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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욱 미래통합당이 25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문제 삼은 책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 <자꾸 마음이 끌린다면> <엄마 인권선언>.
 김병욱 미래통합당이 25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문제 삼은 책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 <자꾸 마음이 끌린다면> <엄마 인권선언>.
ⓒ 노란돼지, 시금치, 담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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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는 지난 26일 성평등 교육을 위해 일부 초등학교에 배포한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 등 책 7종에 대해 회수를 결정했다. 김병욱 미래통합당 국회의원(경북 포항남구울릉군)이 지난 25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성가족부가 선정해 배포한 '나다움 어린이책' 중 일부가 동성애를 조장·미화하고 성관계를 노골적으로 묘사했다고 지적한 지 하루 만이다.

김 의원은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가 성교를 일종의 놀이처럼 묘사하고 있다면서, '조기 성애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꾸 마음이 끌린다면>과 <엄마인권선언> <아빠인권선언> 등은 동성 간의 사랑을 그린 부분이 있어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여가부는 "일부 도서의 문화적 수용성 관련 논란이 되고 있음을 감안하며 해당 도서(7종 10권)들을 회수할 예정이다"라고 밝혔으나,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의 심사를 거쳐 선정된 도서임에도, 여가부가 쉽게 회수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해당 책들에 대해 여성가족부는 "덴마크, 스웨덴, 프랑스, 호주,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1970년대부터 출간되어 아동인권교육 자료로 활용되고 있거나(<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 국제 앰네스티 추천을 받거나(<엄마 인권선언>), 세계 최고 권위의 아동문학상(<자꾸 마음이 끌린다면>)을 수상하는 등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도서입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회수 대상 책은 ▲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덴마크) ▲ <아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놀랍고도 진실한 이야기>(호주) ▲ <걸스토크>(한국) ▲ <엄마는 토끼 아빠는 펭귄 나는 토펭이>(프랑스) ▲ <여자 남자, 할 일이 따로 정해져 있을까요>(일본) ▲<자꾸 마음이 끌린다면>(스웨덴) ▲<우리가족>(엄마·아빠·딸·아들) 인권선언(프랑스)등 7종 10권이다.

이 때문에 교육계와 여성단체, 그리고 관련 전문가들은 김병욱 통합당 의원의 지적 뿐 아니라 여가부 결정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하루 만에... 너무 가벼운 여가부
 
 김병욱 미래통합당 의원 보도자료 중
 김병욱 미래통합당 의원 보도자료 중
ⓒ 김병욱 의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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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는 26일 성명을 내고 "김병욱 의원의 '나다움 어린이책' 도서 내용에 대한 지적은 성교육에 대한 무지와 차별의 소산"이라며 "'금욕적 성교육관'과 동성애를 차별적으로 인식하고 있음이 드러난다"고 비판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27일 성명을 통해 "여가부는 인권과 다양성, 성평등과 존중의 가치를 부정하는 발언을 한 국회의원과 일부 혐오세력의 주장에 대해 제대로 된 반박도 하지 않은 채, '문화적 수용성'이라는 말도 안되는 이유를 붙여 실질적인 정책 철회를 선언했다"라고 꼬집없다.

손희정 문화평론가도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수진영의 성보수주의 장사에 왜 여가부가 거간꾼이 되려고 하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보수주의자들과 보수진영은 성에 대한 공포를 조장하고 '자유주의자들이 나를 망치고 있다'는 불안감을 만들어서 자신들에 대한 지지를 끌어올린다"라며 "성에 대해 엄근진(엄격·근엄·진지)한 태도를 취함으로써 '도덕적 우위'를 취한 것 같은 착시현상을 만든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보수세력에게) 8.15 광화문 광장에서 벌어진 일을 돌파하기에 이만큼 좋은 떡밥이 없었을 터"라며 "그 떡밥을 김병욱이 물었고, 여가부가 키워준 셈이다. 정치적으로도, 하나도 이득 될 리 없는 선택이다"라고 언급했다.

첫 시작은 전광훈 지지 기독교 우파 단체

사실 이 책들에 대한 문제제기는 '나쁜교육에 분노한 학부모 연합'(분학연)이라는 단체에서 시작됐다. 지난 6월 25일 분학연이 운영하는 유튜브채널 '분학연 TV'에서는 '나다움 어린이책'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영상 8개가 한꺼번에 올라왔다. 분학연은 지난 총선에서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기독자유통일당을 지지 선언했던 기독교 우파 단체 중 하나다.

