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민 상주의 문선민이 인천전에서 2도움을 기록하며, 친정팀을 향해 비수를 꽂았다.

▲ 문선민 상주의 문선민이 인천전에서 2도움을 기록하며, 친정팀을 향해 비수를 꽂았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문선민(상주)이 갈 길 바쁜 '친정팀' 인천의 상승세를 잠재우며, 상주의 승리를 이끌었다.
 
상주 상무는 29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인천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18라운드 홈 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상주는 2연패를 끊고, 3경기 만에 승리를 챙기며며 9승 4무 5패(승점 31)을 기록, 3위 자리를 지켜냈다. 최근 2연승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던 최하위 인천은 이날 패배로 기세가 한풀 꺾이며, 2승 5무 11패(승점 11)에 머물렀다. 11위 수원(승점 17)과의 승점 차는 6점이다.  

'3골 관여' 문선민, 인천 수비 궤멸시킨 원맨쇼 활약
 
이날 경기는 상주가 완전히 지배하는 흐름이었다. 왼쪽 윙어 문선민이 공격 전개의 핵심이었다. 과감하면서도 저돌적인 돌파, 빠른 스피드, 공간 침투로 인천 수비진을 궤멸시켰다.
 
선제골은 전반 13분에 터졌다. 문선민이 왼쪽 측면을 돌파하며 왼발 땅볼 크로스를 넣어줬고, 쇄도하던 오현규가 마무리했다.
 
하지만 상주는 한 골 리드에 만족하지 않고 볼 점유율을 높이면서 숏패스 게임을 통해 인천 수비를 공략했다. 전반 16분 김민혁, 22분 이동수가 연속 슈팅을 시도하며 인천 이태희 골키퍼를 괴롭혔다.
 
상주는 전반 28분에도 한 골을 추가했다. 이번에도 득점의 기점 역할을 한 것은 문선민이었다. 문선민은 왼쪽 측면 돌파를 통해 인천 수비 조직을 와해시켰고 그의 패스를 받은 오현규의 슈팅이 막히며 흘러나오자 뒤이어 김민혁이 오른발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인천은 전반 중반 이후에서야 조금씩 공격력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오반석, 무고사의 헤더슛으로 조금씩 얽힌 실타래를 풀어내더니 전반 38분 만회골을 터뜨렸다. 김준엽이 상주 공을 가로챈 뒤 무고사에게 패스했고, 무고사가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반 박자 빠른 오른발 슈팅을 성공시켰다.
 
인천은 그렇게 추격의 시동을 걸었지만 문선민을 봉쇄하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후반 3분 문선민이 왼쪽에서 패스한 공을 정재희가 왼발슛으로 연결해 점수차를 벌렸다.
 
인천은 더욱 공격에 박차를 가했다. 송시우가 살아나면서 좀더 다채로운 공격 장면을 양산했다. 그러나 상주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오히려 인천의 수비 라인이 높아진 틈을 타 빠른 역습을 시도했다. 문선민은 역습 상황에서도 선봉장이었다. 후반 22분 다시 한 번 정재희에게 기회를 열어줬지만 정재희의 슈팅은 골문을 외면했다.
 
인천은 아길라르를 조커로 꺼내들며 총공세를 펼쳤으나 무용지물이었다. 인천은 1-3으로 패하며 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갈 길 바쁜 인천, 더욱 힘겨워진 강등권 경쟁
 
최근 K리그1에서 화제의 중심에 선 팀은 인천이다. 15라운드까지 1승도 거두지 못한 인천이 최근 2연승을 내달리며, 잔류 가능성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인천 특유의 '잔류 DNA'가 꿈틀대기 시작한 것은 조성환 감독 부임 이후부터다. 임완섭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지휘봉을 내려놨고, 임중용 감독 대행 체제에서도 1승을 일궈내지 못했다. 하지만 조성환 감독은 사령탑으로 부임한 지 2경기 만에 승리를 이끌었다. 16라운드 대구전에 이어 지난 22일 17라운드 수원전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잔류할 수 있다는 희망의 싹을 틔웠다. 
 
