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이후 맹타를 뽐내고 있는 삼성 김동엽

8월 이후 맹타를 뽐내고 있는 삼성 김동엽 ⓒ 삼성 라이온즈

 
2020 KBO리그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사실상 좌절된 상황이다. 23일 현재 8위 삼성은 5위 두산 베어스에 무려 10경기 차로 뒤져있다. 114경기를 치러 30경기만을 남겨둔 삼성으로서는 2016년부터 5년 연속으로 가을야구에 실패한 셈이다. 

비록 팀 성적은 아쉽지만 삼성의 최대 수확 중 하나는 우타 거포 김동엽의 부활을 꼽을 수 있다. 김동엽은 타율 0.311 15홈런 54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854를 기록 중이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1.19로 커리어하이다. 지난해까지 그는 KBO리그에서 WAR 1 이상을 기록한 시즌이 없었다. 

SK 와이번스 소속으로 KBO리그 데뷔 시즌이었던 2016년 57경기를 뛰며 기록한 0.336에 이어 4년 만의 3할 타율이 보인다. 당시에는 150타석만을 소화했다면 올해는 325타석을 소화한 결과다. 2016년 당시 공인구 반발력이 현재보다 높아 타자에 더 유리했음을 감안하면 올해 김동엽이 타격의 정교함에 눈을 떴다고 풀이된다. 

그렇다고 김동엽이 소위 '똑딱이'로 전락한 것은 아니다. 그의 장타율은 올해 0.511로 2016년의 0.517에 근접한다. 

▲ 삼성 김동엽 KBO리그 통산 기록
 
 삼성 김동엽 KBO리그 통산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삼성 김동엽 KBO리그 통산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22홈런을 기록했던 2017년, 27홈런을 기록했던 2018년에도 장타율은 0.5를 넘지는 못했었다. 올해 16개의 2루타로, 커리어하이였던 2017년의 18개의 2루타를 넘어설 기세와 연관이 있다. 최근 9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몰아친 흐름을 이어간다면 2년 만의 20홈런 달성도 결코 불가능이 아니다. 

사실 김동엽의 페이스는 뒤늦게 올라온 감이 있다. 5월 시즌 개막 이후 7월까지 석 달간 그는 48경기에서 타율 0.258 6홈런 28타점 OPS 0.702로 썩 좋지 않았다. 하지만 8월부터 9월까지는 37경기에서 타율 0.390 9홈런 26타점 OPS 1.079로 몰아치며 폭발적으로 반전했다. 

삼성으로서는 팀의 하락세가 완연한 시기에 김동엽의 방망이가 살아나 아쉬운 측면도 없지 않다. 시즌 초반부터 그가 맹타를 휘둘렀다면 하는 만시지탄이다. 

삼성의 팀 홈런은 102개로 리그 8위다. 홈런이 양산되어 타자 친화적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으로 사용하면서도 구장의 특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강민호와 함께 팀 내 홈런 공동 1위인 김동엽이 소중한 이유다. 

김동엽은 삼성의 '트레이드 야심작'이었다. 2018시즌 종료 후 KBO리그 역사상 최초의 삼각 트레이드로 삼성으로 이적했다. 삼성은 그를 데려오기 위해 베테랑 포수 이지영을 내주는 출혈을 감수했다. 거포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결단이었다.
 
 삼각 트레이드 이후 삼성에서 두 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는 김동엽

삼각 트레이드 이후 삼성에서 두 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는 김동엽 ⓒ 삼성 라이온즈

 
김동엽은 삼성에서 첫해였던 2019년 타율 0.215 6홈런 25타점 OPS 0.603으로 부진했다. WAR은 –0.93으로 –1에 육박했다. 삼성만이 트레이드에서 손해 본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삼각 트레이드에 함께 나선 나머지 두 팀, 키움 히어로즈와 SK가 가을야구에 성공한 가운데 삼성은 가을야구에서 소외된 탓이다.  

하지만 트레이드의 득실은 몇 년을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처럼 김동엽은 '삼성맨'이 된 지 2년 차에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김동엽이 올해의 상승세를 내년까지 이어가 삼성 왕조 부활에 앞장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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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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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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