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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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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 도서의 삽화 등을 둘러싼 논란이 빚어지자 곧바로 해당 책들을 회수해버린 여성가족부의 태도를 두고 여당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이정옥 장관은 또다시 '눈치보기'식 답변만 내놨다.  

여가부는 롯데지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등과 함께 아이들이 성별 고정관념과 편견에서 벗어나 '나다움'을 배우도록 '나다움 어린이책' 134권을 선정, 전국 5개 초등학교에 도서를 지원했었다. 그런데 지난 8월 25일 김병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 등의 묘사가 지나치다, 조기성애화·동성애·동성혼을 미화 및 조장한다고 지적하자 여가부는 다음날 문제된 10권의 책을 전부 회수했다. "문화적 수용성 관련 논란이 되고 있다"는 이유였다.

여가부의 소신 없는 모습에 여야 모두 답답해했다. 1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해당 논란의 경위를 보니까 <펜앤드마이크> 등에서 제기했다"며 "일부 극우성향 매체에서 지적하면 정부 정책을 하루아침에 바꾸냐. 무슨 정책을 그렇게 하냐"고 말했다. 김정재 미래통합당 의원 역시 "어떤 문제가 제기되면 (여가부가 그 일을) 왜 하는지 정확한 이유를 설명하고, 논쟁하고 설득도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기 때문에 (여가부) 폐지 청원까지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정주 민주당 의원은 "이번 논란은 사실적 그림과 정보를 통한 교육을 받아본 적 없는 기성세대의 거부반응"이라며 그 자체가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삽화가 민망해 성교육 교재로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이 합리적이냐"며 "문제된 책에 사실이 아니거나 잘못된 내용이 있냐"고 했다. 또 "2020년을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손잡고 자면 아이가 태어난다'는 전래동화 같은 말을 해줄 수는 없지 않냐"고 덧붙였다.

여야 한목소리로 '소신 없음' 질타했지만...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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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옥 여가부 장관은 "코로나로 여러 사회적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또 다른 갈등을 유발하는 것 같았다"고 도서 회수 사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나다움 어린이책' 사업은) 여가부 예산을 쓴 게 아니고, 기업의 사회적 공헌사업으로 했다" "이미 출판된 책을 사후 인증했을 뿐, 저희가 콘텐츠를 낸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하기 급급했다. 의원들에게 책을 보여주려고 가져왔다면서도, "책 평가는 학생, 학부모, 교사 따라 다르다"라며 논란을 피해가려는 모습만 보였다.

급기야 권인숙 민주당 의원은 "이번 '나다움 어린이책' 회수 결정은 현장의 요구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고, 이번 결정 때문에 퇴행적 현실이 만들어질 수 있다"며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고 질의했다. 하지만 이정옥 장관은 이때도 "저희 콘텐츠 개발을 적극 하겠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권 의원은 "이번 사태를 어떻게 수습하겠다는 내용이 담기길 기대했는데, 그 내용이 없다면 다음에 듣겠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태그:#성교육, #아기는어떻게태어날까, #나다움어린이책, #여성가족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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