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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가 상습정체를 지속적으로 반복하면 고속도로라 할 수 없다".

고속도로는 차량의 고속운행을 위해 만들어진 도로로서 물류와 인력의 수송을 담당한다. 고속도로의 기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이다. 일반 국도와 달리 고속도로는 자동차가 지정된 속도로 빠르고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에서는 차량의 원활한 소통과 고속주행을 위해 프리웨이(freeway) 또는 익스프레스웨이(Expressway)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고, 독일에서는 최고 속도 제한을 없애 고속주행이 가능한 아우토반(Autobahn)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영국에서는 모터웨이(Motorway)라는 고속도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위와 같이 세계 각국은 대도시, 산업도시, 항만, 공항 등으로부터 발생하는 교통량을 빠르고 안전하게 연결하기 위해 고속도로 체계를 갖추고 체계적으로 관리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고속도로도 이와 같다.

우리나라는 2016년 기준 고속도로 인프라에서 OECD 회원국 가운데 6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수치를 보면 우리나라의 고속도로 인프라가 매우 잘 갖춰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고속도로 인프라 선진국 지위에 비해 국민이 고속도로를 이용하면서 체감하는 고질적 병목현상과 차량정체는 매우 심각할 실정이다.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이러한 문제의 원인을 분석해보고 모든 고속도로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타기도 전에 '교통체증'이 걱정되는 경부고속도로의 현실

대한민국에서 내륙을 관통하며 경제성장의 주축으로 만들어진 도로가 경부고속도로이다. 경부고속도로는 1968년에 준공하여 1970년에 개통되고 현재에 이르고 있다. 차가 많지 않은 시기의 경부고속도로는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중심적 역할을 하였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수도권 중심으로 인구가 급증하면서 점차 고속도로의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이러한 이유 중 하나가 수도권의 인구집중과 차량의 증가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대동맥을 연결하는 축의 하나로 경부고속도로가 있다. 경부고속도로는 서울을 중심으로 남쪽 도시의 다른 도로들과 연결되어 있다. 또한 차량의 물동량이 가장 높은 고속도로 중 하나이다. 이러한 경부고속도로가 심각한 교통체증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경부고속도로를 운행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고속도로를 타기 전부터 차량정체에 대해 걱정해 본적이 있을 것이다.

경부고속도로의 정체는 서울을 빠져나가는 것만으로도 1시간 이상을 소모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사람들은 경부고속도로가 고속도로의 기능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물론 경부고속도로에 버스 전용차선이 도입되면서 버스와 6인 이상의 탑승 차량은 그런대로 차량의 정체 없이 고속도로를 운행할 수 있다. 하지만 승용차나 화물차의 경우 이러한 혜택은 꿈도 꿀 수 없다.
 
상습정체 구역을 빠져나가기 위해 경부고속도로에 차량이 몰려들고 있다. 대부분의 차량은 차량정체로 인해 브레이크를 밟으며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다.
▲ 경부고속도로의 상습정체 문제와 해결방안 상습정체 구역을 빠져나가기 위해 경부고속도로에 차량이 몰려들고 있다. 대부분의 차량은 차량정체로 인해 브레이크를 밟으며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다.
ⓒ 윤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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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경부고속도로의 상습정체 속에서 몇 가지 의문점을 발견하게 된다. 그중 하나가 '고속도로의 기능'에 대한 문제이다. 경부고속도로는 말 그대로 고속도로이다. 이는 차량이 고속으로 달릴 수 있는 도로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현재의 경부고속도로는 서울을 기점으로 병목현상으로 인한 몰살을 앓고 있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이러한 상습정체를 해결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해결책의 하나로 고속도로의 기능 회복을 위한 차선의 운영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현재 발생하는 경부고속도로의 '차량정체' 원인과 문제점

경부고속도로에서 차량의 정체는 일반적으로 고속도로의 초입에서부터 시작된다. 많은 차량이 고속도로를 타기 위해 한곳으로 모이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제한된 고속도로에 많은 차량이 모이면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경부고속도로에서 차량의 정체 없이 고속도로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차선은 버스 전용차선뿐이다. 대부분의 버스들은 서울을 출발하여 많은 지방 도시들을 운행한다. 물론 가까운 수도권을 이용하는 버스들도 이 차선을 이용한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버스가 한 차선을 이용해도 차가 잘 빠지는 이유는 버스만을 위한 '차선의 분리'에 있다.

