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혁명 후 결사대를 조직해서 국내로 진입하려는 청년들이 많았다. 무장대오를 이루진 못했지만, '결사'라는 표현에서 조국 독립을 위해 희생하려는 각오를 읽을 수 있다. 만주 각지에서 항일 무장대오가 편제되자 결사정신을 바탕으로 청장년들이 입대했다. 독립운동의 근거지에서 항일 전사가 되는 것은 한 몸을 조국광복에 바치는 다짐에서 시작됐다.

항일전쟁은 독립군의 유일한 바람이고 '신대한'의 독립군은 전쟁에서 희생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항일전쟁 시기 독립진영에서 가장 널리 부른 ｢독립군가｣(3절)는 이렇게 표현했다.

너 살거든 독립군의 용사가 되고 / 나 죽으면 독립군의 혼령이 됨이
동지야 너와 나의 소원 아니냐 / 빛낼 이 너와 나로다

 
독립군 전사(戰士)의 소원은 오직 '압록강과 두만강을 뛰어 건너 악독한 원수무리를 쓸어 모는'(｢독립군가｣ 4절) 것이었다. 독립전쟁의 대의 앞에 삶과 죽음은 하나이다. 전사해서 혼령이 된다 해서 그 뜻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용사의 의지 속에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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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군가 악보 3.1혁명 후 가장 널리 부르던 독립군가다. 만주뿐 아니라 임시정부의 공식 행사에서도 이 독립군가를 불렀다.
ⓒ 독립군시가집 배달의 맥박	관련사진보기

   
｢봉기가｣(2절)는 이렇게 외쳤다.
 

한산의 우로(雨露) 받은 송백까지도 / 무덤 속 누워있는 혼령까지도
노소를 막론하고 남이나 여나 / 어린 아이까지라도 일어나거라
 

 
독립전쟁에 국민 모두가 참여할 것을 노래하며, '혼령'까지 일어나 봉기에 참여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항일전투에서 희생된 전사의 몸은 스러져도 독립 의지는 살아 독립전쟁을 완수하는 결의로 나타난다.

전사와 생존 사이, 그 어딘가 

전사는 '빛나는(성결한)' 것이었다. ｢기전사가｣(3절)는 이렇게 표현했다.
 

하나님 저희들은 일후에도 / 천만대 자손의 행복을 위해
결단코 한 목숨 바치겠으니 / 빛나는(성결한) 전사를 하게 하소서

 
노래를 통해 독립군의 전사에 대한 인식을 보았는데, 전사를 빛나게 생각하는 것은 전투에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용감히 싸운다는 뜻이지 살아야할 상황에서 죽음을 택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독립군행진곡｣ ｢용진가｣ ｢작대가｣ ｢항일전선가｣ ｢혁명군행진곡(노병회가)｣등 수많은 독립군가는 독립의 뜻을 이루기 위해 모두가 항일전선에 나서 분투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신민단 군인 8명이 일본군과 싸우다 전사했다. 홍범도는 그들을 좋은 곳에 묻어 주고 "조선 독립을 위해 영웅적으로 전사했다"고 부하들에게 말했다. 또 개별 행동을 하다가 희생된 것을 지적하며 이렇게 일깨웠다. "우리는 죽지 아니하고 독립을 해야 된다. 죽고서 독립을 하여도 좋지만 같은 값이면 죽지 말고 독립하여야 된다."(이종학, <홍범도군대 독립군>) 적은 병력의 독립군이 항일전쟁에서 승리하는 길은, 가능한 한 희생되지 않고 살아서 항전력을 강화해야한다는 뜻이다.

독립군 훈련은 강한 행군과 소부대전술을 중시했다. 빠른 행군은 독립군이 일본군과 전투하며 살아남아 다음 전투를 준비하는 기초였다. 1920년 일본군의 만주침략 당시 청산리전투에서 대승을 거두었지만, 처음에 각 독립군단 지도자들이 작전회의에서 피전책(避戰策:전쟁을 피하는 계책)을 택했던 것도, 당시 상황에서 독립군 보존이 가장 중요하다는 전략적 판단 때문이었다.

항일전투에서 불가피한 전사와 살아남아 다른 전투를 준비하는 생존 사이에 독립군은 존재했다. 죽음과 삶 사이에 어느 쪽이 옳다고 단언할 수 없지만 선택의 순간이 다가올 때 독립군은 독립전쟁의 힘을 강화·보존하는 길로 나아갔다. 1924년 일제 당국은 국내로 진입해 작전하는 독립군이 전술적으로 뛰어나다고 평가하며 일제 경찰대와의 전투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동아일보> 1924.6.29. 이하 출처 인용에서 날짜만 적는다.)
 

