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울림'은 경기도 수원을 중심으로 음악활동을 펼치고 있는 8인조 연주 팀이다.
특이하게도 멤버 모두 우리나라 고유의 선율악기 해금만을 연주해 하모니를 만들어 내는 독특한 그룹이다.

수원에 있는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해금을 가르쳤고 이 팀에서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한서영과 남다른 연주 실력과 가능성이 엿보였던 몇몇 수강생들이 함께 뜻을 모아 시작된 그룹이 바로 더 울림이다.

2017년 여름 관객을 상대로 한 첫 라이브 연주활동을 했고 수원은 물론 의왕, 제주, 부산 등 여러 지역에서 펼쳐진 다양한 행사에 참여해 생경할 수도 있는 여덟 대의 해금으로 정겹고도 아름다운 소리를 관객에게 선사하고 있다고 한다.

주말에만 시간을 내 연습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코로나19바이러스로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을 위해 '위로가 되는 해금 선율'을 들려주고 싶다는 더 울림.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가을과 겨울 예정돼 있는 일정들을 준비하기 위해 지난 15일 오후 6시 서울 동작구 사당동 소재 연습실에 모인 8명의 더 울림 멤버 중 한서영 음악감독, 리더 이창환, 멤버 최문오와 엄혜영 등 4명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해금으로 깊은 울림을 전하는 4년차 8인8색 연주그룹
 
 더 울림

더 울림 ⓒ 더 울림

 
- 더 울림 소개를 해 달라.
한서영(아래 한) : "2017년에 팀이 정식으로 꾸려졌다. 수원에 있는 한 문화센터에서 나는 가르치는 사람, 인터뷰 함께 하고 있는 세 분은 배우는 수강생으로서 이전부터 알게 됐다. 나는 대학에서 해금을 전공하고, 대학이나 문화센터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일을 해왔다. 특히 일반인으로 해금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남달랐던 분들이라 팀을 구성해 연주활동을 해보는 것도 꽤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했고, 서로의 마음이 통해서 4인조로 첫 발을 내딛고 이후 4명이 더 합류해 8인조 해금 그룹 더 울림이 완성됐다."

-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알려 달라.
한 : "2017년 7월 경기도 의왕지역에서 열린 콘서트에 참여한 후 수원, 부산, 제주 등 지역사회 축제를 필두로 비영리 연주단체로써 노인 및 공익단체 위문공연에도 10회 넘게 참여해 왔고, <더 울림 정기 음악회>도 2018년 이후 쭉 열고 있다."

- 연습방법과 연주 레퍼토리 선정 등이 궁금하다.
이창환(아래 이) : "주중에는 멤버 각자가 바쁜 일상을 보내야 하는 관계로 주말 몇 시간씩을 할애해 연습을 하는 상황이다. 시간을 쪼개 정해진 시간 내에서 연주 호흡을 맞출 수 있기에 최선을 다해 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문오(아래 최) : "한서영 음악감독님을 제외하고는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일반인들이 함께 모여 해금을 연주하는 그룹이라 특정 장르를 고집하지는 않는다. 가능한 관객과 서로 호흡하고 즐길 수 있는 곡들을 정해 연습해서 무대에 오르는 편이다."

직장생활과 병행하며 공연위주의 활동 이어가

- 어떤 계기로 해금을 배우고 활동까지 하게 됐나?
엄혜영(아래 엄) :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 등 악기를 배우고 고등학교 때는 기타로 실용음악과 진학을 목표로 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우연한 기회에 해금을 접하게 됐는데, 이 악기를 배우는 것이 무척 어렵다는 것이 더 큰 매력으로 다가와 계속 연습하고 연주를 하게된 계기가 된 것 같다. 음성언어치료사로서 이비인후과에서 일하고 있는데, 환자를 치료하는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이 : "가정과 직장생활을 하면서 내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취미를 갖고 싶었다. 문화센터 수강과목 중 해금배우기가 눈에 들어왔고 나 혼자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계속 시간이 흐를수록 빠져들면서 비영리단체로 활동 중인 더 울림의 회장 겸 리더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웃음)"

