즈가 시즌 막판 초유의 사태에 휘말렸다. 지난 8일 손혁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우승 후보로 꼽히던 키움이 손혁 감독 사퇴 시점에 3위로 내려앉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잔여 경기 성적에 따라 2위까지는 가능했다.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결과를 낸다면 히어로즈 구단의 창단 첫 우승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었다. 

따라서 손혁 감독의 자진 사퇴보다는 구단 고위층에 의한 경질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년 계약 기간 중 1년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손혁 감독을 대신해 김창현 감독 대행이 지휘봉을 잡았다. 

키움이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고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거포 박병호의 부상 및 부진과 맞닿아 있다. 

박병호는 지난 8월 1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도중 손등에 사구를 맞아 미세 골절 부상을 당했다. 그는 한 달 반이 넘는 재활 기간을 거쳐 지난 9일 1군에 복귀했다. 공교롭게도 손혁 감독이 물러난 다음날 1군에 돌아왔다. 만일 그가 불의의 부상을 당하지 않고 예년의 활약을 보였다면 키움의 시즌 성적은 물론 손혁 감독의 사퇴 여부도 달라졌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 키움 박병호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키움 박병호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키움 박병호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올 시즌 박병호의 타격 페이스가 만족스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타율 0.224 20홈런 59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817로 이름값과는 거리가 있다.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이어오던 30홈런 달성에 올해는 실패할 것으로 보인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1.14에 불과하다. 지난해 WAR 5.14의 1/3에도 못 미친다. 

특히 0.224의 타율은 상당히 실망스러운 수치다. 부상으로 인해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규정 타석 타율 리그 최하위 심우준(kt)의 0.228보다 저조하다. 

2012년 이래 박병호가 KBO리그에서 0.280 미만의 타율로 마친 시즌은 없었다. 잔여 경기를 감안하면 그의 타율은 키움으로 이적했던 첫 시즌인 2011년의 0.254보다 낮게 마무리될 우려마저 제기된다. 

만일 박병호의 타율이 보다 높았다면 홈런 숫자도 더욱 많았을 것이다. 엄청난 힘을 자랑하는 그가 일단 방망이에 맞히는 타구가 늘어났다면 홈런 증가는 필연적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2루타가 지난해의 22개에서 올해 6개로 감소하고 장타율이 지난해의 0.560에서 올해 0.459로 하락한 것과도 연관 지을 수 있다. 올 시즌의 박병호는 '공갈포'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타격 부진으로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는 키움 박병호

타격 부진으로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는 키움 박병호 ⓒ 키움 히어로즈

 
팀의 정신적 지주인 박병호에게 손혁 감독의 자진 사퇴는 더욱 큰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가 복귀 후 2경기에서 6타수 1안타에 그치고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다만 2경기에서 매 경기 볼넷을 하나씩 얻어 부활의 가능성을 암시했다. 

10일 현재 키움은 4위이지만 2위 LG 트윈스와의 승차가 0.5경기 차에 지나지 않는다. 향후 성적에 따라 플레이오프 직행이 달린 2위 티켓을 따낼 수도 있다. 박병호가 시원한 홈런포를 되살려 키움의 첫 우승 도전에 앞장설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첫 홈런' 변상권, 키움의 새 영웅 될까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프로야구 KBO 키움히어로즈 박병호 손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중문화/스포츠 컨텐츠 공작소 www.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입니다. 필진 및 웹툰작가 지원하기[kbr@kbreport.c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