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마이삭이 한반도를 빠져나갔다 .태풍의 진로에 놓여진 도시는 초긴장 상태로 밤을 샜다. 태풍의 진로 밖인 서울에서도 밤새도록 비가 내리고 강풍이 무섭게 불어 잠을 설쳤다.
태풍이 지난 후 부산 포항 울산 영양 강릉등 마이삭이 지나간 도시는 참혹했다. 원전이 정지되어 암흑의 도시가 된 곳도 있었다. 7미터가 넘는 파도가 밀려와 물바다가 된 곳도 있었다. 가로수가 뽑히고 지붕이 날라가고 유리창이 깨졌다. 참혹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인명 피해가 적었다는 것이었다.
마이삭의 진로 밖에 있던 서울에도 폭우가 내렸다. 오후 늦게까지 입산이 금지되었던 북한산에 오후 6시쯤에야 백운대 초입인 북한동까지 둘러볼 수 있었다. 아름드리 나무들이 여기저기 뿌리째 뽑혀 쓰러져 있었다. 등산로엔 아직도 냇물처럼 물이 흘렀다. 계곡엔 물이 불어 위험했지만 폭포를 이루며 흐르는 모습은 흔치 않는 장관이었다.
북한산에 오기 전 날씨가 맑아져 잠실 한강 공원 및 인근 청담 도로 공원을 둘러보았다. 잠실교 밑으로는 유량이 불어 금세라도 홍수가 날 것 같았다. 그러나 청담 도로 공원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하늘은 잔인할 만큼 맑고 아름다웠다. '폭풍우 지난 후 너 더욱 찬란해' 오, 솔레미오가 생각 났다.
코로나19와 긴 장마, 폭우에 이어 태풍 마이삭까지 재난이 이어지고 있다. 담주에는 또 하나의 태풍 하이선 온다고 한다. 정부와 국민이 한 마음으로 뭉쳐서 모든 재난 상황을 큰 재난 없이 극복해내길 바란다. 모든 재난이 지난 후 무지개 피어나는 찬란한 하늘을 상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