경찰대를 산협에 유인하야 일시에 총공격을 하며 혹은 물러갈 때에도 한두 명의 응전군을 남기여 두고 그들이 싸우는 동안에 나머지 전체가 비밀히 종적을 감추는 등, 참으로 경찰대로서 어찌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전투 때 독립군 모두가 후퇴할 수 없으면 1-2명이 남아서 추격을 막았다는 것이다. 남은 독립군은 교전 중 부상을 당해서, 또는 다른 독립군의 안전 퇴각을 위해 자원했던 것이다. 그들은 마음 속으로 이곳을 자신이 전사할 곳으로 되새겼다. 동지들이 안전하게 퇴각한 뒤 1-2명이 일제 경찰대의 총격을 뚫고 무사히 근거지로 귀환할 수 있는 가능성은 적기 때문이다.

퇴각 시에도 독립군 중 1~2명 남아 응전...  일제 "참으로 어찌할 수 없다" 

1920년대 독립군 국내 전투 기사를 보면 일제 경찰대와 전투할 때 독립군 소수가 일경에게 희생되고, 본대는 추격을 뿌리치고 무사히 귀환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전사한 독립군은 동지를 위해 마지막까지 일경과 교전했다. 독립군은 전투 때마다 전사와 생존을 결단해야 했고 어느 쪽이 됐건 독립전쟁의 대의를 위한 길을 택했다. 전사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하지만 홍범도가 지적했듯 개별적 행동 때문에, 또는 작전상 잘못 때문에 전사하는 것을 독립군은 경계했다. 전술 착오 때문에 전사하는 것은 독립전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인식했다. 이를테면 조경한(한국독립군 참모장. <백강회고록>)이 언급했듯이. 적의 공격 때 후퇴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다가, 또는 훌륭한 전술로 적을 공격하다가 전사하는 것과 적의 공격에 당황해 무질서하게 후퇴하다 전사하는 것은 그 뜻이 달랐다. 무의미한 전사보다는 생존해 다음 전투를 대비하고 항전력을 고양해서 항일전을 승리로 이끈다면 그 공이 전사보다 더 클 수 있었다.
  
전투 때 독립군은 항복하지 않았다. 전투를 마무리하고 다음 전투를 위해 퇴각하는 것이 독립군의 전술이지만, 왜적의 포위를 뚫을 수 없을 때는 결사 항전을 택했다.

서로군정서 의용군이던 김만수, 유기동, 최병호는 일제 영사관 순사부장(國吉精保)을 토벌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중국관헌의 허락도 없이 독립군 혐의로 많은 사람을 체포해서 악형을 가하던 자로 악명이 높았다. 1924년 4월 하얼빈에서 김만수 등이 토벌 작전에 나섰는데 일경이 이를 탐지하고 출동해서 머물던 여관을 포위했다. 3명 독립군은 경찰대가 문을 열고 들어오자 바로 공격해서 앞에 있던 순사부장을 처단했다. 일경은 중국경찰 200명을 동원해서 탈출로를 막은 뒤에 항복을 강요했다.

"항복하느니 차라리 전사하겠다" '전사' 택한 독립군들 

김만수 등은 "죽을지언정 왜적에게 항복하지 않는다"고 하며 결사 항전의 뜻을 확실히 밝혔다. 일경이 습격한 뒤 오래 동안 싸우다가 탄환이 떨어져 전사했다. 이들의 영웅적 전사 상황은 국내 기사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첫째, 일제경찰의 강요를 받은 중국경찰이 폭탄으로 벽을 폭파하고 일경과 함께 일제 사격을 가해 전사했다는 것이다(<동아일보> 1924.4.13. 이하 동아일보 출처 인용은 날짜만 적는다). 둘째, 폭탄으로 폭파했으나 효력이 없었고 계속 교전하다 탄환이 떨어지자 마지막 탄환으로 각자 자결했다는 것이다(1924.4.24.).

<독립신문>(1924.4.26.)은 독립군이 순사부장을 처단하고 5시간 동안 교전했으며 이후 독립군 총격이 없자 경찰이 폭탄을 던지며 진입했는데 이미 사망했다고 전했다. 곧 마지막 총알로 자결한 뒤에 경찰이 진입한 것이다. 이들은 항복을 생각하지 않고 결사 정신으로 싸우다 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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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신문 1924년 4월 26일 기사 독립군 3인대가 악명 높은 일제 순사부장을 토벌하고 전투한 상황을 자세히 전하고 있다.
ⓒ 독립기념관 홈페이지	관련사진보기

 
통의부 의용군 6중대 소속 4명은 군자금을 모집하기 위해 박천군으로 진입했는데 밀정의 밀고로 일경 14명에게 포위되었다. 그들은 항복하지 않고 3시간 동안 격전을 벌였다. 3명이 전사하고 1명은 피체됐다(1925.5.20.).

