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K리그1’ 18라운드 수원삼성블루윙즈와 부산아이파크의 경기에서 수원 염기훈 선수가 골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29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K리그1’ 18라운드 수원삼성블루윙즈와 부산아이파크의 경기에서 수원 염기훈 선수가 골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을 슬럼프에서 구원한 건 '베테랑' 염기훈이었다.
 
29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2020 K리그1' 18라운드 수원삼성블루윙즈(이하 수원)와 부산아이파크(이하 부산)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수원은 후반전 교체 투입된 '베테랑' 염기훈의 활약 끝에 역전에 성공하며 부산을 3-1로 격파했다.
 
최근 수원이 보여준 경기 흐름은 매우 좋지 않았다. 8월 1달간 벌어진 4번의 경기에서 1무 3패를 기록하며 11위까지 추락했다. 더욱이 지난 라운드 '최하위' 인천에게 패배를 당하며 승점 차가 3점으로 좁혀졌다. 
 
반면 부산은 가까스로 승격한 K리그1에서 차곡차곡 승점을 쌓아 리그 중위권에 안착해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강등권과의 승점 차가 그리 크지 않은 상황이라 부산 역시 안정적으로 잔류를 확정 짓기 위해선 승리가 절실했다. 부산은 지난 라운드에서 '강호' 포항을 상대로 2-1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도 달아오른 상태였다. 
 
주승진 수원 감독대행은 선발 명단에 큰 변화를 줬다. '수비수 출신'이자 '2000년생' 김태환이 타가트와 함께 최전방에 투입됐다. 2선에는 상주 전역과 동시에 영입한 한석종과 부상에서 갓 회복한 최성근이 선발 출전했다. 수원은 다양한 변화와 함께 3-5-2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한편 조덕제 부산 감독은 지난 라운드 명단에서 허리 라인 2명만 변화를 준 채 수원전을 준비했다. '최다 득점자' 이정협을 최전방에, 2선에 호물루와 이동준, 김병오 등 5명의 선수를 투입한 4-1-4-1 포메이션으로 수원 원정에 나섰다.
 
파상공세에도 흔들리지 않은 부산의 수비진
 
수원은 경기 시작부터 강하게 부산을 압박했지만 되려 실점을 허용하며 경기를 끌려갔다. 전반 2분, 호물루가 한석종의 소유권을 뺏은 뒤 부산의 역습이 전개됐다. 측면으로 들어가는 이동준이 패스를 받아 돌파했고, 반대편 빈 공간의 이정협에게 정확히 크로스를 연결했다. 이정협은 깔끔히 득점을 터뜨리며 수원에 찬물을 끼얹었다.
 
수원은 이른 시간 허용한 실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부산을 밀어붙였다. 최전방의 타가트를 필두로 좌측면의 김민우가 날카로운 공격을 전개했다. 중원의 한석종과 최성근 역시 안정적인 볼 소유와 연계로 수원의 빌드업을 이끌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부산의 골문은 쉽사리 열리지 않았다. 부산의 미드필드진과 수비진은 좁은 간격을 유지하며 수원에게 공간을 허용하지 않았다. 부산은 1점 차 앞서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선수비 후역습'으로 경기를 풀어나갔고, 많은 선수가 수비에 적극 가담하며 수원의 공세를 막아냈다.
 
실제로 수원은 전반전 동안 점유율(69 대 31), 슈팅(6 대 1), 패스(362 대 106) 등 주요 수치에서 부산을 크게 압도했지만 득점으로 연결하진 못했다. 부산은 때로는 영리한 파울로 수원의 빠른 공격을 끊어내며 리드를 지켜나갔다.
 
'베테랑' 염기훈, 경기를 180도 뒤집어 놓다
 
후반전 역시 비슷한 양상이 펼쳐졌다. 부산 조덕제 감독은 전반 종료 직전 허리 부상을 당한 이정협을 대신해 빈치씽코를 투입했지만 역습 상황에서 효과를 보지 못했다. 결국 부산은 후반 11분, 부진했던 김병오를 빼고 수비수 도스돈백을 투입하며 1점 차 리드를 지키는 것에 집중했다.
 
반면 수원은 후반 17분, 부상에서 회복한 지 얼마 안 된 최성근을 빼고 염기훈을 투입했다. 결론적으로 주승진 감독대행의 염기훈 투입은 말 그대로 '신의 한 수'가 됐다. 수원은 염기훈 투입 이후 공격에 활력을 얻기 시작했다.
 
후반 19분, 측면에서 볼을 잡은 염기훈이 타가트에게 볼을 건넸다. 타가트를 막는 과정에서 수비 미스가 나오며 볼은 그대로 앞쪽의 김민우에게 연결됐고, 김민우는 침착하고 정확하게 슈팅을 성공시켰다. 계속해서 두드리던 부산의 골망이 드디어 흔들렸다.
 
염기훈의 활약과 함께 김민우는 멀티골을 터뜨렸다. 후반 28분, 박스 바깥에서 돌파한 김태환이 다소 먼 거리에서 과감히 슈팅을 시도했다. 강력하게 이어진 김태환의 슛을 최필수가 잡아내지 못했고, 이를 김민우가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했다.
 
후반 40분, 염기훈은 직접 득점포를 터뜨리며 쐐기골을 성공시켰다. 터치라인에서 이어진 수원의 스로인 상황에서 교체 투입된 크르피치가 중원의 염기훈에게 정확히 연결했다. 염기훈은 정확하고 간결한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을 터뜨렸다.

수원 '염기훈 투입' 성공, 부산 '도스톤백 투입' 실패

결국 수원은 '베테랑' 염기훈 투입 이후 3골을 성공시키며 부산에 3-1 역전승을 거뒀다. 염기훈과 함께 좌측면에서 호흡을 맞춘 김민우는 멀티골을 터뜨리며 '염기훈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염기훈이 답답하게 이어지던 수원의 공격을 한 번에 탈바꿈시킨 것이다. 
 
한편 부산은 이른 시간 선제 득점에도 수비적인 자세를 취하며 경기의 주도권을 상대에게 완전히 내줬다. 집중력 있는 수비와 함께 리드를 지키는가 했지만 끝내 역전을 허용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주포' 이정협의 부상과 함께 수비적인 도스톤백을 투입한 것이 부산의 패착이었다.
 
수원(승점 17점)은 이날 승리로 최하위 인천(승점 11점)과의 승점 차를 6점으로 벌렸다. 지긋지긋한 무승행진에서 벗어난 수원은 다음 라운드 상주 원정길에 오른다.
 
한편 이날 패배로 7위 부산(승점 19점)은 11위 광주(승점 17점)와의 승점 차가 단 2점으로 좁혀지며 잔류를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부산은 다음 라운드에서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서울과의 맞대결이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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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 대한 관심이 많고 글쓰는것을 좋아하여 스포츠 기자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https://m.blog.naver.com/filippo_hazag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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