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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잠긴 김종인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주재한 비대위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생각에 잠긴 김종인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주재한 비대위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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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이 연달아 호남을 찾고 있다. 특히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오는 19일 주호영 원내대표 등과 함께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지역 경제인 및 5.18 단체들과의 면담도 진행할 계획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민통합을 강조하는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할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비대위원장 직할로 국민통합위원회도 구성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11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통합당이 지나칠 정도로 호남 지역에 대해 별로 크게 관심을 표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 당을 새롭게 운영하는 과정에서 호남 민심을 파악할 것"이라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또 "(호남)사람들이 우리 통합당에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에 대한 견해도 들어보고 그래야 앞으로 광주를 비롯한 호남에 대한 통합당의 여러 가지 대책을 어떻게 수립할 것인가 알아보기 위해서 가는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즉, '호남 공략' 행보다.

통합당 지도부가 전날(10일)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섬진강 유역의 전남 구례군을 찾은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당초 예정에 없었던 일정이었지만 김 위원장의 전격적 제안으로 이뤄졌다. 더불어민주당보다 하루 빨랐던 호남행 결정은 당 안팎의 긍정적 평가를 이끌어냈다. 주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소속 의원·당원들은 이날(11일)도 전남 구례군 문척면에서 수해복구 봉사활동을 진행 중이다.

4.15 총선 당시 절반 이상 공천조차 못한 험지... 꾸준한 공략 행보
 
물세례 맞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3일 오전 광주광역시 송정역 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광주시민이 심판합니다' 행사를 마친 뒤, 시민 단체들의 거센 항의를 받으며 역사로 이동하고 있다.
▲ 물세례 맞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019년 5월 3일 오전 광주광역시 송정역 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광주시민이 심판합니다" 행사를 마친 뒤, 시민 단체들의 거센 항의를 받으며 역사로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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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에게 호남은 기반이 취약한 전통적인 험지다.

특히 지난 20대 국회 당시 "5.18 폭동이었는데 민주화운동으로 변질됐다", "종북좌파들이 5.18 유공자라는 괴물집단을 만들어내 세금을 축내고 있다" 등 소속 의원들의 망언을 제대로 징계하지 않으면서 통합당에 대한 이 지역 민심은 극도로 악화됐다.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현 통합당의 전신) 대표가 지난해 5월 광주를 찾았다 물세례를 받았고, 지난 4.15 총선 당시엔 호남 지역구 28곳 중 18곳의 후보조차 내지 못할 정도였다(관련기사 : '광주민심'에 혼쭐난 황교안, 물세례 받고 역무실 피신 http://omn.kr/1j3p5).

뒤집어서 생각하자면, 통합당이 정권교체를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할 지역이란 뜻이기도 하다. 김종인 위원장의 인식도 같았다. 그는 지난 7월 오찬 간담회에서 "(통합당이) 지난 총선 때 호남 지역에 공천도 안 했는데 그러면 호남 사람들이 '우리는 대한민국 사람 아니냐'고 할 것 아니냐"며 "그러니까 통합당에 표를 안 주는 거다, 그런 식으로 당을 운영하면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렇게 본다면 통합당의 '호남 공략'은 이번 집중호우 이전부터 차근차근 진행돼왔다고 할 수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취임 후 첫 성명으로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하면서 앞서 논란이 됐던 5.18 망언을 공식 사과했다. 그는 당시 "이유를 막론하고 다시 한 번 5.18 희생자와 유가족, 상심하셨던 모든 국민 여러분께 매우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며 "개인의 일탈이 마치 당 전체의 생각인양 확대 재생산되며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을 일으키는 일은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당 정강·정책특위는 지난달 20일 공개한 정강 초안에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담았다. 구체적으론 '국민통합'과 관련한 부분에서 "우리는 갈등과 분열을 넘어 국민통합을 위해 노력하며 진영 논리에 따라 과거를 배척하지 않는다"라며 2.28 대구 민주운동·3.8 대전 민주의거·3.15 의거·4.19 혁명·부마항쟁 등과 함께 열거하기로 했다. 새 정강 최종안은 이날(11일) 김 위원장에게 보고됐고 13일 언론에 공개될 예정이다(관련기사 : 통합당 새 정강 초안에 '5.18 정신' 명시... "과거 극복하고 미래로" http://omn.kr/1ocwm).

여론조사 결과 좋았지만, 여전히 시험대
  
 11일 오전 전남 구례군 문척면 구성마을에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마을회관에 남아있는 침수 피해 폐기물을 옮기고 있다.
 11일 오전 전남 구례군 문척면 구성마을에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마을회관에 남아있는 침수 피해 폐기물을 옮기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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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통합당의 '호남 공략'은 성공할 수 있을까?

일단, 여론조사 결과를 볼 땐 긍정적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YTN의뢰로 지난 3~7일 전국 유권자 25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 10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통합당의 지지율은 광주·전라에서 전주 대비 6.0%p 상승한 18.7%를 기록했다. 총 지지율은 전주 대비 2.9%p 상승한 34.6%로 민주당(35.1%)과 0.5%p 차였다(무선 전화면접 10%-유·무선 자동응답 90% 혼용,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0%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이 지난 4~6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조사한 결과에서도 통합당의 지지율은 광주·전라에서 전주 대비 3%p 상승한 5%를 기록했다. 총 지지율은 전주 대비 5%p 상승한 25%였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통합당은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관련 질문을 받고 "호남에 대한 통합당의 관심에 (지역 민심이) 반응을 보인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만 답했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 결과만 두고 통합당의 성과를 논하기엔 이르다는 견해도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광주·전라에도 통합당 지지층이 있다. 이들이 대통령과 여권의 지지율이 높을 땐 침묵하고 있다가 최근 여권의 국정난맥상이 두드러지면서 여론조사에 응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갤럽 조사 결과만 보더라도, 4.15 총선 당시 지지율(25%)과 지금 지지율이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의 5.18 민주묘지 참배 예정 등 호남 끌어안기 행보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아직까진 선언적 의미가 더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당이 완전히 탈바꿈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선 의원 개개인의 발언 및 행동, 정책 입안 과정 등이 수반돼야 한다. 과거와 변하지 못한 모습을 한번이라도 보여준다면 지금까지의 과정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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