경부고속도로에서 버스 전용차선을 제외한 나머지 차선은 목적지와 거리에 상관없이 혼재되어 운영된다. '문제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 서울을 기점으로 가까운 수도권의 출퇴근 차량이나 업무용 차량이 장거리를 운행하는 차와 혼재되어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먼 거리를 가야 하는 차선들은 고속도로에 들어서면서부터 교통체증에 시달리며 스트레스와 함께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러한 교통 현실은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현재 경부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교통체증의 원인은 '차선의 차별화'를 갖지 못한 데서 시작된다.
 
버스 전용차선을 제외하고는 모든 차선을 장거리, 근거리 차량의 구분 없이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운영체계에서 차량정체가 심각하게 발생한다.
▲ 현재 경부고속도로의 교통체계 버스 전용차선을 제외하고는 모든 차선을 장거리, 근거리 차량의 구분 없이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운영체계에서 차량정체가 심각하게 발생한다.
ⓒ 윤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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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경부고속도로의 교통상황을 그대로 이용하면서 교통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고속도로의 차선을 차별화하는 것이다. 현재 버스 전용차선으로 운영되고 있는 차선을 하나 더 추가하여 '고속화 차선'을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고속화 차선은 한 번 도로에 올라타면 중간에 빠질 수 없는 차선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장거리를 가려는 운전자와 단거리 운전자의 차선 선택이 달라진다.

고속화 차선을 1차선에 설치하면 바닥에 강조 색을 칠해 고속화 차량이라는 인지성을 살려주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고속화 차선에 대한 인지성을 빨리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설치된 고속화 차선에는 한 번 올라탄 차량이 중간에 빠질 수 없도록 하여 차량의 정체를 해소할 수 있어야 한다. 고속화 차선의 운영 거리 및 방법은 버스 전용차선과 동일하게 운영하면 된다.

'고속차선과 저속차선의 분리'
 
장거리 전용 고속화 차선을 운영하여 고속도로 기능의 일부를 살리는 것이다.
▲ 경부고속도로 차선의 새로운 운영체계 1안 장거리 전용 고속화 차선을 운영하여 고속도로 기능의 일부를 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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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장거리를 달리 수 있는 고속화 차선을 별도로 두면 고속화 차선에 올라탄 차량은 멈춤 없이 빠르게 서울분기점을 통과하여 차선이 끝나는 곳까지 정체됨이 없이 빠져나갈 수 있다. 그 이후의 교통 흐름은 자연스럽게 고속도로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고속화 차선을 통해 빠르게 빠져나가는 장거리 차량으로 인해 근거리 차선의 교통량이 줄어들면서 근거리 차량의 흐름도 일정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기본적인 고속화 차선을 운영할 수 있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고속도로의 기능을 유지하는 방법은 1, 2차선에 있는 2개의 차선을 고속화 차선으로 지정하여 고속도로가 가지고 있는 속도의 개념을 실현하는 것이다. 서울을 기점으로 가까운 지역의 차량운행은 국도와 지방도로로 분산 유도하고 고속도로가 가지고 있는 본래의 기능을 유지하도록 고속화 차선을 도입하는 것이다.

'고속화 차선'을 두 개 차선으로 확대
 
장거리 전용 고속화 차선을 2차선 운영하여 고속도로 기능을 완전히 살리는 것이다.
▲ 경부고속도로 차선의 새로운 운영체계 2안 장거리 전용 고속화 차선을 2차선 운영하여 고속도로 기능을 완전히 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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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두 개의 고속화 차선과 1개의 버스 전용차선이 동시에 운행되면 경부고속도로는 본래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며, 장거리 운전자들에게 편안한 교통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고속화 차선을 두 개의 차선으로 확대하면, 근거리 운전자들이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는데 불편한 점도 따를 것이다. 하지만 경부고속도로는 본래 목적인 고속도로의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이다. 왜냐하면 고속도로는 '속도'가 생명이기 때문이다.

국가는 고속도로에서의 상습정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그것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의 교통정책은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찾아내고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다.

