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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교통약자로 태어나 교통약자로 죽는다" (http://omn.kr/1ong0)에서 이어집니다. 
 
이유협동조합에서 업무하는 모습.
 이유협동조합에서 업무하는 모습.
ⓒ 이유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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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창업이 정말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이걸 내가 해야겠다'라고 결심한 계기가 있을까요?
양윤정: "이 질문을 많이 받아요. 그때마다 '어머니가 장애인이시다 보니 장애인 이동권 문제의 실상을 잘 알아서 창업을 결심했다' 그런 식으로 답해왔는데 문득 다른 생각이 들었어요. '그냥 어느 순간 기회가 왔기 때문 아닌가'하고. '사랑도 한순간에 찾아오듯 이 일도 한순간 저에게 찾아온 게 아닐까' 해요.

저는 제가 이 일을 하게 될 줄 상상도 못 했어요. 어머니가 장애인이지만, 장애인의 이동 문제에 대해선 실감하지 못하고 지냈거든요. 그러다 어머니가 스스로 이동하려면 '두리발' 말고 방법이 없는데 그게 너무 불편하다고 토로하셨어요. 그때 이걸 문제라고 강하게 인식했어요. 그리고 그때 마침 이사님께서 이 문제를 깊게 파고드셔서 창업하게 되었네요. (웃음)"

최재영: "택시 배차업무를 해본 적이 있어요. 그래서 택시들이 손님 없이 공치면서 돌아다니는 시간이 상당히 길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 택시들을 짬짬이 활용해 렌터카 회사처럼 운영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그걸 위한 자동배차시스템을 개발했어요. 그런데 '타다' 사태와 맞물리면서 초기 BM(비즈니스 모델, Business Model)에 문제가 생긴 거예요. 고민을 거듭하던 어느 날 '개발한 배차시스템을 장애인 콜택시에 접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 어쩌다 보니 소셜벤처를 시작하신 셈인데, 이유는 '소셜 임팩트'를 어떻게 다루나요?
최재영: "단순 기부 등이 아니라 BM과 미션이 완벽하게 맞물려야 소셜 임팩트를 더 잘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장애인 분야에서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지나치게 수익을 부풀리는) 장사'를 하려는 업체가 종종 있어요. 교통약자들은 교통만이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약자인 경우가 많잖아요. 그렇기에 교통약자 당사자에게 비용을 받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지원하는 중간기관이 비용을 지불하는 거죠. 예를 들어 복지관 같은 곳에서 수수료를 받는 구조의 BM을 설계하는 거예요. 저희가 교통약자에게 직접 수익을 얻는 경우는 앞으로도 없을 거예요."

- 그렇지 않아도 기존의 교통약자를 위한 서비스가 확대되지 못하고 있었던 주요 이유 중 하나가 '예산 부족'이라고 들었어요. 이유는 이 문제에 대해 어떤 대안을 갖고 계신지, BM에 대한 설명을 좀 더 듣고 싶어요.
최재영: "우선은 자동배차시스템 솔루션을 B2B(기업과 기업 사이에 이루어지는 전자상거래, Business to Business), B2G(기업과 정부 간의 전자상거래, Business to Government)로 판매합니다. 교통약자와 필요기관을 연결해주고, 정부나 기관에 수수료를 받는 거죠. 장애인 콜택시 혹은 유사 서비스를 운영하는 곳이 많아 이곳들을 대상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여 수익화가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둘째로는 탄소포인트제를 이용한 수익화입니다. 이유의 솔루션인 배차시스템, BFDRT, 카풀 등을 활용하면 차량이 운행되는 횟수와 주행 거리를 줄일 수 있죠. 그런데 올해부터 환경부에서 주행거리를 감축한 만큼 현금으로 돌려주는 '자동차 탄소포인트제'를 시행하고 있어요. 아직은 미리 신청한 개인 운전자 일부에게만 해당되는 제도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런 식으로 수익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점쳐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예산 효율화입니다. 교통약자들은 교통비를 국가에서 지원받아요. 장애인 콜택시 비용도 지원받고,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할 수 없을 경우 일반 택시 비용을 지원받는 '바우처'도 있습니다. 특수학교의 경우에는 부모가 직접 자가용으로 등하교를 시켜도 그 비용을 지원합니다. 이유가 제안하는 솔루션은 모두 현재보다 비용 대비 주행거리를 늘려주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요.

2019년 기준, 교통약자 한 명이 장애인 콜택시를 통해 8.2km(교통약자의 1회 평균 이동거리)를 이동할 때 약 4만 2천 원 든다고 합니다. 그런데 같은 거리를 승용차로 카풀해서 가면 1930원밖에 들지 않아요. 이유의 솔루션들을 활용하면 같은 예산으로 지금보다 2~3배 이상의 인원에게 이동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거예요. 예산을 확충하지 않아도, 있는 예산을 더 알차게 쓰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거죠."
 
