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2분 만에 나온 퇴장이 모든 것을 바꿔놨다. 팽팽한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두 팀의 경기는 예상치 못한 변수 속에 인천 유나이티드의 대승으로 끝났다.

인천은 27일 오후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0' 23라운드 성남FC와의 경기에서 6-0의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5승 6무 12패를 기록하게 된 인천은 강원FC에 0-2로 패한 부산 아이파크에 골득실 차에 앞서며 11위로 올라섰다. 반면 성남은 인천, 부산과의 승점차가 1점으로 좁혀지며 강등에 대한 두려움이 몰려오게 됐다.

2분 만에 퇴장, 두 팀의 희비 가르다
 
 무고사는 3골 1어시스트, 퇴장유도등 맹활약하며 인천의 대승을 이끌었다.

무고사는 3골 1어시스트, 퇴장유도등 맹활약하며 인천의 대승을 이끌었다. ⓒ 인천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캡쳐

 
잔류의 분수령이 될 경기였기에 두 팀의 경기는 팽팽한 양상으로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경기시작과 함께 발생한 퇴장은 이 예상을 뒤집었다.

전반 2분 자기진영에서 볼을 받은 성남 연제운은 트래핑 미스를 범해 무고사에게 볼을 빼앗겼다. 볼을 탈취한 무고사가 골문쪽으로 전진하자 연제운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파울을 범했고 경고와 함께 프리킥을 내줬다. 이대로 상황이 종료되는 듯 보였지만 곧이어 VAR 판독이 진행되었고 이후 주심은 연제운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주심의 판단은 이 파울이 없었다면 무고사는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마주해 득점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당초 주어졌던 경고를 취소하고 퇴장으로 정정했다. 연제운의 퇴장은 역대 최단시간 퇴장이란 불명예 기록으로 남게 됐다.

이 퇴장 이후 인천은 연달아 득점을 터뜨리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전반 11분 아길라르가 중원에서 찔러준 볼이 수비맞고 김준범에게 향하자 침착하게 왼발로 득점에 성공시켜 리드를 잡은 인천은 7분뒤 아길라르의 코너킥을 무고사가 헤더골로 연결하며 순식간에 2-0으로 점수가 벌어졌다.

숫적우위를 점한 인천은 경기템포를 빠르게 가져가기보단 중원에서 볼 소유권을 늘려가며 천천히 경기주도권을 잡어가는 쪽으로 경기를 이끌었다. 그러면서도 전방에선 강한 압박으로 성남의 빌드업을 저지시키며 실수를 유발했고 수비시엔 빠른 전환속도로 성남의 공격을 억제시키는등 자신들에게 주어진 기회를 잘 살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에 반해 성남은 경기내내 연제운의 퇴장이 발목을 잡었다. 수비에선 맨마킹, 수비리딩, 느슨한 압박으로 인천에게 공격기회를 내준 성남은 주장인 연제운이 빠짐과 동시에 팀이 흔들릴 때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사라지며 한 번 무너진 팀 분위기를 수습하지 못한 채 무너지고 말었다.

승점 3점, 다득점... 모든것을 다 챙긴 인천

하지만 인천의 득점은 2-0에서 멈추지 않았다. 후반 9분 김도혁의 기습적인 중거리슛으로 추가골을 터뜨린 인천은 후반 32분 김도혁이 수비실수를 놓치지 않고 득점에 성공시킨 데 이어 후반 38분과 종료직전 무고사의 추가골까지 무려 4골을 쓸어담아 6-0의 대승을 기록했다.

6-0 승리는 2004년 팀 창단 이후 최다 득점차 승리라는 신기록이었는데 이와 동시에 인천은 2015년 10월 4일 이후 성남 원정 무패행진이란 좋은 기록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이 경기를 통해 모든것을 얻을 수 있었다.

먼저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매 경기가 결승전이나 마찬가지인 인천은 성남, 수원, 강원과 치뤄지는 초반 3경기에서 얼마나 승점을 많이 획득하느냐가 잔류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여졌는데 인천은 이 3경기중에 한 경기를 승리하면서 잔류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전날 FC서울이 수원에게 패하면서 인천의 이 경기 승리는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게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두 번째로는 다득점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K리그 규정상 승점이 같을 경우 다득점으로 순위를 결정하는 방식인데 이 전까지 15골로 득점 부분 최하위를 달리고 있었던 인천은 경쟁팀과 승점이 동률이 될 경우 상당히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인천은 성남전에서 6골을 쓸어담아 15골이었던 득점이 21골로 수직상승해 다득점 부분 공동 3위로 올라섰다.(파이널B 6팀 기준) 그리고 이 6골로 인해 강원에게 패한 부산을 골득실차로 밀어내고 11위로 올라선 인천은 승점은 물론이며 득점부분에서도 안정권에 접어들며 강등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인천은 성남전에서 10년 만에 6-0 스코어를 만들었다. 2010시즌 성남(당시 성남 일화)를 상대로 원정경기를 치뤘던 인천은 몰리나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0-6의 대패를 당했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 10년 만에 성남을 상대로 6-0 승리를 거둔 인천은 그때의 아픔을 되돌려줬는데 공교롭게도 장소는 그때와 같은 탄천 종합운동장이었다.

해트트릭, 퇴장유도 승리의 일등공신 된 무고사

최근 인천의 강등 탈출을 이끄는 이는 무고사다. 올시즌 극도의 부진속에 이전 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하던 무고사는 조성환 감독 부임이후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조성환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8월 16일 대구FC와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올시즌 인천의 첫 승을 이끈 무고사는 이후 열린 강원FC와의 경기에선 해트트릭을 기록해 다시 한 번 승리를 이끄는 등 조성환 감독부임이후 5골을 터뜨리며 확연히 살아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성남과의 경기에서도 무고사는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전반 2분 연제운의 퇴장을 유도하는 플레이로 포문을 열었던 무고사는 전반 18분 코너킥 상황에서 득점을 터뜨렸다. 이 외에도 전방에서 상대수비와 싸워주는 것을 비롯해 전방압박과 적극적인 수비로 상대 수비진을 괴롭히는 등 수비에서도 무고사의 영향력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후반전에도 무고사의 활약은 빛났다. 후반 9분 전방에서 수비수와 버텨주며 김도혁에게 어시스트를 해준 무고사는 후반 37분과 종료직전 2골을 더 추가해 올시즌 두 번째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마침표를 찍었다.

이로써 무고사는 3골 1어시스트를 기록해 인천이 터뜨린 6골가운데 4골에 관여하는 활약을 펼치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여기에 연제운의 퇴장까지 유도해 경기흐름을 바꾸는 데 큰 영향을 끼치는 등 무고사의 활약이 있었기에 인천의 대승이 가능했던 경기였다.

성남전 해트트릭과 함께 무고사는 올시즌 11골을 터뜨리며 3시즌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최근 살아난 팀 분위기와 함께 반등에 성공한 무고사는 시즌초 부진을 털어내고 골 폭풍을 휘몰아치며 올시즌에도 인천의 잔류전쟁에 선봉을 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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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1 인천 유나이티드 성남FC 무고사 연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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