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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의료사고 사망 '권대희 사건' 친형입니다... 너무 억울합니다 http://omn.kr/1obys
② 사람 죽었는데 '14년 무사고' 광고하는 병원 고발했더니 http://omn.kr/1odwq
③ 처벌 받고도 또 허위 광고한 병원 '불기소'... 이유가 황당 http://omn.kr/1ofja
④ 의료 사고로 죽은 동생... 신문고를 치는 심정입니다 http://omn.kr/1olda
⑤ CCTV로 확인된 강남 성형수술실의 실상 http://omn.kr/1omya
⑥ 33명 유령수술로 내몬 의사, 겨우 징역 1년에 벌금 300만 원? http://omn.kr/1opzi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연일 수백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중에 벌어진 진료거부였습니다. 

파장은 심상찮았습니다. 부산에서 독극물을 마신 40대 남성과 의정부에서 심정지가 온 30대 남성이 길 위를 떠돌다 골든타임을 놓쳐 숨졌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여러 병원에 연락을 취했지만, 응급실에서 받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특히 부산의 경우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아니었다면 살릴 수 있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일반 독극물을 마신 환자가 사망하는 건 대도시에선 흔치 않은 일이라고 하지요. 그 가족은 과연 얼마나 원통할까요.

예상 못 한 건 아닙니다. 처음부터 우려됐던 일이지요. 의료현장을 떠난 레지던트와 인턴이 가장 먼저 알았을 겁니다. 평소에도 만성적인 인력 부족과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이들이니까요. 밖에서도 예견했던 의료공백을 그들이 어떻게 모를 수 있었겠습니까.

그들의 주장에 고려할 부분이 없지 않다고 할지라도 이런 식의 집단행동에는 반발이 일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보아도 의사집단이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잡고서 제 주장을 관철하려 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니까요.

유령수술 문제에 대해 질문한 어머니
 
국회 토론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주축이 되어 수술실 CCTV 설치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 국회 토론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주축이 되어 수술실 CCTV 설치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 김남국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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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지난 7월 31일 있었던 국회 토론회가 떠올랐습니다. 김남국 의원과 경기도청 주관으로 국회에서 열린 '수술실 CCTV 설치를 위한 토론회'였죠. 더불어민주당의 김남국 의원, 강득구 의원, 권칠승 의원, 김성환 의원, 오영환 의원, 최혜영 의원과 정일용 경기도의료원장, '권대희 사건' 유족인 저희 어머니 이나금씨가 참여한 가운데 송명제 대한의사협회 대외협력이사도 함께 자리했습니다.

이날 어머니께선 의사 대표로 참여한 송 이사에게 "왜 권대희 사건에 입장을 내지 않느냐"라고 물었습니다. 송 이사가 "대리 수술과 성범죄 의료인을 두둔하지 않는다"라고 원론적으로만 말하자, 규탄 혹은 재발 방지 대책 등 더 적극적인 입장을 밝혀 달라고 요구한 것이죠.

물론 이날도 어머니의 요구에 송 이사는 어떤 답도 내놓지 않았다지만, 현장에 참석한 많은 분은 "시원한 발언이었다"라고 응원을 해주셨습니다.

사실 이날 어머니는 작심하고 계셨습니다. 수술실 CCTV도 중요한 문제지만 저희에겐 대한의사협회 대표 자격으로 참석한 분을 만나는 게 그 못지않은 의미가 있었지요. 공장식 유령수술 피해자 유족으로서 '일부' 의사들에 의해 거듭 발생하는 유사 사건들과 그 뒤에 벌어진 용납할 수 없는 비도덕적인 일들에 대하여 공신력 있는 의사집단의 입장을 듣고 싶었던 겁니다.

환자가 마취된 후 집도의가 바뀌는 소위 '유령수술'은 결코 어느 한 병원의 사례가 아닙니다. 많은 병원에서 인건비 절감을 위해, 인력 부족으로, 각종 이유를 들어 유령수술을 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검색만 해보아도 약속되지 않은 의사에 의해 자행된 유령수술부터 PA간호사, 간호조무사, 의료기기 영업사원 등이 집도의를 대신해 불법적인 수술을 한 사례를 찾을 수 있습니다. 기사화된 것만도 여러 건이죠.

