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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도 코로나19 확산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 2~3월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우리 언론은 온갖 오보와 자극적인 보도를 쏟아내 ‘방역 훼방꾼’이란 비판도 감수해야 했다. 언론계에 자성론이 일었고, 한국과학기자협회와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는 지난 4월 28일 ‘감염병 보도준칙’을 발표했다. 감염병 확산시 정확한 정보 전달 등 언론의 역할과 주의해야할 점들이 담겼다. 그로부터 4개월이 흘러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국면에서 언론은 그 약속을 충실히 지켰을까? <오마이뉴스>는 코로나19 확산 초기 언론 보도를 분석해, '예방 저널리즘'과 '시민 주도 방역'을 위한 보도를 제안한 김태종 연구위원 이야기를 들었다. [기자말]
지난 2월 19일 대구시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인근에서 남구청 보건소 관계자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해당 종교시설에 다니던 신자들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다수 나온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지난 2월 19일 대구시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인근에서 남구청 보건소 관계자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해당 종교시설에 다니던 신자들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다수 나온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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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위기극복 노력을 중점적으로 조명하는 보도는) '시민이 주도하는 방역 활동'을 촉구하는 것은 물론, 위기극복과 사회적 공동체성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난 4월 '감염병 보도준칙'이 나오기 전에 코로나19 보도를 분석해 감염병 확산 시기에 언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제안한 연구자가 있었다. 김태종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청소년정책분석평가센터 부연구위원이 그 주인공이다.

이 연구자는 지난 4월 <한국콘텐츠학회 논문지>에 발표한 '뉴스 빅데이터를 활용한 코로나19 언론보도 분석'에서 코로나19의 뉴스 빅데이터를 활용해 시기별로 언론 보도 의제를 파악하고 언론 보도의 방향성을 제안했다. 연구자가 논문에서 제안했던 ▲ '불안', '공포' 등의 자극적인 표현을 자제하고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보도용어 사용 ▲ 단순 사건 보도식 뉴스 제작을 탈피해 더욱 심층적이고 맥락적인 뉴스 제작 등은 한국과학기자협회 등에서 마련한 감염병 보도준칙에도 일부 포함돼 있다.

아울러 연구자는 '감염병 관련 상황별 세부 위기커뮤니케이션 매뉴얼'과 더불어 시민 주도의 위기 극복 노력을 중점적으로 조명하는 보도가 필요하다고 언론에 제안하기도 했다.

발생 초기 자극적 용어로 공포감 유발... '예방 저널리즘' 역할 부족 
 
일자별 코로나19 보도건수와 확진자 수를 보여주는 표. ‘뉴스 빅데이터를 활용한 코로나19 언론보도 분석’ 논문은 올해 초부터 지난 3월 11일까지 언론 보도를 정부의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기준으로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 4개 시기별로 나눠 분석했다.
 일자별 코로나19 보도건수와 확진자 수를 보여주는 표. ‘뉴스 빅데이터를 활용한 코로나19 언론보도 분석’ 논문은 올해 초부터 지난 3월 11일까지 언론 보도를 정부의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기준으로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 4개 시기별로 나눠 분석했다.
ⓒ 김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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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올해 초부터 지난 3월 11일까지 언론 보도를 정부의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기준으로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 4개 시기별로 나눠 분석했다. 전 세계적으로 발생 초기였던 제1기(관심, ~ 1월 19일)에는 주로 한국 정부 대응조치 관련 보도가, 제2기(주의, ~ 1월 26일)에는 중국 전염병 확산과 국내 확진자 발생 상황 보도가 주를 이뤘고, 제3기(경계, ~2월 26일)부터는 신천지 관련 대구·경북 지역 확산 상황이 큰 주목을 받기 시작해 제4기(심각, ~3월 11일)에 대구·경북지역 확진·사망자 관련 보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는 감염병 발생 초기인 제1기에 ▲ 국제적 불안감 고조 ▲ 중국 춘절 시기 확산 우려 ▲ 국내 증상자 발생 우려 관련 뉴스에서 '불안', '공포', '우려' 같은 자극적인 용어가 많이 사용됐다면서 "이런 표현은 국민에게 불확실한 공포감을 유발시켜 감염병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대응에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으므로, 자극적인 표현을 자제하고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보도 용어 사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언론들이 "감염자 발생과 피해 상황, 사망자 수와 같은 사후 결과를 중점적으로 보도하는 반면, 감염병의 원인과 통제방안, 정부 대응의 적절성 검증, 시민들의 실천방안 보도 등의 예방 저널리즘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면서 "감염병에 대한 단순 사건보도식 뉴스 제작을 탈피해, 더욱 심층적이고 맥락적으로 분석하여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세부 실천방안을 제시하는 뉴스 제작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정부 적극적 대응에 언론 주목... '시민 주도 방역' 보도 긍정 평가
 
