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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의 수익사업체 '더클래식500' 건물 사진.
 건국대의 수익사업체 "더클래식500" 건물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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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법인(재단) 건국대(이사장 유자은)가 최근 사기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았던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에 120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노조는 이사회의 심의.의결과 교육부의 허가를 전혀 거치지 않고 거액을 투자했다며 유자은 이사장에게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유자은 현 이사장의 모친인 김경희 전 건국대 이사장은 지난 2001년 이사장에 취임한 이후 '스타시티'와 '더클래식500' 등 수익성 부동산 개발사업을 벌인 바 있다.

1월 옵티머스 사모펀드에 120억 투자... 사립학교법 위반여부 논란

민주노총 산하 건국대 충주병원 노조와 <오마이뉴스>의 자체 취재 결과에 따르면, 건국대 산하 부동산 수익사업체인 '더클래식500'은 올 1월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에 120억 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노조는 수익용 학교재산의 용도를 변경할 경우 이사회의 심의.의결과 교육부의 허가를 거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런 점에서 120억 원의 사모펀드 투자가 "사립학교법 위반과 공금의 횡령 및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사립학교법 전문가 A씨(법학 박사)는 "수익사업체의 임대보증금이나 다른 운영수익금 등은 모두 사립학교법상 수익용 기본재산에 포함된다"라며 "사립학교법 제28조 1항에 따라 수익용 기본재산의 용도를 변경하는 것은 이사회 심의.의결사항이자 교육부 허가사항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건국대의 사모펀드 120억 원 투자는 수익용 기본재산의 용도를 변경한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에 당연히 이사회의 심의.의결과 교육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라며 "이사회 심의.의결을 거쳐 이사장의 지출결의가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사립학교법 제28조 1항('재산의 관리 및 보호')에 따르면 학교법인이 기본재산(교육용-수익용)을 매도.증여.교환.용도변경 등을 할 경우 교육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같은 법 제16조('이사회의 기능')는 학교법인의 예산.결산.차입금, 재산의 취득.처분과 관리 등을 이사회 심의.의결사항으로 규정해놓았다.

임의사용 임대보증금 393억 보전 중에 거액 투자

특히 지난 2017년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따라 건국대의 부동산 수익사업체인 '더클래식500'과 '스타시티'가 '임의사용'한 임대보증금을 5년 동안(2017년~2021년) 보전하고 있는 중에 이러한 거액투자에 나선 것이어서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당사 감사원의 감사 결과 건국대는 '스타시티'와 '더클래식500' 등 수익성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총 7566억6000만 원의 수익(임대보증금)을 올렸지만 이 가운데 약 495억 원만이 금융기관에 예치돼 있었다.

특히 영수증이 없는 등 사용처가 명확하지 않은 '임의사용' 임대보증금은 약 393억 원에 이르렀다. 교육부는 이러한 임대보증금 임의사용이 학교재산(수익용 기본재산)의 실질적 감소를 초래한다고 지적하면서 전액을 보전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건국대는 2017년 31억 5900만 원, 2018년 83억 1600만 원, 2019년 89억 원, 2020년 92억 8200만 원, 2021년 96억 7600만 원을 보전하겠다는 계획을 교육부에 제출한 바 있다.

특히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5월 12일 건국대 임대보증금 393억 원 임의사용 의혹 사건을 대검으로 송부했고, 대검이 이를 서울동부지검에 이첩해 현재 형사6부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사를 통해 임의사용한 임대보증금 393억 원의 실제 사용처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최종문 대표 "유자은 이사장, 120억 투자 몰랐다"

최종문 더클래식500 대표는 29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120억 원을 투자한 것은 사실이다"라고 '120억 원 투자'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것이 교육부 허가나 이사회 심의.의결 사항은 아니다"라고 사립학교법 위반 가능성을 일축했다.

최 대표는 "학교법인이 부동산 매입이나 주식취득 등 재산을 취득할 경우에는 교육부의 허가나 이사회 심의.의결을 거쳐야 하지만 기존의 자산을 운용하는 것은 수익사업체 사장의 독자적 경영활동 범주에 해당한다"라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그래서 이사장에게 보고할 필요가 없이 제가 혼자 결정해서 투자한 것이다"라며 "유자은 이사장은 이러한 투자 사실을 몰랐다"라고 말했다.

투자금 120억 원의 출처와 관련, 최 대표는 "더클래식500이 실버 레지던스와 쇼핑몰(건국AMC), 호텔 등을 운영하고 있어서 여유자금이 있었다"라며 "투자금에 임대보증금의 일부가 들어있긴 하다"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정부기관에서 위험등급이 제일 낮다고 해서 손실을 생각하지도 않았다, 우리도 피해자다"라며 "앞으로 소송을 통해 원금손실이 안되도록 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다만 원금 손실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손실이라고 단정하면 안된다"라고 답변했다.

최 대표는 "교육부에서 보존하라고 지시한 임의사용 임대보증금은 4년째 잘 보전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창길 이사장 비서실장은 "유자은 이사장과 상관없이 더클래식500에서 자체적으로 투자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뒤늦게 보고받았지만 보고받은 시점은 정확하게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충주병원노조 "유자은 이사장, 투자금 120억 손실 해명해야"

한편 건국대가 거액을 투자한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는 최근 검찰조사를 받고 대표 등이 구속기소된 바 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채권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제25호와 26호를 투자위험이 낮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고 해놓고 실제로는 비상장기업의 사모사채 등에 투자해 투자자들을 속였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채권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제25호와 26호를 가장 많이 판매한 곳은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으로 각각 217억 원과 167억 원을 판매했다.  

건국대는 NH투자증권을 통해 옵티머사자산운용의 사모펀드에 120억 원을 투자했다. 건국대가 투자한 옵티머스자산운영의 사모펀드는 6개월 만기(2020년 1월~7월)로 알려졌다.

건국대 충주병원 노조는 지난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120억 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해 (원금)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종문 대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원금손실이라고 단정해서는 안된다"라고 반박했다.

노조는 "사모펀드 투자 120억원의 손실에 대한 유자은 이사장의 명확한 해명을 요구하는 바이며 묵묵부답으로 응할 시 교육부 감사 청구 및 사법기관에 고소 및 고발을 통하여 명명백백히 사실을 밝혀낼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12년 학교법인 고려대가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원금 보장이 되지 않은 파생상품에 485억 원을 투자해 100억 원 가량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드러나 당시 김정배 이사장이 임기 2년을 남겨두고 중도사퇴한 바 있다.

당시 485억 원의 투자금에는 고려대 신경영관 건립을 위해 조성한 기금까지 포함돼 있어 '편법운용'이라는 지적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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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건국대, #더클래식500, #옵티머스 사모펀드, #유자은, #충주병원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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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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