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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가운데)와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오른쪽), 최해영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왼쪽)이 1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고 모든 도민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이재명 경기지사(가운데)와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오른쪽), 최해영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왼쪽)이 1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고 모든 도민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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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1일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사랑제일교회(담임목사 전광훈) 교인 명단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 "박원순 시장님의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진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이 지사는 교회를 관할하는 지자체는 서울시지만 도내에서도 관련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으니 직접 강제조사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경기도는 전날(20일)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강제역학조사를 위해 별도의 팀을 꾸려 1차로 현장에 파견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관할 권역을 내세우며 거부해 대부분 복귀했다. 이날 교회에 대한 현장조사를 시도한 서울시 등 방역당국은 교회 측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밤샘 대치 끝에 결국 교인 명단 확보에 실패했다.

경기도는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역학조사가 계속 진척이 없을 경우 도 차원에서 서울시 등을 배제한 채 단독으로라도 강제조사를 단행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 경기도 역학조사팀 거부... 교인 명단 확보 실패

경기도는 지난 20일 이 지사의 지시에 따라 신천지 과천본부 강제조사 당시 역학조사 인력을 중심으로 한 30여 명의 지원반을 꾸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 파견했다.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2명도 동행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관할 권한을 내세우며 거부했고, 결국 경기도 지원반은 역학조사관 한 명만 현장에 투입한 채 대부분 철수했다.

경기도로서는 사랑제일교회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어서 강제역학조사를 통해서라도 교인 및 집회 참석자 명단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앞서 사랑제일교회는 지난 8일과 15일 서울 광화문 집회를 주도하면서 성남시 야탑역과 고양시 화정역 등에서 집회참석을 독려하는 서명운동 등을 진행했다. 당시 서명 작업을 벌인 교회 관계자들은 대부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따라서 경기도는 이들이 서명을 받으면서 다른 시민들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감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접촉자 조사를 위해 야탑·화정역 등에서 확보한 서명자 명단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사랑제일교회는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집단 발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20일 오후 서울시 역학조사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교회측의 반발로 대치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경찰들이 사랑제일교회로 통하는 골목에 배치되어 충돌에 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집단 발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20일 오후 서울시 역학조사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교회측의 반발로 대치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경찰들이 사랑제일교회로 통하는 골목에 배치되어 충돌에 대비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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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과 서울시, 성북구청, 경찰 등도 20일 오전 10시쯤부터 교인 명단, 광복절 집회 참가자 명단 등을 확보하기 위해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시도했다. 하지만 21일 오전까지 밤샘 대치 끝에 결국 빈손으로 돌아갔다.

교회 측은 '변호사가 입회해야 한다'며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압수수색 영장을 가져오라'며 조사관의 진입을 거부했다. 서울시가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별도의 영장제시가 필요 없는 행정조사라고 반박했지만, 양측의 대치는 밤새 계속됐다. 교회 건물이 잠겨 있고, 교회 관계자들이 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서 방역당국 등은 21일 오전 3시쯤 현장에서 철수했다.

사랑제일교회 조사 난항... 신천지 강제조사 가능했던 이유는?

