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밤 DGB 대구은행 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0' 18라운드 광주FC와의 경기에 출전한 대구 세징야 선수

30일 밤 DGB 대구은행 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0' 18라운드 광주FC와의 경기에 출전한 대구 세징야 선수 ⓒ 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 시작 2분 만에 데얀의 득점이 나오면서 무려 272분 동안 이어진 대구FC의 무득점 행진에도 마침표가 찍혔다. 하지만 지난 3경기 동안 대구를 지독히 괴롭혔던 '아홉수'에선 끝내 벗어나지 못했다(대구는 지난 2일 수원전 승리로 K리그 통산 199승을 달성했으나, 이후 승리를 추가하지 못해 200승 고지를 밟지 못하고 있다).

대구는 30일 밤 DGB 대구은행 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0' 18라운드 광주FC와의 경기에서 4-6으로 패했다. 이로써 대구는 지난 8월 2일 수원 삼성전 1-0 승리 이후 이어진 무승행진을 4경기로 늘렸고 광주는 순위를 8위까지 끌어올리면서 지난 3경기 연속 무승부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냈다.

골은 터졌는데... 수비 불안에 발목 잡힌 대구

지난 2일 수원전 승리를 마지막으로 대구는 지지부진한 공격속에 3경기 연속 무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윙백 황순민의 부상과 김대원의 폼 저하가 발생하면서 측면 공격이 약해진 상황에서 중앙에서 세징야를 이용한 단조로운 공격루트가 막혀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대구가 3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하지 못한 것은 2018년 3월 이후 2년 5개월만의 일인데, 대구는 이 사이 꼴찌 인천 유나이티드에게 0-1로 패하는 등 계속 침체 분위기가 이어졌다. 

좋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대구는 광주전 시작부터 득점을 터뜨렸다. 전반 2분 볼을 받은 데얀은 페널티박스 오른쪽 부근에서 낮게 깔아찬 슈팅으로 득점을 터뜨리며 이 경기까지 272분 동안 이어진 팀의 무득점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이병근 감독대행은 에드가 대신 데얀을 선발투입했다. 이는 발밑 기술이 좋은 데얀을 투입해 세징야에게 집중되는 공격루트를 분산시켜 원활하게 공격을 이끌어가겠다는 의도였다. 그런 상황속에 데얀은 득점을 터뜨리면서 이병근 감독대행의 믿음에 보답했다.
 
 30일 밤 DGB 대구은행 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0' 18라운드 광주FC와의 경기에 나선 광주 펠리페 선수

30일 밤 DGB 대구은행 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0' 18라운드 광주FC와의 경기에 나선 광주 펠리페 선수 ⓒ 한국프로축구연맹


하지만 대구의 기쁨은 전반 10분만에 끝났다. 이후 경기주도권을 잡지 못한 대구는펠리페를 중심으로 엄원상, 윌리안이 이끄는 광주의 빠른 역습 속에 주도권을 내줬고 수비불안까지 드러내며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 했다. 특히 짧은시간동안 연속 2골을 허용하는 등 수비진은 제대로 정비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전반 23분 수비수 김우석이 엄원상을 마크하는 과정에서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을 허용한 대구는 펠리페에게 실점을 허용하며 동점을 내줬다. 이어 5분뒤 프리킥 상황에서는 아슐마토프에게 실점을 허용해 역전당했는데 이 장면에서 구성윤 골키퍼가 막아낸 볼이 김선민 몸을 맞고 아슐마토프에게 향했다. 아슐마토프의 위치는 오프사이드였지만 김선민 몸을 맞고 흐른볼이 VAR 판독을 통해 백패스로 간주되면서 대구는 아쉽게 역전을 허용했다. 

후반전에도 대구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짧은시간 동안 연속골을 허용했다. 후반 3분 세징야가 동점골을 터뜨리며 희망을 키운 대구는 후반 15분 수비수 조진우가 윌리안을 마크하는 과정에서 느슨한 방어로 공간을 열어준 끝에 역전골을 허용했다. 이어 2분 뒤 중원에서 실수로 볼을 뺏기며 다시 역습을 내준 대구는 펠리페에게 실점을 해 순식간에 2골차로 점수가 벌어졌다.

이후 교체투입된 대구 에드가가 만회골을 터뜨리며 기회를 잡았지만, 이번에도 수비불안이 발목을 잡았다. 후반 34분 임민혁에게 기습적인 슈팅을 허용하며 실점을 내준 대구는 역시 2분 뒤 김주공에게 추가골을 허용했다. 

이날 대구는 공격자원들의 폼 저하가 있었음에도 모처럼만에 다득점을 하는 등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정태욱을 중심으로 한 3백이 광주의 스피드를 이용한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면서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치고 말았다. 

특히 후반전 2분 간격으로 2차례 실점한 것이 뼈아팠는데 전반전 이어진 수비불안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점이 대구에겐 너무 아쉬운 부분이었다.

8월 무승 대구... 이번에도 깨지지않은 아홉수

최근들어 대구는 지독한 아홉수에 시달리고 있었다. 8월 2일 수원전 승리로 팀 통산 199승을 거둔 대구는 1승만 거두면 기업 구단을 거치지 않은 시민구단 최초의 200승 고지를 밟게 된다. 여기에 40-40클럽에 1어시스트를 남겨놓은 세징야 역시 지독한 아홉수에 걸리며 40-40클럽 가입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대구는 좀처럼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있다. 특히 측면공격이 약해져 전체적인 공격 파괴력이 감소되면서 3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치는 등 팀 분위기까지 가라앉은 상태다. 

광주와의 경기에서 이병근 감독대행은 데얀과 김동진을 선발로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지만 6실점을 허용하는 등 믿었던 수비마저 무너지면서 4골을 기록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하는 불운까지 안아야 했다. 

특히 광주와의 경기는 9월 일정을 고려했을 때 반드시 이기고 가야할 경기였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대구는 9월 5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12일에는 울산 현대와의 경기를 남겨두고 있는데 두 팀 모두 대구가 승리를 따내기엔 쉽지 않은 상대다. 

대구는 8월 한 달 동안 단 1승에 그치는 부진 속에 강원, 서울과 같이 순위경쟁을 펼치는 팀의 거센 추격을 받게 되었다. 가라앉은 팀 분위기에 아홉수에 제대로 발목이 잡힌 대구가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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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1 대구FC 광주FC 펠리페 세징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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