초심을 잊지 않기 위해 '협동조합' 선택

      
회의하는 모습
 회의하는 모습
ⓒ 이유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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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유는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사업 내용을 보자면 일반 기업 형태였어도 가능했을 것 같기도 한데요. 협동조합이라는 형태를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특별한 장점이 있나요?
최재영: "사실 좋은 점은 하나도 없어요. 사업계획서 쓸 때 괜히 이름만 길고 소개도 힘들어요. (웃음) 벤처캐피탈·액셀러레이터에 가장 많이 듣는 얘기가 ' 너희가 얻는 데이터의 양과 질이 앞으로 정말 중요한데 왜 이걸 협동조합으로 하냐'예요. 하지만 저희는 '인간이 살아가는 데 가장 필수적인 부분은 공공성을 가져야 한다'라고 생각해요. 

기업 하나에 좌지우지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이동권은 기본권을 위한 문제니까, 착취적인 플랫폼 사업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 '초심'을 잊지 않도록 이런 형태를 고른 겁니다. 다시 말하지만 좋은 점은 정말 없어요."

 - 조합원으로 가입했을 때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최재영: "명예? 지금은 그렇네요. 지금은 이동권 문제에 순수하게 동의하는 사람만 가입하세요."

양윤정: "저희 딸도 가입했어요. 자기 스스로 1년간 고민하고 용돈을 모아서." (*참고로 이유 협동조합의 출자금 1계좌는 30만 원)

최재영: "지금은 저희가 조합원분들께 받는 게 더 많아요. 재능기부를 해주거나,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자신들이 가진 네트워크를 통해 접점을 연결해주세요. BM 외에도 저희가 확보한 교통약자 풀을 활용해 교통약자들을 라스트마일 물류연계, 차량정비 분야 인력으로 중개하는 방식의 확장도 고려 중인데요. 지금 부산 북구청과 협의 중이에요. 3년 안에 조합원분들께 이런 부분의 혜택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류비나 정비료를 저렴하게 해준다든지, 그런 것들이요."

- 그러고 보니 그냥 협동조합이 아니라 '사회적협동조합'인데, 무슨 차이가 있나요?
최재영: "일반 협동조합은 영리기업이지만, 사회적협동조합은 100% 비영리입니다. 배당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어요. 그래서 저희는 '비영리 스타트업'이라고 할 수 있죠."

- 비영리 스타트업이라니 상당히 모순적으로 들려요.
최재영: "최근에 확산하기 시작한 개념이죠. 부산에서는 저희가 최초라고 알고 있습니다. 사회적기업, 비영리법인이라고 할 때 떠오르는 일부 잘못된 이미지들을 탈피하고 싶어요. 다시 말해 저희는 자원봉사가 아닙니다. 기본권을 보장한다면서 정작 그걸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제대로 된 보상도 못 받는 그런 형태는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저희의 경쟁상대는 정부가 아닌 일반 기업입니다. 카카오택시 같은 곳과 싸워 이겨야 하는 거죠. 그러려면 정말 더 많은 활동을 해야 해요. 장애인 단체, 기관들과 끈끈한 인연을 맺고 월등한 차이를 만들어야 하죠. 이 일을 그렇게 하려면, 좋은 퍼포먼스를 내줄 사람이 많이 필요해요. 그런 사람은 적은 임금으로 오지 않겠죠.

사회적경제조직들은 저임금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지만, 저희는 대기업 수준으로 책정해줘야 맞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더 우수한 사람이 '비영리여서 한계도 있겠지만 그래도 가치 있어'라며 함께할 수 있어요. 이유는 2~3년 후에 사회적경제조직 중 가장 평균임금이 높은 회사가 될 거예요. 웬만한 기업의 CEO만큼 말이죠. '비영리라면서 이렇게 돈 받아도 돼?' 할 만큼이요. 그래야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여주는 사례가 되려고 해요. 비록 지금은 아무것도 없지만. (웃음)"
     
- 부산 최초 비영리 스타트업이라고 하셔서 생각났는데, 이유는 국내 최초 국토교통부 인가를 받은 교통부문 사회적협동조합이기도 하잖아요?
최재영: "애초에 사회적협동조합은 무조건 주무부서의 인가를 받아야 설립할 수 있어요. 처음엔 보건복지부에 갔는데, 인가해 준다면서 3달 넘게 끌더니 국토교통부로 또 보내더라고요. 인가받기까지 거의 1년이 걸렸어요. 그래서 국회에 왜 안 해주냐고 민원도 넣고 그랬어요.
  