상행선 '서초나들목'이 상습정체 구간인 이유와 해결방안
 
1차선의 버스 전용차선이 서초진출로를 통과하기 위해 대각선으로 차선을 변경하면서 생겨나는 병목현상이다. 진행 차량의 운행을 방해하는 원인이 된다.
▲ 서초진출로의 상습정체 원인 1차선의 버스 전용차선이 서초진출로를 통과하기 위해 대각선으로 차선을 변경하면서 생겨나는 병목현상이다. 진행 차량의 운행을 방해하는 원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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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로 상행선에서 상습적 정체가 일어나는 이유는 1차선으로 달리던 버스가 서초진출로에 도달하면 대각선으로 차선을 변경하면서 차량의 흐름을 막아버려서 발생하는 문제이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의 하나로 서울 요금소 이후 고속버스의 차선을 우측의 두 번째 차선으로 변경하는 것이다. 이렇게 버스 전용차선을 일부 구간 우측차선으로 바꾸게 되면 차선을 막는 현상이 없어져 다른 차선의 차량 흐름을 좋게 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경부고속도로 정책 방향

경부고속도로는 서울과 한강 이남을 연결하는 중요한 고속도로이다. 수도권의 인구집중과 차량의 증가에 비해 경부고속도로의 차선은 수요를 감당하기에 어려운 도로 여건이 되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또한 차량의 정체로 인해 국민이 감당하는 스트레스와 교통사고의 위험도 매우 크다. 이와 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과제'로 경부고속도로의 확장계획을 정책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장기적 해결 방법으로 중앙선을 기준으로 왕복 4차선에 해당하는 도로를 고가도로로 만들거나 지하도로로 만들어 교통체증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만약 고가도로를 이용하여 서울부터 천안 나들목까지 고속화 차선을 건설하면 상부 고가 차로는 고속화 전용차선으로 이용하고, 하부는 화물차 전용차선으로 이용하면 교통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함께 가져올 수 있다. 만약 지하차도를 건설하면 지하 차선을 고속화 차선으로 이용하고 지상 차선을 화물차 전용차선으로 운영하여 교통체증의 문제를 해소할 방안이 될 수 있다
 
현재 경부고속도로에 왕복 4차선의 고가도로나 지하차도를 건설하여 고속도로의 기능을 완전하게 회복하는 것이다.
▲ 경부고속도로 차량정체 해소를 위한 장기대책 현재 경부고속도로에 왕복 4차선의 고가도로나 지하차도를 건설하여 고속도로의 기능을 완전하게 회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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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의 도로 보급률과 고속철은 세계 최고의 수준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 인구의 집중으로 경부고속도로를 포함한 대부분의 도로가 서울을 기준으로 진 출입에 교통체증의 문제를 안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교통체증의 문제는 경부고속도로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대부분의 고속도로는 이러한 문제점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고속화 전용차선을 부분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교통체증을 해결하고 쾌적한 교통환경을 만드는 방법은 국토의 균형발전이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도권에 치중되어있는 산업구조의 틀을 바꾸고, 균형발전의 모델을 제시하여 과밀화된 수도권의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만약 국토의 균형발전과 인구 과밀화가 해소되면 위와 같은 교통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다. 필자는 대한민국의 모든 운전자가 교통체증 없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예술, 문학, 철학적 사유를 통해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공간철학자이자 건축가이다. 현재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공간디자인학과, 테크노전문대학원 건축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미국 뉴욕 프랫대학 인테리어디자인 석사,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의 UC버클리대학 뉴미디어 센터에서 1년간 방문학자로 있었다. 저자는 ‘해체주의 건축의 공간철학적 의미체계’ 라는 박사 논문을 통해 공간철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적 영역을 개척하였다. ‘공간철학’이란 반성을 통해 지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직관을 통해 무형의 공간과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주요 저서로는 장편소설로 ‘비트의 안개나라’와 시집으로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가 있으며, 건축 전문서적으로 ’Archiroad 1권(Hyun), 2권(Sun), 3권(Hee)‘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또한, <현대지성 출판사>에서 ‘철학의 위로’라는 책이 최근 출간되었다.
▲ 윤재은(Yoon Jae Eun) 예술, 문학, 철학적 사유를 통해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공간철학자이자 건축가이다. 현재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공간디자인학과, 테크노전문대학원 건축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미국 뉴욕 프랫대학 인테리어디자인 석사,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의 UC버클리대학 뉴미디어 센터에서 1년간 방문학자로 있었다. 저자는 ‘해체주의 건축의 공간철학적 의미체계’ 라는 박사 논문을 통해 공간철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적 영역을 개척하였다. ‘공간철학’이란 반성을 통해 지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직관을 통해 무형의 공간과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주요 저서로는 장편소설로 ‘비트의 안개나라’와 시집으로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가 있으며, 건축 전문서적으로 ’Archiroad 1권(Hyun), 2권(Sun), 3권(Hee)‘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또한, <현대지성 출판사>에서 ‘철학의 위로’라는 책이 최근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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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경부고속도로, #고속도로, #차량정체, #상습정체, #교통체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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