최 : "여가생활을 다양하게 하는 편인데, 악기도 하나 쯤 다뤘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 와중에 해금이 눈에 띄었고 서양악기의 베이스와 같은 역할을 하는 저음해금에 남다른 관심이 있어 멤버 중 유일하게 이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팀의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웃음)"

- 각자의 경험 상 해금과 잘 어울리는 음악(곡)은 무엇인가?
한 : "30년 정도 해금을 해온 경험상 밝고 맑은 장단의 우리민요를 연주했을 때 가장 그 소리의 빛이 나는 것 같다. 현대음악 중에서 단조의 슬픈 멜로디 곡들도 해금으로 해석될 때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데, 그 중 해금으로 연주하는 민요곡들은 따라 갈 수 없다고 본다.(웃음)"

이 : "잔잔한 분위기의 음악을 평소 좋아하기에 그런 부류의 곡들을 익히고 연주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아일랜드 음악 'Sally Garden(샐리 가든)'이나 '희망가' 같은 곡들이 해금으로 재해석되면 곡의 감동이 넘칠 듯싶다."

엄 : "영화 <해어화> OST에도 담긴 '계면조 평거(사랑거즛말이)'를 무대에서 연주한 적이 있는데, 해금으로 표현해내기 정말 좋은 곡이란 생각한다. 계속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서 이 곡을 더 멋지고 완벽하게 연주하는 게 목표다.(웃음)"

최 : "해금연주자 정수년 님의 '세상에서 아름다운 것들'이란 곡이다. 해금 연주가 들어간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익히 알 것 같은데, 나 또한 이 곡에서 전해지는 연주의 오묘한 선율에 빠져들 때가 많다."

- 공연을 거듭할수록 드는 생각이 있다면?
최 : "잘 해낼 수 있을지 긴장과 떨림은 여전한 것 같다. 하지만 지인들이 공연을 보고 연주 실력이나 무대에서의 모습이 나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해 줄 때면 다음엔 더 잘 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긴다."

엄 : "처음엔 긴장도 많이 했지만 즐기려고 하는 편이다. 무대 위에서 객석에 있는 관객들과 시선을 맞추고 표정을 보는 것도 흥미롭고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것이 큰 선물인 것 같다."

이 :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새로운 곡을 배우고 연주하는 과정도 있긴 하지만, 연주 레퍼토리가 쌓아져 가고 잘 하는 곡이 늘어가는 것을 공연 무대에서 체감하게 된다."

한 : "멤버 겸 음악감독으로서 더 울림에서 역할을 하면서 라이브 무대에 올라 갖게 된 생각은 해금을 사랑하고 연주도 잘 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수 있도록 저변확대에 힘쓰겠다는 거였다."

작은 소리를 모아 큰 울림을 관객에게 꾸준히 전하고 싶어
 
 더 울림. 좌로부터 이창환 유미선 조은영 용주영 한서영 김선미 엄혜영 최문오

더 울림. 좌로부터 이창환 유미선 조은영 용주영 한서영 김선미 엄혜영 최문오 ⓒ 더 울림

- 여덟 명이 하나가 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인가?
한 : "작은 소리들이 모여 울림이 된다는 우리 그룹명에 모든 것이 집약돼 있다. 8개의 해금이 함께 해 작은 소리를 큰 소리로 탄생되고, 그것이 듣는 이들에게 '울림'으로 다가갈 수 있음에 멤버 모두에게 보람과 행복, 희열과 감동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 잊지 못할 에피소드나 순간을 떠올려 본다면?
이 : "2017년 11월 수원에서 열린 문화제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막상 처음 무대에 올랐을 때 완전 백지상태가 돼 외웠던 악보가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다행스럽게도 평정심을 찾을 시간을 주셔서 마음을 가다듬고 기억을 떠올려 무사히 연주를 마쳤던 순간은 다시 생각하면 식은땀이 나곤 한다.(웃음)"

엄 : "재작년 8월 제주도 유채꽃 축제에 참여했는데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 정말 힘겹게 연주를 마쳤던 순간이 떠오른다."

