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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의 출신 배경 논란을 전하는 정치평론가 후루야 쓰네히라의 칼럼 갈무리.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의 출신 배경 논란을 전하는 정치평론가 후루야 쓰네히라의 칼럼 갈무리.
ⓒ 야후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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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서민 코스프레' 논란에 휘말렸다.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은 이날 발매한 최신호에서 '스가 요시히데 미담의 이면… 집단 취직은 가짜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스가 장관이 알려진 것과 달리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다고 전했다.

스가 장관은 농가의 아들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도쿄로 상경해 종이박스 공장에서 일했고, 뒤늦게 학비가 싼 야간 대학에 들어가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며 어렵게 공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부모의 지역구를 물려받은 '세습형' 국회의원이 많은 일본 정계에서 보기 드문 '자수성가형'이다. 스가 장관도 지난 8일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 후보 연설회에서 "나 같은 보통 사람도 노력하면 총리를 꿈꿀 수 있다는 것이 일본의 민주주의"라며 이를 내세웠다. 

그러나 <슈칸분슌>에 따르면 스가 장관의 부친 스가 와사부로는 태평양전쟁 중 철도회사에서 일한 엘리트였고, 전쟁이 끝나자 부인과 두 딸을 데리고 고향 이키타현으로 돌아와 딸기 농사를 시작했다.

스가 장관의 부친은 딸기 품종을 직접 개발하고 판로도 개척하면서 경제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그 덕분에 스가 장관의 두 누나는 당시 여성으로는 드물게 대학에 진학해 고등학교 교사가 됐다.

또한 스가 장관이 종이박스 공장에서 일한 것도 당시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농촌 젊은이들이 집단으로 도시의 공장에 들어가는 이른바 '집단 취직'이 아니라 가업을 이어받기 싫어 스스로 상경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스가 장관은 야간 대학이 아니라 사립대인 호세이대학 법학부 정치학과를 정식으로 졸업했고, 대학에 다니는 동안 교사인 두 누나로부터 용돈도 받았다고 <슈칸분슌>은 보도했다.

"스가, 대학 학비 번 이유는 가난 아니라 부친과의 불화 때문"

일본의 작가 겸 정치평론가 후루야 쓰네히라도 이날 <야후재팬>에 올린 칼럼에서 "스가 장관이 종이박스 공장에 취직한 것은 가업을 잇기 바라는 부친에 대한 반발과 평소 도쿄에 대한 동경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스가 장관은 당시 농촌에서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온 다른 젊은이들과는 분명 다르다"라며 "아르바이트로 대학 학비를 번 이유도 집안이 가난했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가업을 잇지 않아 화가 난 부친에게 손을 벌릴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외조부가 총리인 아베 신조 총리나 부모의 지역구를 물려받은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무조사회장과 비교하면 스가 장관을 서민으로 볼 수도 있다"라며 "하지만 부농의 아들에게 가난 때문에 고생하며 자랐다고 말할 수는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인의 인물상을 살피는 데 출신 환경은 큰 영향을 미친다"라며 "만약 스가 장관의 서민 이미지가 좋아서 그를 지지한다면, 실상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태그:#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자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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