3월 6일 남동구 자원봉사센터에서 운영중인 코로나19 대응 '면 마스크' 제작 현장.
 3월 6일 남동구 자원봉사센터에서 운영중인 코로나19 대응 "면 마스크" 제작 현장.
ⓒ 인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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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연구자는 "과거 신종플루·메르스 때와 달리 감염병 확산 초기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조치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면서 "언론사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정부의 대응조치에 긍정적 또는 부정적으로 보도가 이루어지긴 했으나, 정부가 과거 감염병 상황시 지적받았던 '늑장 대응', '정보 비공개' 등의 문제점을 개선해 좀 더 적극적·공개적으로 위기 커뮤니케이션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특히 연구자는 시민들의 피해 극복 노력 관련 언론 보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연구자는 "감염병 위기경보단계가 '심각'으로 상향되고, 누적 확진자가 500여 명에서 5000여 명으로 급증하는 심각한 상황 속에서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의료진을 지원하고 기부하며, '마스크 나눔', '착한임대료' 등의 캠페인을 펼치는 등의 활동이 뉴스에서 부각됐다"면서 "이러한 언론 보도는 '시민이 주도하는 방역 활동'을 촉구하는 것은 물론, 위기 극복과 사회적 공동체성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자인 김태종 부연구위원은 지난 10일 서면 인터뷰에서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자극적 언론 보도가 다시 늘고 있는 데 대해,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약해질 수 있는 시점에서 언론이 다시 한 번 코로나19를 중요한 의제로 설정하여 방역지침을 준수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강조하는 역할을 수행했다고 본다"면서도 "시민들이 코로나19에 대한 보도에 장기적으로 노출돼 '코로나 블루'라고 불리는 일종의 심리적 우울감, 불안감 또는 불감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광화문집회 이후 자극적 보도 다시 증가... 경각심-불안감 유발"
 
'뉴스 빅데이터를 활용한 코로나19 언론보도 분석' 논문을 쓴 김태종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뉴스 빅데이터를 활용한 코로나19 언론보도 분석" 논문을 쓴 김태종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 김태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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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언론보도를 분석한 최초의 논문이라 의미가 큽니다. 감염병 관련 언론 보도 분석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 전공은 교육학(박사), 언론학(석사), 상담심리학(학사)입니다. 미디어를 활용한 청소년의 성장과 치유, 청소년 미디어 리터러시, 청소년 미디어 활용 트렌드 등 교육학-언론학-상담심리학과 빅데이터 분석을 연계한 융합 연구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코로나19는 청소년의 삶과 진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변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코로나19와 청소년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코로나19가 사회적으로 어떤 이슈로 구성되어 있으며, 언론이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뉴스 빅데이터를 통해 파악할 필요가 있어 연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 연구 당시 코로나19 관련 언론 보도에 어떤 문제점이 있다고 봤는지요?

"2011년 '위험사회와 언론의 안보 보도에 관한 연구'(석사학위논문)를 진행하던 중 신종플루 관련 언론보도를 분석한 선행연구에서, 언론이 공포와 불안을 유발시키는 경향을 드러내며, 질병의 근본적인 원인과 예방에 대한 심층보도보다는 치명성을 부각한 단발성 보도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임(참고 문헌 : 양정혜, '위험사회의 의미 구성하기. 정치커뮤니케이션 연구', 정치커뮤니케이션 연구, 2010)을 알게 되었습니다. 최근 발생한 코로나19 관련 언론 보도에서도 유사한 보도 경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는데, 토픽 모델링 분석기법을 적용한 뉴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과거 선행연구보다 좀 더 실증적으로 그러한 문제의식이 검증된 것으로 보입니다."