피해를 본 환자와 가족들은 막막할 뿐입니다. 전문지식도 부족하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대응해야 할지 계획도 잡히지 않죠. 어렵사리 증거를 확보해 법정에서 인정을 받더라도 개별 사건으로 치부되기 일쑤입니다. 의료계 전반의 문제가 아닌 일부의 일탈이란 것이죠.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처음 대희에게 벌어진 일을 확인했을 땐 말 그대로 경악스러웠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가 다 이해되지 않는 일뿐이었죠. 사전에 얼굴을 보고 상담한 원장이 어떻게 인턴도 마치지 않은 20대 초짜 의사에게 수술을 넘기고 수술방을 나갔는지, 그 어린 의사는 왜 또 수술방을 비웠고 간호조무사 홀로 대희를 처치하도록 했는지 믿을 수 없었습니다.

피가 바닥에 뚝뚝 떨어져 고였음에도 대걸레로 닦아냈을 뿐 실효성 있는 응급조치가 없었고, 피를 그토록 많이 흘린 환자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데도 의사들은 모두 퇴근해버렸습니다. 애초에 병원에 수혈할 혈액조차 준비돼 있지 않았던 사실, 수술 전 작성된 서류에 환자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가 거짓으로 적혀있었음에도 병원이 이를 확인하지 않은 점도 황당했죠.

무엇보다 경찰과 검찰의 수사 및 소송 과정에서 공장식 유령수술을 마치 정상적인 수술법인 양 표현하고 주장했던 사고방식 자체가 충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병원, 사고 이후에도 정상적으로 영업을 했어요. 심지어 겨울방학 대목을 앞두고는 '14년 무사고' 광고까지 올려 환자들을 모았죠. 의협은 그때 무엇을 하셨나요. 한 성형외과에서 유령수술 문제가 터졌을 때도 "유령수술은 근절돼야 한다"라고 입장을 내놨던 의협입니다. 그러나 의협은 이후 어떤 조치를 했나요. 만약 의협이 자정작용을 위해 구체적으로 행동했다면 권대희 사건 같은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의료인들이 곱게 보이지 않은 이유

대희를 수술했던 유령의사 A씨는 대희와 고작 2살 차이였습니다. 또래 환자가 본인이 참여한 수술 결과로 사망했습니다. 의학적인 과실 여부는 차치하고, 충분히 사람 대 사람으로 슬픔을 표하거나 도의적으로 미안해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A씨는 동생의 장례식 때 문상조차 오지 않았죠. 그 이후에도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었습니다.

그의 소식을 다시 들은 건 최근의 일입니다.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인턴 과정을 밟고 있더군요. 물론 대부분의 인턴들이 그랬겠지만, 의료 파업의 정당함을 외치고 적극 목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카카오톡 프로필을 바꿔가며 정부의 정책을 규탄하는 모습을 보고 저희 가족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공공의대 설립과 의사양성 확대 같은 정부 정책에 반대하며 진료 거부를 선언한 의사단체들이 곱게 보이지 않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정부는 그래도 의료서비스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자 하는데, 환자의 안전을 볼모로 잡고서 반대를 하는 의사단체들의 태도가 의료사고 피해자 유가족의 한 명으로서 결코 좋게 보이지만은 않습니다.

저는 의협과 의사단체가 거듭 발생하는 불법 의료에도 보다 적극적인 입장을 내주길 기대합니다. 의료의 도리를 벗어나 환자가 아닌 이익만 좇는 일부 의사들의 행태를 스스로 적극 저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에는 '어떠한 집에 들어가더라도 병자의 이익을 위해 간다'는 문장이 등장합니다. 즉, 어떤 순간에도 의사 자신이 아닌 환자를 위해 나아가는 것이 히포크라테스의 정신입니다. 과연 불법 의료를 대하는 한국 의사들의 태도와 오늘날 집단행동을 히포크라테스 정신에 따랐다고 볼 수 있을까요. 

부디 모든 의사가 이제 제자리로 돌아와 환자를 향해 의료를 펼치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바래어봅니다. 이익보다 환자를 앞세울 때 국민들도 의사분들의 주장에 적극 귀를 기울이리라 믿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희 형 태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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