일경대 공격으로 모두가 퇴각할 수 없을 때는 1명이 남아서 전사를 각오하고 싸워 나머지 대원이 퇴각할 수 있게 했다. 국내에 진입하는 독립군이 적의 공격에 대처하는 전술로, 훈련을 통해 체화돼 있었다. 1921년 10월 서로군정서 정사(正士) 송영걸은 의용대 7명을 인솔하여 만주와 국내 국경 지대를 순찰하며 작전했다. 밀정 밀고를 받은 고산진주재 일경이 매복해 의용대를 공격했다. 전투에서 송영걸은 중상을 입고 순국하고 7명 대원은 귀환했다(<독립신문> 1922.2.20.). 송영걸이 전투를 지휘하다 부상을 당하자, 최후까지 적을 막아내며 부대원의 퇴각을 도왔던 것이다.

1924년 7월 정평군에 소속 미상의 독립군 7명이 진입해 작전했다. ｢통고내외동포서(痛告內外同胞書)｣라는 항일문건을 동포에게 나눠주고 군자금도 모집했다. 천덕산에서 일경에게 포위당했는데 1명이 전사하고 6명은 탈출했다. 전사한 1명은 남아서 용감히 싸움으로써 6명의 동지가 탈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그의 군모(軍帽)에는 '민종(閔鍾)'이란 이름 두 글자가 희미하게 있었다(1924.7.28.).

1927년 일제의 국경 경계가 더욱 강화되던 시기에 참의부 3중대 내지출장반(內地出張班: 국내 진입 부대)은 일제 15개 경찰서 연합수색대 1200명 추격에 맞서 1명씩 희생되면서 포위를 뚫고 결사적으로 항전했다. 이일권을 대장으로 한 6인 부대는 5월부터 평북에서 군자금을 모집하고 일경을 사살하는 등 작전을 했다. 일경과 여러 차례 교전하며 장기 작전을 이어갔다. 9월 2일 초산군에서 5시간의 격전 끝에 대장 이일권이 전사했다. 5인대는 포위를 뚫고 이동했다.

8일 화신동에서 2시간 반 동안 교전해서 1명이 전사하고 4명이 퇴각했다. 4인대는 만주로 귀환하기 위해 압록강으로 가다가 일경 부대를 만나 싸웠다. 또 1인이 전사하고 3명은 포위를 뚫고 퇴각했다(1927.9.22.). 3명은 깊은 산악지대로 들어갔다가 일경에게 피체되었다. 이상 전투 상황을 보면 1명이 전사하고 나머지 대원은 무사히 퇴각하는 과정이 전술적으로 되풀이되었다. 그들은 독립의 대의를 위해 영웅적으로 전사했다.

독립의 대의를 위해, 또 장기 항일전을 위해 잔류해서 주력부대 퇴각을 돕는 전술은 일찍이 청산리전투의 마록구전투(어랑촌전투)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그 때 일본군에게 큰 타격을 준 북로군정서는 퇴각을 결정했고 1개 소개가 중요 길목을 지키고 일본군의 공격/진격을 막아냈다. 그 소대는 모두 영웅적으로 전사했다.

일본군 막으려 한 소대 전체가 죽음 택한 경우도 

중상을 입었을 때도 다른 동지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다. 서로군정서 의용대 13명이 작전하던 중 일제 밀정이 이끄는 중국 산림대 400여 명 습격을 받았다. 김우권 중대장이 적탄에 치명상을 입었다. 부하들이 구하려고 하자 그는 "부상한 나를 구하려다가는 전군이 몰살할 것이다. 나는 죽을 터이니 그대들은 군인의 정신을 발휘하라"고 말한 뒤 자결했다. 이에 부사(副士) 김하성과 참사(參士) 왕유복이 전투를 독려하다가 3명 부하와 함께 전사했다. 생존 대원은 전사한 동지의 신변에서 서류와 무기를 수습하고 움직일 수 있는 부상자를 구해 근거지로 귀환했다(<독립신문> 1922.11.30.).

중대장 김우권은 치명상을 입자 부대 전멸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 희생했다. 이에 잔여 부대원 7명은 포위를 뚫고 귀환할 수 있었다. 독립군은 전투에서 결사 항전과 독립군 역량의 보존을 함께 생각했다. 김 중대장은 삶과 죽음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자신에게 닥쳤을 때, 주저하지 않고 군인정신으로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부대 전체의 생존을 독려했다.

중상을 입고 후퇴하다가 더 움직일 수 없을 때도, 이들은 독립군 대의를 우선 생각했다. 광복군총영 군인 신계관은 황해도에서 작전을 하다 일경과 교전했다. 일경 1명을 총살하고 1명을 부상시켰지만 자신도 중상을 입고 후퇴했다. 10리 쯤 가다가 산봉우리에서 더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그는 가지고 있던 총을 부수고 서류를 불태운 뒤에 독립만세를 외치며 절명했다(<독립신문> 1922.3.30.). 동포의 적성이 담긴 독립군 총을 빼앗기지 않고 군사 서류를 노출하지 않기 위해 마지막 힘을 썼다. 최후의 순간까지도 군인의 임무를 다하고 독립을 간절히 소망하며 전사했다.

