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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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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에 목을 매어서, 중국 눈치를 보느라 초기 방역을 못했다."

미래통합당이 철 지난 '친중국 프레임'을 다시 꺼내들었다. 봉쇄보다는 추적과 진단에 방점을 둔 문재인 정부의 'K-방역' 정책 기조 자체를 폄훼하는 모양새다. 정부가 '이번에' 잘못한 게 아니라, '초동 대응'부터 잘못했다는 취지로 읽힌다.

통합당은 25일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정부와 여권을 비판하는 데 입을 모았다. 최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주도한 지난 광복절 집회를 계기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과거 적극적으로 전광훈 목사 '띄우기'에 나섰던 통합당은, 비판적 여론에 직면하며 상승세를 타던 지지율마저 꺾이자 부랴부랴 '선 긋기'에 나섰다(관련 기사: "우리가 전광훈과 무슨 상관?" 통합당 재차 '손절').

대신 광복절 집회 이전부터 드러난 위험 신호들에 집중하며 '정부책임론'을 연일 제기하고 있다(관련 기사: 통합당 "코로나 대유행 정부 책임" 대국민사과 요구). 급기야 이날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는 몇 달 전 프레임까지 다시 꺼내든 것이다. 

중국인 입국 안 막아서 초동 대응 실패?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방역은 과학적‧의학적 사실이기 때문에 전문가 판단에 따라 할 일"이라며 "정치권에서 정치적 유불리를 따져서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지난 3월 1차 대유행 때에도 전문가들이 일곱 차례에 걸쳐서 '중국으로부터의 입국을 막아야만 확산 사태를 중단할 수 있다'고 했음에도 정부가 (입국 금지를) 하지 않아서 실패했다고 지적하는 전문가가 많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통령 스스로도 절체절명의 시간이라며 엄중하게 상황을 인식하는 마당에, 좌고우면 망설이면서 방역 선제 조치를 실기하지 않기 바란다"라며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안 하고도 확산을 막으면 다행이지만, 3단계 거리두기가 가지고 올 후유증과 어려움을 예상해서 문 대통령 정치권이 3단계 결정을 미루다가 훨씬 불행하고 큰 사태가 올 수 있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은 지난 2월 20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국무조정실장에게 "중국인 입국을 안 막아서, 중국인들이 들어와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로 인해 국민들이 외국에 나가는 데 입국 제한에 걸린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라고 질의했던 일을 언급했다. 지상욱 원장은 "국조실장은 '들어는 봤으나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라고 답했으나 2주 후에 94개국으로부터 입국 제한을 당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그 이후 정무위에서 똑같은 질문하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했더니 (국조실장이) 답변하지 못했다"라며 "지금 초동 대응을 잘한 대만(타이완)은 8월 20일 누진 확진자가 총 487명, 하루 확진자 수가 0.7명으로 한 명도 나오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김석기 의원(경북 경주시) 역시 "코로나 시작될 무렵에 많은 전문가들 그리고 일반 국민들도 '중국을 빨리 차단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라며 대만과 우리나라를 비교했다. 그는 "왜 초기에 중국을 차단 안 했냐"라며 "많은 사람이 분석해보면, 당시에 4.15 총선을 앞두고 시진핑 방한을 만들어 국민에게 발표하겠다는, 중국 눈치 보기 때문에 그런 결론을 내렸다 분석되고 있다"라고 자문자답했다.

그는 "중국의 양제츠가 와서 이제 시진핑 방한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국은 특별한 연내 방한 답변은 못 들은 것 같다"라며 "그 결과, 대만은 현재까지 사망자 7명, 우리는 309명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정부는 중국 눈치 보느라고 국민 300명 이상의 생명을 앗아갔다"라며 "이 정권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표적인 인포데믹스"... "프레임 쉽게 전환되지 않을 것"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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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국인 입국 금지의 방역 효과는 여전히 논란 대상이다. 선제적으로 중국인 입국을 금지해 초기 방역에 성공한 국가도 있는 반면, 입국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높은 발병률을 보이며 방역에 실패한 사례도 여럿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인수 식품의약품안전처 소통협력과장은 지난 6월 '감염병 위기와 인포데믹스: 실태 및 대안논의' 웹포지움에서 '중국 눈치를 보다가 입국 제한 조치를 하지 못해 방역에 실패했다는 보도'를 대표적인 인포데믹스 사례로 뽑았다. "입국 금지 조치를 시행한 많은 나라보다 한국이 바이러스 발생률, 사망률이 낮게 관리됐고 입국 금지 대상 대부분은 우리나라 국민이거나 재외동포였다"라며 "한국 언론이 이렇게 비판할 동안 주요 외신은 한국 방역을 칭찬했다"라는 지적이었다.

인포데믹스란 정보 확산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추측·뜬소문이 덧붙여진 부정확한 정보가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를 통해 전염병처럼 빠르게 전파되면서 개인의 사생활 침해, 경제, 정치, 안보 등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뜻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25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여권의 프레임에 맞대응하는 차원에서 '방역실패론'을 몰고 가기 위해 '친중국 프레임'을 다시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라고 풀이했다. "통합당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코로나 때문에 다시 상승세를 탔다고 판단한 것 같다"라며 "최근 통합당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전광훈=태극기 부대=통합당'이라는 여권의 프레임에 걸려들었기 때문으로 보고 경계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엄경영 소장은 "그러나 효과는 별로 없을 것"이라며 "코로나 정국은 절대적으로 여당한테 유리하다. 통합당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이를 피해보려고 하는 것 같지만, 이미 써 먹었던 프레임으로 쉽게 전환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태그:#주호영, #지상욱, #김석기, #미래통합당, #친중국프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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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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