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지난 10일 운송노동자를 덮친 스크류
 지난 10일 운송노동자를 덮친 스크류
ⓒ 신문웅(더불어민주당 이수진의원실 제공)

관련사진보기


지난 10일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 제1부두에서 발생한 60대 운송 노동자의 사망사고를 수사 중인 충남경찰청 광역수사대가 22일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던 태안화력 하청업체인 한전산업개발 소속 지게차 운전기사 A씨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피의자로 전환해 뒤늦게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경찰은 사고 발생 이후 태안화력 현장 감독관 1명, 하청업체인 신흥기공의 현장 책임자 2명 등 3명을 피의자로 조사해 왔으나, 22일 2차 조사를 받은 A씨를 피의자로 전환됨에 따라 현재까지 총 4명이 피의자로 입건됐다.  

당초 사고 초기 서부발전은 해명자료를 통해 서부발전 현장 감독 1명과 신흥기공 2명의 책임자가 신호수 등 안전 관리를 해왔다고 했으나, 경찰의 판단은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스크루를 결박하는 과정에서 스크루가 떨어질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지게차 운전자인 A씨가 현장에 남아 이 과정을 지켜봐야 했는데, 현장에 끝까지 남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며 안전관리 위반 혐의로 피의자로 전환했다는 것.

하지만 A씨는 경찰조사에서 "(원청으로부터) 또 다른 운반작업을 지시받아 수행하고 있어서 위험에 대처할 여력이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서부발전, 신흥기공, 한전산업개발에 대한 압수수색에 이어 결재라인에 있는 간부급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소환조사를 벌이고 있어 향후 입건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서부발전과 한전산업개발이 맺은 ‘태안화력 1~8호기 연료환경설비 위탁운전 용역계약 특수조건’ 서류
 서부발전과 한전산업개발이 맺은 ‘태안화력 1~8호기 연료환경설비 위탁운전 용역계약 특수조건’ 서류
ⓒ 신문웅

관련사진보기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노동계는 '하청노동자가 위험도 떠안고 책임마저 뒤집어쓰는 것'이라며 즉각 반발하고 있다. 

24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안전관리비는 없었던 점, 노동자의 생명보다는 제품만 생각해 둥근 스크류를 포장해 반출하지 않은 점을 비롯하여 안전조치의 문제, 그리고 '위험의 외주화'로 지속적으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발전소의 복잡한 고용행태 등에 대한 근본적인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파악한 바로는 경찰의 수사가 근본적인 원인보다는 현장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의 과실과 책임을 묻는 것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지게차를 운전했던 상주 하청업체의 노동자는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할 수밖에 없는 '을'인 하청노동자다. 그 노동자는 고인의 화물차에 스크류를 적재한 후 다음 차량에 물건을 적재하기 위해 이동했다"며 "그런데 이 노동자가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되어 조사를 받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고 비난했다.

한국서부발전과 이 노동자가 속한 한전산업개발이 맺은 '태안화력 1~8호기 연료환경설비 위탁운전 용역계약 특수조건'에는 하청업체가 수행해야 하는 업무에 '기타 발주자가 지시하는 중기운영 관련업무'라고 적시되어 있다. '하라면 해야 하는 하청노동자의 신세'를 문서로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업무 수행 절차에는 발주자(원청)의 관련 직원은 역무 중 그 내용이 통상적으로 수행되는 경미한 사항에 대하여는 계약상대자에게 구두로 그 내용을 통보할 수 있으며 계약상대자(하청)는 이를 충실히 수행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업무지시도 문서가 아닌 구두로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조항을 근거로 공공운수노조는 "지게차를 운전하는 노동자가 할 수 있는 것이 지게차 운전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하청노동자가 책임을 질만한 권한이라도 있었나? 책임질 권한이라도 있어야 책임을 지고 사법처리를 당해도 억울하지 않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공공운수노조는 "김용균 노동자가 목숨을 잃고 공공기관의 정규직 노동자들도 안전하게 일하기 위해서 안전규정을 강화하는 데 동의했다"며 "다만 실제로 안전해지기 위해서는 안전관리부서만이 아니라 위험한 현장에서 일하는 현장인력이 대폭 충원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정부가 안전을 위해 늘린 온갖 평가제도로 서류작업 등만 급격하게 늘어 오히려 현장에 나가는 시간은 줄어들고 위험이 증가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며 "김용균이 목숨을 잃은 발전소 현장이 그 꼴"이라며 "책임질 사람은 효율성이라는 이름으로 외주화와 경쟁을 몰아붙였던 경영진, 정부관료들이다. 그들이 태안화력발전소 화물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아간 장본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서부발전 본사 전경
 한국서부발전 본사 전경
ⓒ 신문웅

관련사진보기


태안화력의 한 하청업체 노동자는 "애꿎은 말단 정규직 노동자와 하청노동자를 때려잡는다고 발전소가 안전해지지 않는다"며 "결재라인의 있는 책임자들에게 근본적인 책임을 묻는 경찰의 수사와 고용노동부의 전반적인 조사가 이루어져야한다"고 전했다.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