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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태양광이 달린 경비실에 단열필름 부착 시공을 바라보는 경비원
 미니태양광이 달린 경비실에 단열필름 부착 시공을 바라보는 경비원
ⓒ 고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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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실에 단열필름을 부착하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경비원
 경비실에 단열필름을 부착하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경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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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는 단열이 문제고, 여름에는 냉방을 해도 효과가 별로 없고... 이렇게 해주면 참 좋지, 좋아!"  

2일 태풍 마이삭으로 비가 오다 멈추다 하는 아침, 대전 대덕구 송촌동 선비마을 3단지 아파트 경비실에 단열필름 시공이 시작됐다. 이 곳은 이미 일주일 전 경비실 14곳에 미니태양광 335w(경비실 지붕 크기에 따라 1~2개 설치)가 설치된 바 있다. 경비실 지붕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미니태양광 아래 단열필름까지 붙인다고 하니 경비원 임성욱님이 함박웃음을 짓는다.

"경비실 유리창이 얇아요. 겨울에는 단열이 문제고 여름에는 냉방을 해도 효과가 별로 없고 말이야. 이렇게 해주면 참 좋지. 2018년, 가장 더웠을 때 말이야, 그때 에어컨이 없었거든. 티브비에서 덥다 덥다 하니까 에어컨을 여름 다 가고 설치했지. 작년 여름 처음으로 에어컨 밑에서 일했지. 겨울은 히터 틀면 괜찮은데 여름은 고역이야.

여기 동네 분들은 에어컨 틀었네 뭐라 말하는 분들이 없어. 더우면 당연히 트는 걸로 알고 있지. 지난번 미니태양광 달 때 업체 분들이 그러더라고. 이거 두 개 달면 맘껏 에어컨 써도 된다고. 그래서 더 마음 놓고 사용 중이야, 하하하."  


에너지전환'해유' 사회적협동조합 양흥모 이사장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경비실 특성상 유리가 많고, 또 얇은 유리라 단열이 잘 안 된다. 미니태양광으로 생산된 전력을 공급하고 단열 작업까지 해야 효과가 있다. 우리가 흔히 집 창문에 붙이는 뽁뽁이처럼 단열효과를 볼 수 있다. 뽁뽁이는 불투명이라 경비실에 맞지 않다. 단열필름은 투명하며 자외선과 적외선을 100% 차단하고 여름철 실내온도는 2~4도 내려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태풍처럼 강풍이 불 때는 유리창 파손 예방 등 많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경비원들이 눈치 안 보고 시원할 수 있도록

또 다른 경비원 조경호님도 "에어컨 다니까, 더운 줄 몰라. 바깥에 일하다 경비실 들어오면 시원하니 좋지!" 하고 말했다. 

그는 "달아놨어도 우리들이 따로 관리해야 하는 어려움도 없고, 또 경비실 전기는 공동관리비에 포함되는데, 얼마나 할인되는지는 몰라도 이거 달아서 공동관리비도 좀 덜어주니 좋은거 아니냐"며 흐뭇해 한다.   

대덕구 선비마을아파트 3단지 경비실에 설치된 미니태양광 335W 2장은 6평형 에어컨(650w 기준) 하루 4시간 이상, 선풍기는 하루 종일 가동이 가능한 전기(월 약 80kW)를 생산해, 2평 남짓한 경비실에는 여름과 겨울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대덕구 에너지과학과 이순연 팀장과 배선관 주무관
 이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대덕구 에너지과학과 이순연 팀장과 배선관 주무관
ⓒ 고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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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22일, 공동주택 미니태양광보급 활성화 협약식 모습(좌측부터 대전충남녹색연합 김은정 대표, 대양이엔씨 나윤환 대표, 대덕구 박정현 구청장, 대전광역시노동자권익센터 홍춘기 센터장, 에너지전환협동조합'해유' 양흥모 이사장)
 지난 7월22일, 공동주택 미니태양광보급 활성화 협약식 모습(좌측부터 대전충남녹색연합 김은정 대표, 대양이엔씨 나윤환 대표, 대덕구 박정현 구청장, 대전광역시노동자권익센터 홍춘기 센터장, 에너지전환협동조합"해유" 양흥모 이사장)
ⓒ 고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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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업을 추진 중인 대덕구 에너지과학과 이순연 팀장은 "그동안 우리 구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및 에너지 자립률 향상을 위한 공동주택 미니태양광 보급 사업으로 2018년 이후 총 500여 가구에 지원을 완료했다"며 "향후 미니태양광 지원대상 확대 및 시민사회‧유관기관과의 지속적인 협력으로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하고 기후위기 대응 및 지역에너지 전환과 더불어 환경‧사회적 가치 확산에도 앞장서겠다"라고 말했다.

지난 7월 22일 대전광역시 대덕구, 신재생에너지 전문 업체 ㈜대양이엔씨, 에너지전환 '해유' 사회적협동조합, 대전광역시노동권익센터, 대전충남녹색연합은 기후위기로 인해 근무환경이 열악해진 경비노동자의 경비실에 미니태양광을 지원하기로 협약했다. 이후 대덕구 내 아파트 경비실에 미니태양광이 설치되고 있다. 이미 계획한 50곳의 신청이 마감됐다. 이 소식을 듣고 기업 후원과 시민 후원으로 추가 50곳이 더 설치될 예정이며, 단열필름까지 선물하게 됐다고 한다.
   
또한 대전충남녹색연합에서는 대전 전역의 열악한 환경에 놓인 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을 위해 시민들이 직접 자기 동네 경비실에 미니태양광을 선물할 수 있도록 신청을 받고 있다. 대전광역시 노동권익센터는 경비노동자들의 권익보호를 위한 아파트 주민자치기구와 협약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 지역과 지구를 살리는 마을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길 빈다.

경비원 조경호님은 "이렇게 경비실에 관심 갖고 이것저것 놔주니 좋긴 하나, 3개월마다 근로계약서를 써야 하는 3개월 인생"이라며, "1년씩이라도 보장되면 좋겠다"는 말을 남기셨다. 기후위기 시대, 폭염 속 열악한 환경 속 경비노동자들의 근무환경이 개선되고 이를 계기로 업무와 근로계약 등 고용안정성도 높아지길 바라본다.
 

태그:#기후위기, #미니태양광, #대덕구, #에너지협동조합 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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