- 연구자로서 지난 4월 28일 기자협회 등에서 제정한 '감염병 보도준칙'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기자협회 등에서 제정한 '감염병 보도준칙'에 본 연구의 제안사항들이 상당 부분 반영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연구에서 제안한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불안', '공포' 등의 자극적인 표현을 자제하고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보도용어 사용이 필요하다. 둘째, 단순 사건 보도식 뉴스 제작을 탈피하여, 더욱 심층적이고 맥락적인 뉴스 제작이 요구된다. 셋째, 감염병 관련 상황별 세부 위기커뮤니케이션 매뉴얼 마련이 필요하다. 넷째, 시민 주도의 위기 극복노력을 중점적으로 조명하는 보도가 필요하다.

이 중 첫째와 둘째 항목에 대한 내용이 '감염병 보도준칙'에 반영되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보도, 의과학 분야 전문가의 의견 제시, 예방법 및 행동수칙 제공, 감염전문가의 자문과 확인, 과장된 표현 및 자극적인 수식어 사용주의 등이 '감염병 보도준칙'의 기본원칙으로 제시되었습니다."

- 논문에서 언론의 '불안', '공포', '우려' 등 자극적인 용어 사용 문제를 지적하셨고 이는 '감염병 보도준칙'에도 일부 반영이 됐습니다. 이런 자극적 용어 사용이 코로나19 방역에는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보시는지요? 막연한 공포감과 혼란을 부추긴다고 지적하셨는데, 감염병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효과도 있지 않을까요?

"위험 커뮤니케이션의 관점에서, 언론은 위험을 공중에게 알리고 인지하게 함으로써 사회 내의 위험 요소를 미리 제거 혹은 감소시켜 위험으로부터의 피해를 방지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반면, 과학적으로 확실한 증거가 확보되지 않은 위험요소를 미리 보도함으로써 불필요한 사회적 공포를 조성할 수 있는 부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습니다(참고 문헌: Willis&Okunade, Reporting on Risks: The Practice and Ethics of Health and Safety Communication. Westport, CT: Greenwood. 1997).

자극적인 용어 사용은 감염병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에는 감염병의 치명성과 위험성을 사람들에게 인식시키는 것도 방역에 있어 필요합니다. 이와 더불어 과학적인 근거와 예방법, 대응조치에 대한 보도가 균형있게 이루어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연구 결과에서도 볼 수 있듯이, 코로나19 발생 초기 보도에서 나타난 5개의 토픽 중 3개의 토픽에서 자극적인 용어가 편중되어 사용되었습니다. 따라서, 감염병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대응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하는 보도가 필요합니다."

- 연구는 올해 초부터 지난 3월 11일 기사까지 분석했고, 이후 확진자 증가세가 잠시 주춤하다 지난 8.15 광화문 집회 이후 다시 급증했습니다. 자극적 용어를 사용한 기사도 다시 늘었습니다. 이런 언론 보도가 방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3월 11일 이후 현재(9월 10일)까지 중앙 매체에서 보도된 코로나19 관련 기사를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운영하는 뉴스 빅데이터 시스템 '빅카인즈(BigKinds)'에서 검색한 결과, 16만 8000여 건이 수집되었습니다. 특히, 보도량은 3월 11일부터 8월 15일까지 감소 추세에 있다가 8.15 광화문 집회 이후 증가추세를 보였습니다. 말씀대로 자극적인 용어를 사용하는 기사도 증가하였습니다.

방역 차원에서 보면,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영향으로는,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약해질 수 있는 시점에서, 언론이 다시 한 번 코로나19를 중요한 의제로 설정하여 방역지침을 준수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강조하는 역할을 수행했다고 봅니다. 부정적인 영향으로는, 시민들이 코로나19에 대한 보도에 장기적으로 노출되어 '코로나 블루'라고 불리는 일종의 심리적 우울감, 불안감 또는 불감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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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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