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사이 달라진 FC 서울의 경기 내용에 강원 FC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서울은 7일 오후 8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0' 15라운드 강원과의 경기에서 정한민과 한승규의 골에 힘입어 2-0의 승리를 거뒀다. 이 승리로 서울은 올 시즌 첫 연승행진을 내달리며 강등권에서 탈출해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전방압박으로 무장한 서울의 공격진, 강원을 괴롭히다

올 시즌 개막 이후 서울이 부진한 원인 가운데 하나는 공격진에서의 미흡한 활약이었다. 활동량과 스피드가 사라진 서울의 공격진은 역습 상황에선 빠르게 올라가지 못해 템포가 끊겼으며, 정적인 움직임으로 일관해 유기적인 부분 전술이 이뤄지지 못했다. 자연스레 공격은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는데 부정확한 크로스로 일관한 서울의 측면 공격은 상대에게 어떤 위협도 주지 못했다.

이러한 결과는 수비에서도 문제를 드러냈다. 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통해 상대의 공격전개를 저지할 필요가 있었지만 활동량과 스피드가 사라진 서울의 공격진은 전방에서부터 느슨한 압박으로 상대가 쉽게 공격을 전개할 수 있게 만들어줬다. 그 결과 서울은 올 시즌 14경기를 치르는 동안 최다 실점 1위, 최소 득점 3위라는 불명예 기록을 안았다.

그러나 강원전에서 보여준 서울의 공격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김호영 감독 대행은 지난 성남 FC전과 마찬가지로 윤주태를 전방에 배치한 가운데 정한민, 한승규, 조영욱을 2선에 배치했다. 이는 활동량과 적극성을 갖춘 4명의 선수를 전방에 배치시켜 강한 압박을 통해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고, 스피드가 좋은 2선의 선수들을 이용해 공격의 속도를 올리고자 하는 의도였다.

4명의 선수들은 유기적인 움직임과 패스플레이로 공격의 활로를 열었고,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공간 침투로 강원의 수비진을 괴롭혔다. 김호영 감독대행은 후반전 윤주태를 빼고 김진야를 투입했는데 이는 스피드와 적극성을 경기 내내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교체카드였다.

이날 서울이 득점한 2골은 모두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역습으로 터뜨렸다. 전반 38분 정한민의 득점은, 수비 진영에서 고광민이 볼을 차단한 이후 윤주태를 거쳐 득점으로 연결되기까지 12초가 소요되었다. 한승규의 두번째 골 역시 후방에서 윤종규가 볼을 잡은 이후 김진야를 거쳐 득점으로 연결되기까지 17초가 소요됐다. 득점 상황 두 번 모두 20초 안에 마무리가 된 것이다.

공격진의 활약은 수비에서도 인상적이었다. 윤주태를 중심으로 정한민, 한승규, 조영욱은 적극성과 스피드를 앞세워 빠르고 강한 전방압박을 통해 후방에서부터 시작되는 강원의 빌드업을 억제시켰다. 이것이 효과를 거두자 결과적으로 서울의 수비는 훨씬 안정된 모습을 보이면서 강원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을 수 있었다.

이는 강원의 약점을 제대로 공략한 것이었다. 강원은 지난 주말 상주 상무와의 경기에서 중원의 핵심인 한국영이 상주의 오세훈과 충돌해 의식을 잃었다. 뇌진탕 진단을 받은 한국영은 서울전에 결장했고 강원의 후방 빌드업은 약점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이를 서울이 전방압박을 통해 집중 공략하면서 강원의 공격은 이날 경기 내내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했다.

2001년생 신예 정한민, 서울에 희망 안기다

이날 서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 가운데 한 명은 김원식이었다. 오스마르가 빠지면서 서울은 중원에서 수비진을 보호해 줄 선수가 필요했다. 김호영 감독대행은 오스마르의 공백을 메울 선수로 지난 성남전에 이어 김원식을 택했다.

그리고 김원식은 강원전에서 김호영 감독대행의 믿음에 보답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수비 앞선에서 수비를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했으며, 적재적소에서 안정적인 태클과 커팅 능력을 바탕으로 서울 진영에서 이어지는 강원의 공격을 차단했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 팬들의 기억에 크게 남을 만한 활약을 한 선수는 정한민이었다. 2001년생으로 지난 성남 FC전에서 프로에 데뷔한 정한민은 프로 데뷔 두 번째 경기에서 큰 임팩트를 남겼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한 정한민은 상황에 따라 윤주태와 위치를 바꿔서 활약했는데 공수 양면에서 정한민의 존재가 뚜렷하게 돋보였다.

특히 공격 장면에선 넓은 시야와 안정적인 볼키핑을 바탕으로 서울의 공격을 이끌었다. 전반 8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볼을 잡은 정한민은 반대편 측면에서 돌파를 시도하는 조영욱을 보고 길게 패스를 찔러줬다. 이어 정한민은 전반 18분에도 수비 뒷공간을 침투하는 한승규를 보고 패스를 연결시켜 서울의 공격 전개를 이어나가는 데 일조했다.

직접 슈팅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전반 36분에는 후방에서 길게 찔러준 패스를 받아 수비를 앞에 두고 슈팅을 시도했지만 오프사이드 선언이 되어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38분에는 역습상황에서 윤주태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로 낮게 깔아찬 슈팅으로 득점을 성공시켜 프로 데뷔골을 터뜨리기까지 했다. 정한민의 활약은 수비에서도 이어졌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바탕으로 전방에서 강한 압박을 통해 강원의 수비진을 괴롭혔다. 

이날 정한민은 후반 39분 차오연과 교체될 때까지 84분간 활약했는데 공수 양면에서 인상적이었다. 특히 단단한 피지컬에서 밀리지 않자 자신감이 붙은 플레이를 펼쳤는데 이 외에도 넓은 시야, 안정적인 볼 키핑등 이제 프로 2경기를 소화한 선수라곤 믿기지 않는 활약으로 향후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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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1 FC서울 강원FC 정한민 김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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