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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대한민국의 미래와 야권의 혁신과제’를 주제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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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1 싸움으로 하면 백전백패입니다. 도저히 이길 수 없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보수 야권의 미래를 어둡게 내다봤다. 안 대표는 23일 오전 '대한민국의 미래와 야권의 혁신과제'라는 주제로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부산 사상)이 대표로 있는 미래혁신포럼이 준비한 초청 강연으로, 안 대표가 국민의힘 의원들 앞에서 공개적인 메시지를 내는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미래통합당이 명칭을 국민의힘으로 바꾸면서 일각에서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통합 내지 연대를 위한 포석을 미리 깐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내년에 치러질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을 앞두고 보수 야권이 힘을 합칠 수밖에 없다는 예측과 함께, 당사자의 부인에도 안철수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설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도 안 대표의 역할론을 강조하며 러브콜을 지속적으로 보내왔다. 이날 본격적인 강연에 앞서서 장제원 의원은 "사실 내가 이 포럼을 기획하며 안철수 대표를 모시고 싶어서 6월부터 삼고초려를 몇 번 드렸다"라며 "너무 알고 싶었다. 너무 궁금했다. 안철수가 도대체 누군가"라고 강연이 성사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다음 대통령 선거를 우리가 바라볼 때, 중도진영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안철수 대표를 배제하고 논할 수 없는 상황이지 않느냐?"라며 "우리 야권이 과연 연대하고 정치적 연대를 통해서 함께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가슴에 있었다"라며 이날 행사의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우리 당 내에도 대선후보군이 많은데, 왜 당 밖에서 (강연자를) 모시나 궁금하기도 했는데, 6월부터 (이 행사에) 모시기로 해서 더더욱 놀랄 따름"이라고 입을 열면서도 "대한민국 미래가 이대로는 암울하다. 집권세력을 교체할 수밖에 없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언론을 통해 우리 안철수 대표, 국민의당과 언제라도 같이할 수 있다고 얘기해왔지만 안 대표는 '혁신 경쟁이 우선이다' 이렇게 말을 많이 한 것으로 안다"라며 "야권이 어떻게 혁신해서 문 정부의 폭주를 저지하고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안 대표의 구상과 계획 듣는 좋은 시간이 될 듯"하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종인 취임 후 지지율 상승, 통계학적 의미 없어"

안철수 대표는 이날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문재인 정권은 한마디로 '문제'인 정권"이라며 "이 정권을 규정 짓고 특정 짓는 두 가지 단어는 바로 무능과 위선"이라며 날을 세웠다. 하지만 "과연 정권교체가 가능할 것인가?"라고 질문을 던진 뒤 "지금 이 상태라면 정권교체는 물론이고 내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승리도 힘들다"라고 단언했다.

안 대표는 "지금까지 이 정도로 강한 힘을 가진 집권세력이 있었는지 모르겠다"라며 "어용 지식인, 어용 시민단체 또 어용 언론에다가 강고한 팬덤까지 단단하게 뭉쳐 있다"라고 평가했다. 반면 "지금 우리 야권은 어떤가? 야권은 사실 더 신뢰할 수 없고, 더 비호감이 많아서 대안으로 여기지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그 근거로 여론조사 지지율을 들었다. "한국갤럽을 포함한 면접원 여론조사는 일반인 민심이 좀 더 반영되는 여론 조사"라고 평가하면서 "김종인 비대위원장 취임했을 때 여론조사(한국갤럽 조사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가 17~18%였다. 바로 지난주에 봤는데 19~20%"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실 1~2%p 차이니까 통계학적으로는 차이 없다고 해석해야 한다. 거의 같은 수준인 것"이라며 "그렇게 정말 많은 노력을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객관적인 데이터"라고 꼬집었다. 사실상 김종인 비대위의 혁신의 성과가 미미하다고 비판한 셈이다.

안 대표는 "결국 야당을 대안으로 보고 있지 않다"라며 "여당에 엄청 많이 실망하지만, 야당을 대안으로 보지 않다 보니 거기서 지지율이 잘 빠지지 않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지금 이렇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반대 진영이 결집하고 반사이익만으로는 (선거에서 승리하기) 굉장히 어렵다"라는 결론이었다.