최 : "부산에서 열린 한 지역 축제 행사에서 우리가 준비해 갔던 곡들을 행사의 분위기와 맞지 않다는 이유로 부득이하게 전부 들려드리지 못했던 경험이 떠오른다.(웃음)"

한 : "작년과 재작년 우리 팀 정기 공연에서 '네모의 꿈'이란 곡을 연주할 기회가 있었다. 직장인으로서 음악활동을 하는 멤버들의 일상 속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무대 리허설 중 보게 됐는데, 연습시간에만 지켜보았던 다른 팀원들이 얼마나 힘겹게 평상 시 연습을 하는 것을 보며 커다란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새삼스러울 정도로 새로웠다.(웃음)"

- 정식으로 음원 또는 앨범을 낼 계획도 있나?
한 : "당분간은 라이브 위주의 활동에 주력하게 될 것 같다. 우리가 연주한 모습들을 좋은 음질이 반영된 라이브 클립들을 유튜브 등 SNS에 올려 알리려 한다. 음원 또는 앨범의 경우 더 울림의 연주곡목들이 더 많아지고 완성도가 높아졌을 때 모두 함께 뜻을 모아 발매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멤버 변화 없이 함께 성장하고 연주하는 것, 더 울림 모두의 꿈

- 특별히 어떤 사람들에게 해금연주를 들려주고 싶은지?
최 : "지인들만을 위해 해금 연주를 하는 게 하나의 꿈이다. 안락한 공간에서
편안한 소리를 그들에게 전하고 싶다."

엄: "외할아버지를 위해 연주하고 싶다. 악기를 놓지 않고 음악과 계속 조우할 수 있도록 큰 가르침을 주셨다."

이 : "정년을 마치고 유럽에 가서 버스킹 공연하는 게 꿈이다. 가장 먼저 향하고 싶은 도시는 오스트리아의 비엔나다. 음악여행 프로그램 <비긴 어게인>에서 연주자의 음악에 집중해 들어주는 사람들의 모습이 강렬하게 다가왔다. 꼭 이루려 한다. (웃음)"

- 어떤 팀으로 기억되길 바라는지?
최 : "우리 음악을 듣는 관객이나 대중에게 '뜻밖의 선물'을 전하는 팀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해금을 아는 일반인들이 대다수란 생각이 든다. 더 울림 여덟 명이 내는 소리가 세상의 커다한 울림을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엄 : "더 울림이 지속되는 한 쭉 이 팀원으로 활동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연주와 음악을 좋아하는 관객들도 여덟 명이 각자의 해금 소리로 변함없는 하모니를 만들어 내왔다고 인정해 줄 것 같다."

이 : "우리 멤버 모두가 해금을 통해 행복하고 건강해지길 매일 아침 기도를 한다. 그렇게 돼야 가족과 친구, 지인 더 나아가 관객에게도 진심이 담겨 있는 소리를 전달할 수 있을 거다. 오랜 시간 해금연주로 동거 동락한 사람들로 기억 될 수 있지 않을까?"

한 : "원래 독주 위주로 활동을 해왔다. 8개의 해금 연주곡을 들려주는 더 울림을
창단하고 멤버들과 함께 하면서 선율악기만의 화음이 얼마나 아름답고 감동이 배가 되는지 하루하루 와 닿는다. 멤버들의 실력 또한 점점 향상되고 있는 것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면서 뿌듯한 마음 가득하다. 앞으로도 그룹 더 울림이 해금으로 세상에 큰 감동과 울림을 퍼뜨렸다는 평가를 얻길 바란다."
더울림 해금 8인조 한서영 직장인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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