1921년 대한청년단연합회 모험대 3명이 맹산군에 진입했다. 밀고를 받은 일제 경찰대가 출동해 모험대를 공격했다. 3명은 포위를 뚫기 위해 돌진했다. 2명은 탈출하고 이원보는 다리에 총을 맞아 움직일 수 없었다. 그는 '대한독립만세'를 세 번 외치고 자신의 권총으로 자결했다1921.6.30.). 피체될 경우 고문으로 독립군의 기밀을 누설할 수 있으므로 순국을 택했다.

전장에선 아니어도... 다양한 전사가 있었다

독립군은 전투에서 입은 부상 때문에 움직이지 못하거나, 고난의 행군 때 병에 걸려서, 또는 전투 패배에 대한 지휘관으로서의 책무 때문에 순국하는 경우도 있었다. 전장에서의 전사는 아니지만 항일전쟁과 연관된 순국이다. 전사를 이해하는 또 하나의 정황이 된다.

조선혁명군은, 계기화의 회고(<삼부·국민부·조선혁명군의 독립운동 회고>)에 따르면, 전투에서 스스로 이동할 수 없는 중상자가 생기면 자결하거나 '안락사'를 택했다(당시 쓰였던 '안락사'는 현재 쓰이는 '안락사'의 의미와는 다를 수 있음-편집자 주). 항일전투에선 신속한 행군이 중요한데 중상자는 행군할 수 없다. 중상자가 있으면 부대는 포위를 뚫고 행군할 수 없다. 결국 불가피하게 안락사를 택하라는 사령부 지시가 있었다는 것이다. 몸을 움직일 수 있으면 행군하고, 움직일 수 없는 땐 자결했다.

정신을 잃은 경우는 자결할 수 없으므로, 눈물을 머금고 안락사를 택해야 했다. 강전자(江甸子)에서 이동하던 도중의 첫 전투에서 '2명이 안락사'됐다. 이어 사첨자(沙尖子) 부근 전투에서 정신을 잃은 3명 중상자가 안락사 됐다.

하지만 적의 공세가 강하던 초기 전투지역을 벗어나서 산악지대를 오가며 전투할 때는 안락사가 없었다. 이후 전투에서는 중상자도 가능하면 함께 이동했다. 이를테면 타산곡 전투에서 일만군(日滿軍)을 격퇴한 뒤 중상자 4명을 안전한 곳으로 이송했다. 하지만 결국 사망했다. 조선혁명군은 경상자도 치료받지 못하고 한뎃잠을 자며 행군하다가 상처가 악화돼 사망했다. 겨울에는 동사하기도 했다. 부상자와 병자는 산간 화전민 집에 머물고 대부분의 부대원은 추위 속에서 숙영했다.

북로군정서 총재 서일, 부하 군인들 전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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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투 때 독립군은 항복하지 않았다. 독립군을 포함하여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이곳에 투옥돼 온갖 고초를 겪었다.
ⓒ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홈페이지	관련사진보기

 
북로군정서 총재 서일은 청산리전투 후 북정하면서 통합된 독립군부대와 함께 노령으로 갔다가 다시 북만주로 돌아왔다. 12명의 북로군정서 무장 군인과 함께 한 촌락에 머물며 독립군 재건을 위해 활동하고 있었는데 돌연 일제의 사주를 받은 중국 비적이 공격해 와서 군인들이 모두 전사했다. 산위에서 이를 지켜보던 서일은 땅과 하늘을 향해 부르짖다가 자결해서 비장한 최후를 맞았다(<독립신문> 1921.12.6.).

서일은 북로군정서 총재로서 독립군단 최고지도자였고 북로군정서의 무기 구입도 직접 나서서 처리할 정도로 독립전쟁 준비에 적극적이었다. 경신참변으로 동포의 학살을 겪은 서일은 부하들이 또 희생되는 것을 보면서 자신의 자결로 하늘을 감응(感應)시키려 했다.

지휘관이 전투 패배를 책임지고 자결하기도 했다. 1920년대 노령에서는 독립군이 적군과 연합하고 일본군은 백군과 연합해서 전투를 전개했다. 김경천 부대의 중대장 신용걸은 지역 수비 책임자로 동포를 보호하고 있었다. 일본군의 지원을 받은 백군이 돌연 공격해서 병사 20여 명이 전사했다. 신용걸은 많은 부하가 희생된 책임을 지고 자결했다. 그의 나이 28세였다(1923.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