추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정확한 명단을 바탕으로 진단검사나 자가격리 안내가 시급한 상황이지만, 협상을 내세우고 있는 서울시의 방식에 경기도는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경기도가 서울시 등을 배제한 채 단독으로라도 강제역학조사에 나서겠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관할 구역이 서울이라, 저희가 타 지방정부 관할 구역까지 가서 강제조사를 하는 게 불법은 아니지만 적절하지 않은 측면이 있어서 자제하고 있다"면서 "계속 진척이 없고 경기도에 피해가 확대되면 타 지방정부 관할이라도 경기도가 직접 가서 행정조사, 역학조사를 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지사는 또 "지금 현재 조사단은 언제든지 출동할 수 있는 상태로 비상대기 중"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도는 지난 3월 과천 신천지예수교회 총회 본부를 강제조사 했던 경험이 있어서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강제조사도 언제든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일 오후 경기도 가평 청평면 고성리 '평화의 궁전' 앞에서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의 감염병 의심자 조사진찰을 위해 경찰, 소방관, 보건소 직원등  진입 후 진행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이 총회장은 이미 현장을 떠나 과천으로 향했고 통화로 과천보건소에서 검사를 내용을 확인 후 이 지사는 조사팀을 철수 시켰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일 오후 경기도 가평 청평면 고성리 "평화의 궁전" 앞에서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의 감염병 의심자 조사진찰을 위해 경찰, 소방관, 보건소 직원등 진입 후 진행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이 총회장은 이미 현장을 떠나 과천으로 향했고 통화로 과천보건소에서 검사를 내용을 확인 후 이 지사는 조사팀을 철수 시켰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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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경기도는 신천지 총회본부에 도 역학조사관 2명, 역학조사 지원인력 25명, 경기도특별사법경찰단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2명 등 총 40여 명을 투입했다. 현장조사 초기에는 신천지의 반발로 답보상태가 계속됐지만, 이재명 지사가 직접 현장을 찾아 지휘하면서 역학조사가 순조롭게 진행됐다. 당시 이 지사는 "대규모 감염을 막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없다"며 "신천지 측이 명단을 제출할 때까지 더는 지체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강제조사 배경을 설명했다. 경기도는 당시 강제조사로 신천지 신도 3만3,582명과 과천 신천지교회 예배 신도 9,930명의 명단을 확보했다.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감염병예방법상 역학조사 불응 시 최고 징역 2년의 처벌이 가능하고, 현행범은 누구나 체포할 수 있다"며 "역학조사를 거부하던 신천지도 '현행범 체포' 카드를 꺼내자 순순히 조사에 응했다"고 설명했다. 집행기관의 강한 의지와 빠른 현장 판단력이 강제조사를 가능케 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신천지 때 노하우도 있고, 조사단이 언제든 출동할 준비도 돼 있다"면서 "서울시를 배제한 채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강제역학조사를 실시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재명의 딜레마

이재명 지사도 21일 SNS를 통해 강제조사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지사는 "역학조사를 거부하거나 회피 방해하는 것은 감염병법 위반인 동시에 다중이 물리력으로 저항 또는 방해한다면 이는 특수공무집행방해죄에도 해당하며, 현행범으로서 검사나 경찰이 아니더라도 현장에 있는 누구나 체포하여 경찰에 인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또 "이걸 모를 리 없는 변호사가 '압수수색 영장'을 요구하거나 교회 측이 법적 근거도 없이 변호사 입회나 영장을 요구하며 조사를 거부한 채 출입을 무력으로 막는 것은 모두 중대범죄의 현행범"이라고 지적했다.

"'영장을 가져오라', '변호사입회 없이 할 수 없다'는 말 같잖은 주장과 조사방해에 조사를 포기한 공무원들이나, 불법이 자행되는 무법천지 현장을 보고도 방치한 경찰이나, 조사에 반발한다고 하여 적법하고 간소한 행정조사를 포기한 채 엄격하고 시간 걸리며 효과도 제한적이고 심지어 우회적 편법이라 비난받을 수 있는 형사 절차로 영장을 발부받아 압수수색을 하겠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이 지사는 "지금 이 순간에도 경기도에는 장막 뒤에서 코로나19가 들불처럼 번져가고 1,370만 도민들은 생명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면서 "저는 최고안전책임자로서 과잉행정이라는 비난을 받더라도 감염원을 찾아내 확산을 조기 저지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법률위반은 아니지만, 일정한 선을 지켜야 한다는 정치도의적 요구도 쉽게 무시할 수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 지사는 "최악을 상정한 만반의 준비는 갖추되 답답한 마음으로 지켜만 보아야 하는 상황에서 박원순 서울시장님의 빈 공간이 너무 크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태그:#이재명경기도지사, #사랑제일교회, #전광훈목사, #코로나19, #사랑제일교회강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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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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