특히 수원전 승리는 중요한 분수령이었다. 11위 수원과 6점차로 뒤진 인천은 이 경기에서 승리하며 격차를 3점으로 좁힌 것이다. 매 시즌 시즌 막판에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하며 잔류에 성공하는 스토리를 재현하는 듯 보였다. 

비록 상주가 3위에 올라있지만 지난 27일 강상우, 김대중, 류승우, 이찬동, 진성욱, 한석종 등이 전역함에 따라 큰 전력 누수를 안고 있는 상황이었다.
 
조성환 감독은 수원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송시우를 선발 출장시키며 공격진을 개편했다. 무고사, 지언학, 송시우로 하여금 공격 지향적인 축구를 내세웠다.
 
해볼 만할 것이란 기대와 달리 상주는 매우 강했다. 김태완 감독은 고참 신분이 된 문선민, 박용우, 권경원을 중심으로 오현규, 심상민, 정재희 등 새 얼굴로 짜여진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상주의 조직력은 오히려 인천을 압도하고도 남았다. 김태완 감독 특유의 세밀한 패스 플레이와 볼 점유율을 높이는 전술로 90분 내내 경기를 지배했다.

특히 상주 승리의 중심엔 2도움을 올린 문선민이 있었다. 과거 문선민은 2017년 인천에서 K리그 무대를 밟은 후 2시즌 동안 67경기 18득점 9도움으로 활약한 바 있다. 그는 인천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2019년 전북으로 이적할 때 인천팬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사실 상주의 두 번째 골도 1차적으로 봤을 때 문선민의 돌파와 패스가 시발점이 됐다. 실질적으로 3골에 모두 문선민이 관여한 셈이다. 그의 과감한 드리블 돌파와 빠른 주력은 인천 수비진이 감당하기에 벅찰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이날 문선민은 골 욕심을 부리지 않고, 이타적인 플레이로 오현규, 정재희에게 슈팅 기회를 만드는데 주력했다.
 
문선민은 올 시즌 상주에서 주전이 아닌 후반 교체 전문 자원으로 활약한 바 있다. 김태완 감독은 강상우, 김보섭을 2선 좌우 윙어로 중용했다. 강상우가 제대함에 따라 그 자리를 문선민이 대신했고, 후보의 설움을 완전히 날려벼렸다.

최근 서울, 전북에 잇따라 패하며 3위 자리를 위협받은 상주는 상승세의 인천을 물리치며, 다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반면 갈 길 바쁜 인천으로선 상주전 패배로 상승세가 한풀 꺾이고 말았다. 최근 코로나19가 유행함에 따라 시즌 조기 종료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올 시즌이 온전히 성립되는 조건은 22라운드부터다. 인천으로선 22라운드까지 어떻게든 탈꼴찌를 면해야 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원은 18라운드에서 부산에 역전승을 거뒀다. 인천은 수원에 다시 승점 6점차로 뒤지는 신세가 됐다. 한 번 미끄러지면 강등과 점점 가까워진다. 인천으로선 향후 힘겨운 강등 사투를 벌일 전망이다.  
 
하나원큐 K리그1 2020 18라운드 (2020년 8월 29일, 상주시민운동장)
상주 상무 3 - 오현규(도움 문선민) 12' 김민혁 27' 정재희(도움 문선민) 47'
인천 유나이티드 1 – 무고사 38'

선수명단
상주 4-3-3/ 이창근/ 이상기, 박병현, 권경원, 심상민/ 박용우/ 김민혁, 이동수(88'안태현)/ 정재희, 오현규(77'송승민), 문선민
 
인천 3-5-2/ 이태희/ 김연수, 양준아, 오반석/ 김준엽, 김준범(70'아길라르), 김도혁, 김성주/ 지언학(57'이호석), 무고사, 송시우(74'이우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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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민 상주 인천 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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