인가가 안 나오는 동안 아무것도 안 할 순 없으니까 '이유 사회적협동조합 설립위원회'를 만들어서 이런저런 논의를 하러 다녔어요. 그런데 '실체가 없다'는 이유로 논의 중간에 많이 튕겨 나갔어요. 그때 부산 창조경제혁신센터(아래 창경)에 입주하게 되면서, 그 뒤로는 창경의 이름값 덕분에 논의가 잘 진행됐어요. 그래서 마냥 인가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아니라 필요한 일들을 미리 해둘 수 있었습니다. 창경에 감사한 부분이죠."
  
- 창경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이유는 부산 지역에 기반한 '로컬'기업이잖아요. 부산에서 사업을 한다는 것에 대해서 하실 말씀 있으실까요?
양윤정: "저희가 작년에 지원사업 대상이 돼 받은 비용 중에 제일 많이 지출한 게 '여비'예요. 서울 올라가는 비용이요. 일주일에 사흘씩은 늘 서울에 있었어요. 협업사가 서울에 있거든요. 하루에 두 번 서울과 부산을 왔다 갔다 한 적도 있고요. 지원사업 검토하는 분들이 놀라요. 여비 항목이 왜 이렇게 크냐고."

최재영: "그래도 장점은 경쟁상대들한테 노출이 덜 된다는 거? 부산 스타트업 생태계가 꽤 괜찮아요. 초기부터 IR준비포럼까지 기업 단계별로 필요한 게 잘 갖춰져 있달까요. 저희는 창경 통해서 8주간 언더독스의 액셀러레이팅을 받았어요. 힘들기도 했지만 정말 많이 성장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양윤정: "서울과 거리상 차이가 있어서 그런지, 오히려 부산끼리 끈끈하게 네트워크가 이뤄지는 것도 같아요. 스타트업 네트워크 모임인 '파운더스' 같은 것도 있고요."

- 이번 크라우드펀딩은 HUG(주택도시보증공사)에게 지원받아 진행됩니다. HUG의 지원사업은 어떻게 알게 되어 신청을 결심하셨는지 궁금해요.
최재영: "국토부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에 선정되어서 5억~6억 원 정도를 받게 되긴 했는데, 30%는 좀 나중에 준다는 거예요. 여기 참여 기업이 대기업이거든요? 그런 곳은 늦춰져도 별문제 없겠지만, 저희는 큰 문제이에요. 2억 원이 비는 셈인데 (기업 형태상) 투자받아서 메꿀 수도 없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대출형 크라우드펀딩 서비스 비플러스를 운영하는 박기범 대표에게 크라우드펀딩으로 조달할 수 있는지 여쭤보려고 연락했는데, 마침 HUG 사업을 추천해주셔서 신청하게 됐습니다."
  
- 타이밍이 잘 맞아서 다행이에요. '크라우드 펀딩'은 단순히 자금을 조달받는 게 아니라 대중과 만나는 단계가 하나 더 끼는 셈인데, 이 부분에 대한 기대 같은 건 없나요?
최재영: "있죠. 사실 2019년부터 박기범 대표와 펀딩을 타진하고 있었어요. 홍보 측면으로 기대하는 게 있었거든요. 약자들은 약자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게 어려워요. 가진 정보에서부터 차이가 나버리니까요. 그래서 이걸 알고 있는 다른 사람들이 해결 의지를 갖고 나서줘야 해요. 그 때문에 저희가 복지관을 엄청 돌면서 사람을 모으고 영업을 하는 것이기도 하고. 크라우드펀딩이 그런 역할을 해주었으면 해요.

펀딩을 통해 만나는 분들이 채권·채무 관계, 단순히 지나가는 관계로 끝나는 게 아니라, 저희의 동반자가 되어주셨으면 좋겠어요. 단순한 불우이웃돕기를 넘어 새로운 대안을 제안하려는 저희를 지지해주시는. 저희의 비전, 미션에 공감하며 사람 살만한 세상으로 바꾸는 7년의 여정에 같이 참여해주실 분들을 만나고 싶어요."

- 마지막 질문입니다. 만약 5천만 원이 아니라 무한정 쓸 수 있는 자금이 있다면 무엇을 가장 먼저 하고 싶으세요?
양윤정: "저 이거 정해 놨어요. 사옥을 지을 거에요. 직원이 늘어나는데 자리가 없어요. 책상도 모자라요. 어쨌든 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 사람을 위한 자리가 필요해요."

최재영: "자금이 무한하다면 저는 딱 하루만 쉬고 싶어요. 자금을 모으러 다니는 것도 다 일인데 그게 필요 없어지니까. 고민 없이 좀 쉴 수 있지 않을까? 무한정 아니고 한 10억 원만 돼도 하루는 쉴 수 있을 거 같아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하상선씨는 '임팩트 투자'로 사회혁신기업을 지원하는 P2P 플랫폼 비플러스 소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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