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당진시민축구단 창단을 위해 창단추진위원회가 발족했다. 김만수 당진시축구협회장을 추진위원장으로 추대하고, 37명의 추친위원들을 임명했다. 창단추진위원회는 유소년 양성, 도시 브랜드 가치 제고 등을 이유로 시민축구단 창단을 추진하고 있지만, 예산 투입 대비 운영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반대의견이 맞서고 있다.

더불어 공론화 과정이 미흡했다는 지적에 창단추진위원회는 오는 28일 당진시민축구단 창단 관련해 설명회를 개최하기로 했으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잠정연기됐다.

유소년 및 인재 발굴 및 양성 

창단추진위원회는 '당진시민축구단'을 비영리 사단법인 형태로 추진하고 있다. 오는 11월 공개 테스트를 통해 선수를 모집, 30명 내외로 선수를 구성하며 스탭으로는 감독과 코치 각 1명을 둘 예정이다. 오는 12월에는 창립총회를 열어 구단주와 단장을 결정짓고 2021년 1월 선수단 창단식과 발대식을 거쳐 2021년 3월에 개막하는 K4리그에 참가하겠다는 계획이다.

당진시축구협회에 따르면 지역에 엘리트(전문) 선수팀은 계성초, 신평중, 신평고에 축구부가 있으며 지난 6월 신성대 축구부가 새롭게 창단했다. 생활체육으로는 약 4000명의 축구 동호인들이 활동하고 있다.

창단추진위원회는 스포츠를 통해 지역민 화합과 단결, 도시 브랜드 가치 제고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시민축구단 창단을 통해 지역의 청소년 축구선수를 발굴하고 유소년 인재들을 육성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이를 위해 시민축구단 운영비 약 4억 원을 지역 축구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 운영에 쓸 계획이다. 유소년 클럽 운영을 지원하고, 방학 중에는 아카데미와 무료 축구교실을 운영할 방침이다. 또한 중등부 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리그전을 개최하고 지역 내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단일대회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 

공감대 형성 부족 지적

시민축구단 창단은 김홍장 시장의 민선7기 공약사항으로, 지난해 3월부터 8월까지 5개월간 창단 타당성을 두고 용역을 실시했다. 이룸경영연구소가 맡은 창단 타당성 용역에서는 시민 485명을 대상으로 시민축구단 창단에 대해 조사한 결과 51.3%는 찬성하지만 48%는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단 기금 기부 용의를 묻는 설문 조사에서는 '없다'는 의견이 70.3%에 달했으며 축구단 창단 이후 경기를 관람할 용의가 있냐는 질문에서는 '없다'는 의견이 52%로 나타났다.

찬반비율은 비등했지만 창단 기금 기부 용의와 경기 관람 용의가 절반도 미치지 못한 상황에서 시민축구단 창단 추진이 강행돼왔다. 이에 대해 당진참여연대 이한복 회장은 "시민축구단 창단 여부는 당진시민의 선택이지 당진시장의 공약 실천이 기준이 돼서는 안 된다"며 "시민들의 공감과 동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의 동의 없이 시민축구단 창단이 강행된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시민축구단에게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산 비해 실효성 우려

창단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운영비는 창단비용 3억4000만 원을 포함해 연간 약 13억~16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 중 8억 원은 당진시가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 6월에는 시민축구단 창단 및 법인설립 등에 2억6000만 원을 투입하는 등 올해 총 3억4000만 원의 예산 지원을 계획했으나 공론화 부족으로 3차 추경예산안 심의에서 당진시의회가 관련 예산을 부결시켰다.

일각에서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것에 비해 운영의 실효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이미 타 지자체의 시민구단들은 수입 감소, 인건비, 후원기업 유치 곤란 등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계약선수의 최저임금 인상 및 리그 승격 시 전체선수 수당 상승 등에 따라 보조금의 지속적인 증액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여있다. 

더욱이 프로 리그조차 관중 동원이 어려운 상황에 세미 프로 리그인 K4리그에 관중을 모을 수 있을지에 대해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한복 회장은 "추진 열의와 총 예산 규모에 비해 자부담 비율이 미약하다"며 "초기에는 8억 원을 지원하지만 이후에 지원 예산이 더 증액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상연 당진시의원은 "창단비용 3억4000만 원 지원이 끝이 아니라 이것이 방아쇠 역할을 해 매년 8억 원을 지원하게 된다"며 "8억 원이라는 큰 돈을 성과가 불확실한 곳에 쓸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지자체로부터 독립해야"

이에 창단추진위원회에서는 시즌권 약정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광고 수익과 입장료로 자립하겠다는 창단추진위원회에서는 약 2900명이 리그 시즌권 약정을 맺었다고 밝혔다. 또한 광고와 후원이 많이 들어오면 지원받는 시비는 반납할 계획이다. 체육진흥과는 역시 8억 원 이상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용역 보고 당시 유흥주 교수는 "시민축구단은 지자체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며 "매년 20%씩 예산 지원금을 삭감하거나 5년 내 재정을 독립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용역에서는 창단 초기 지자체 예산으로 재정을 확보하더라도 매년 기업의 후원금과 서포터즈 기부금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경제 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이라 기업들도 시민축구단에 대한 광고·후원금 지출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당진지역에 입주한 모 기업 관계자는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많은 기업들이 긴축에 들어갔다"며 "지금도 각종 행사에 주민들이 기업 후원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축구단이 창단된다면 기업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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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지역 주간 신문사 당진시대에도 실립니다.
시민축구단 당진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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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당진시대 박경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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