이어 8월 13일 한국경제신문사 출신 보수 논객 정규재씨가 운영하는 매체 <펜앤마이크>에 '여가부, 동성애 조장하고 성관계 외설적으로 묘사하는 동화책 대거 초등학교에 비치해 물의'라는 기사가 올라온다. <펜앤마이크>가 분학연과 공동으로 조사해 작성한 해당 기사는 총 7종의 책에 문제를 제기했는데, 이는 여가부가 회수를 결정한 책 명단과도 일치한다.

심지어 분학연 등 22개 단체는 지난 20일에는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르노 같은 동화책, 초등학교에 비치가 웬 말이냐"며 이정옥 여가부 장관의 사퇴를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어린이책의 일부가 '조기 성애화 내용을 담고 있고', '동성애를 인권이라고 가르치고 있어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 24일에는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여성가족부가 초등학교에 제공한 동성애를 조장하고 성관계를 외설적으로 묘사하는 동화책을 전량 수거 및 배포금지하여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고, 27일 오후까지 6만4천 여명이 참여했다. 김병욱 의원의 문제제기는 이와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사실상 검열... 학교에서 이 책으로 교육 어렵게 돼"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의 한 부분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의 한 부분
ⓒ 담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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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다움책' 논란에 대해 전교조 서울지부 여성위원회 소속 교사 솔리씨는 "해당 책들은 이미 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성교육 책들과 크게 내용이 다르지도 않다"라며 "결국 문제를 제기한 쪽의 주장대로라면 '아이들에게는 성교육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솔리씨는 "이번 조치로 대다수의 선생님들은 해당 책들을 교육을 위해 사용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면서 "사실상의 검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성폭력 예방을 위해서라도, 자기결정권이 무엇인지 알려주기 위해서라도 성행위가 무엇인지는 아동들이 알고 있어야 한다"라며 "아이들에게 올바른 성의식을 심어주려고 하는 교사들의 노력을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엄마 인권선언> 등 인권선언 시리즈를 낸 출판사 '노란돼지'의 김성은 편집장은 회수 소식을 듣고 "허탈하고 안타깝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기존의 성역할에 문제제기하는 방식으로, 짤막한 15개 조항으로 이뤄진 책이다. 고정화된 역할이 아니라 '나답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이야기하는 내용"이라면서 "책 한 권 전체를 보지도 않고 성기 노출이 된 장면만 보고, '이런걸 어떻게 애들에게 보여줘'라는 반응을 보이면서 선정적이라고 공격하고 있다"며 부당함을 지적했다.  

김 편집장은 "건강하게 성교육을 하기 위해서 이런 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이 생각에 동의하시는 분들이 목소리를 내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이번 기회에 아이들의 현실에 맞는 정확한 정보를 줄 수 있는 책이 무엇인지 터놓고 이야기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30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국가수준의 학교성교육 표준안 폐기를 위한 16,698명 서명 제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성소수자 배제하고 성차별하는 학교성교육표준안 폐기를 촉구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다.
 2017년 8월 30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국가수준의 학교성교육 표준안 폐기를 위한 16,698명 서명 제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성소수자 배제하고 성차별하는 학교성교육표준안 폐기를 촉구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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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아이들과 함께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를 봤다는 이성경 '엄마 페미니즘 탐구모임 부너미' 대표는 "아이들은 편견 없이 책을 본다, '(섹스에 대해) 신나고 즐거운 일'이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문제를 제기했던데 아이들은 거기에 전혀 포커스를 맞추지 않았다"라며 "사실적으로 가르칠 수 있으니까 더 교육적인 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각에서 부모들이 해당 책들을 비판하는 것과 관련해 "양육자들은 자신이 보수적인 성교육을 받아온 만큼, 아이들보다 더 공부가 필요하다"라며 '몰라도 되는거야'라는 말은 직무유기다. 시대가 달라졌고, 몸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가르치기 위해서 부모들이 부지런히 고민해야 한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25일 교육위에서 김병욱 의원을 반박한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측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동성애나 조기 성애화는 지나친 지적이다, 선생님들이 성교육 교재로서 쓰는 것이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라며 "김 의원의 문제제기는 지금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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