"화 낸다고 여론 야당 편 안 돼" 개천절 집회 반대

안철수 대표는 하지만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야권에 절호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라며 "어렵지만 변화를 위해 노력한다면 지금이 야권의 절호의 찬스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독선, 위선, 무능 그리고 국민 분열 이런 것들이 매일 쌓이고 있고, 바로 다음주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라며 "국민 분노가 끓어올라 폭발할 지점이 다가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 기회를 활용하기 위한 야권의 과제 10가지를 제시했다. 특히 국민과의 공감을 언급한 부분이 눈에 띄었다. 안 대표는 "지금 개천절 집회에 대해서 여러 가지 다양한 생각들이 있을 것"이라면서 "거기에 나온 분들은 답답해서 나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화제를 전환했다. 이어 "정부에 계속 요구해서 그 요구를 관철시키는 게 최선이고, 대다수 국민들로부터 동의를 이끌어내는 게 집회하는 사람들의 목적 아니겠느냐"라며 "그런데 오히려 그 반대가 벌어지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코로나 시국이니 코로나 확산 주범으로 몰리고 있고, 결과적으로 현 집권 세력을 엉뚱하게 도와주면 그거야말로 그분들(집권 세력)이 바라는 게 아니지 않느냐"라는 요지였다. 안 대표는 "우리끼리 만족하면 집회가 무슨 소용인가"라며 "정권교체가 다 돼야 가능하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화 낸다고 목소리 높인다고 여론이 야당 편이 되는 게 아니다"라며 "목소리 높여서 싸우는 게 잘 싸우는 게 아니라 대중을 설득해서 내 편으로 끌고 오는 게 잘 싸우는 것"이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하시는 분들이 그런 생각을 하면 참 좋겠다"라고 개천절 집회 반대 메시지를 명확히 했다.

야권 연대 필요성 인정하면서도... "혁신 경쟁"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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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오른쪽)와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대한민국의 미래와 야권의 혁신과제’를 주제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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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대표는 "내가 여기 이 자리에 왔던 이유와 장제원 의원께서 여러 가지로 (강연을) 요청한 이유가 같다고 본다"라며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뤄야 되겠다는 절박감 때문 아니겠느냐"라고 이야기했다. "그것이 함께 가진 생각"이라며 강연을 마쳤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정권 교체라는 공동 목표를 갖고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권성동 의원은 안 대표에게 "강연 내용에 대해서 99% 공감한다"라면서도 "문제는 저건 당위이고 정치는 현실 아니겠느냐?"라고 물었다. 권 의원은 "야권 상황이 소위 말하는 보수나 중도 이렇게 나눠져 있는데, 이걸 합쳐도 정권교체를 할 수 있을지,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물음표를 던졌다.

권 의원은 "안 대표께서 국민의당을 제1당으로 만들 의지와 자신감이 있으면 그 당에 계속 계시는 것도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만만치 않다"라고도 지적했다. "과소평가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현실적인 방법을 찾아야 할 때 아닌가?"라면서 야권 통합에 대한 안 대표의 생각을 물은 것이다. 

안 대표는 "야권이 어떻게 하면 정권교체 할 수 있을 것인가, 그게 제 가장 큰 관심사이자 목표라고 말씀드렸다"라며 "제1야당과 국민의당이 어떻게 하면 이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인가 나름대로 고민했지만, 지금은 어떤 선거 준비라든지 아니면 통합‧연대, 이런 고민을 할 수준은 안 된 것 같다"라고 거리를 뒀다. 그는 "그렇게 되면 얼마나 좋겠느냐"라면서도 "지금은 어떤 방법으로 하든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이야기했다.

야권 연대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당장의 관심은 아니라는 투였다. 대신 안 대표는 "지금 해야만 하는 일은, 아예 관심 끊고 귀를 닫고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든 다시 한 번 관심을 돌리게 하는 것"이라며 야권 지지층을 넓히기 위한 "혁신 경쟁"을 강조했다. "한 당, 한 당이 열심히 하는 거보다 두 당이 이렇게 (함께)하면 좋겠지만, 지금은 두 당이니 두 당이 경쟁하는 것이 긴 흐름에서 야권으로 다시 지지층을 결집하는 방법"이라는 이야기였다.

'공정경제 3법' 비판 입장 견지... 김종인 관련 질문에 즉답 피해

한편, 이날 강연을 마치고 안철수 대표에게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에 관한 질문이 쏟아졌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공정경제 3법 추진에 강한 의지를 피력했지만, 국민의힘 일각에선 보수 정당으로서 시장 규제 정책에 반대해야 한다 의견 또한 만만찮다. 

안 대표 역시 최근 공정경제 3법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는데, 김종인 위원장은 이를 두고 "그 사람은 자유시장경제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당내에서 안 대표 영입론, 연대론이 나오는 데에도 여러 차례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반대해왔다.

강연을 마친 안 대표는 기자들로부터 공정거래 3법 관련 질문을 받고 "이번에 발의한 법들을 보면 시장에 직접적으로 개입해서 공정하게 만들기보다는 기업의 지배구조에 변화를 줘서 공정한 시장을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라며 "전체 중에서 굉장히 가장 작은 부분이다. 아마 '일감 몰아주기' 없애든지 이 정도 수준인데, 그 정도로 충분하지 않다"라고 비판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직접적으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시장에서 불공정이 벌어지고 있는 방법을 근본적으로 없애는 일들"이라며 "정부가 지나치게 관치경제(를 통해), 금융에 간섭하지 않는 게 먼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방식"이라고도 역설했다.

이 문제를 두고 김종인 위원장과의 공개 토론이나 회담 계획이 있는지 묻자, 안 대표는 "여러 가지 법안 논의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의견이 나오고 조율되는 과정을 거칠 것이다. 국민의당에서도 그 부분에 대해 항상 필요한 의견을 밝혀서, 정말 진정한 공정 경쟁이 가능한 자유시장 경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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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등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대한민국의 미래와 야권의 혁신과제’를 주제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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