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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서울 여의도에서 617규제소급적용 피해자모임, 임대사업자협회 추인위원회 등 부동산 관련단체 회원들이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임대차 3법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8.1
 1일 서울 여의도에서 617규제소급적용 피해자모임, 임대사업자협회 추인위원회 등 부동산 관련단체 회원들이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임대차 3법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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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임대차 안정화 정책, 급하게 도입한 것인가?

전세 가격이 57주째, 특히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크게 오르는 상황에서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 제도와 전·월세 인상률 상한제가 전격적으로 시행되었다. 일부에서는 전·월세 시장의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법제도를 충분한 검토 없이 시행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임대차 안정을 위한 계약갱신제 도입 등과 관련한 논의가 시작된 것은 2006년 말 노무현 정부 국가경제자문위원회에서였다. 당시도 지금처럼 매매 가격 상승 후, 뒤이어 전세 가격이 크게 상승하던 시기였다. 또 2009년 서울 지역에서 전세값 폭등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담화를 발표할 때도 본격적인 논의가 있었다.

서울의 경우 2009~2015년(1월 기준) 사이 매매 가격이 0.8% 하락할 때도 전세 가격은 45.1%나 상승할 정도로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지속적으로 가중돼 왔다. 때문에 매 국회 회기마다 계약 갱신과 전·월세 인상률 상한제 도입은 단골로 논의되었다. 18대 국회에서는 강남 4구 등 일정한 구역 내에서 도입하자는 안을 그 당시 여당이 제기하기도 했다. 19대 국회에서는 여야 합의로 서민주거특위를 구성하여 계약갱신제만이라도 먼저 시작하자는 논의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번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였다. 전세 가격 상승이 갭투자를 용이하게 하여 매매 가격을 밀어 올리고, 올라간 매매 가격이 전세 가격을 60~70%로 끌어 올리는 악순환이 계속되어 왔던 점에 비추어 보면, 오히려 계약갱신제와 인상률 상한제 도입은 너무 늦은 감이 있다.

② 서구 유럽에서는 포기한 정책이다?

계약갱신제와 인상률 상한제와 같은 임대차 안정화(Lease Stabilization) 제도는 서구 유럽과 미국의 대도시에서는 1960년대부터 시작되어 지금까지 계속 유지되어 오고 있다.

계약갱신제도 등의 도입을 반대한 박근혜 정부에서는 영국의 사례를 들어 서구 유럽에서는 임대료 규제 정책이 크게 후퇴한 것처럼 주장했다. 하지만 동경·뉴욕·파리·베를린과 같은 서구의 대도시 지역에서 임대차 안정화 정책이 시행되지 않고 있는 경우는 없다. 한국의 서울이 거의 유일한 사례였다.

뉴욕의 경우는 주택공실률이 5% 미만일 때까지만 적용하는 한시법으로 되어 있지만, 뉴욕과 같은 대도시에서 주택 공실률이 5%를 넘을 정도로 주택 공급이 충분한 경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때문에 50년이 넘도록 그 한시법이 계속 시행되고 있다.

공정임대료와 법정갱신제도를 강력하게 시행하던 영국이 유일하게 대처 정부 이래 규제 완화 정책으로 단기 임대차와 임대료 규제 해체 정책을 시행하였으나, 그 결과 임대료 폭등으로 서민들의 주거가 크게 악화되어 다시 임대차 안정화 정책의 강화를 논의하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수도권에 총 13만2천 가구 규모의 신규 주택을 공급하기로 했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의 참여를 전제로 재건축 단지가 주택 등을 기부채납하면 종상향 등을 통해 용적률을 500%까지 올려주고 층수도 50층까지 올릴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다. 사진은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 구축 아파트 단지.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수도권에 총 13만2천 가구 규모의 신규 주택을 공급하기로 했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의 참여를 전제로 재건축 단지가 주택 등을 기부채납하면 종상향 등을 통해 용적률을 500%까지 올려주고 층수도 50층까지 올릴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다. 사진은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 구축 아파트 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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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임대료 통제 정책이다?

임대차 안정화 정책은 크게 '계약갱신-인상률 상한제-분쟁 조정-임대차 신고'와 '임대차 정보 제공'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의 보수학자들은 임대차 안정화 정책과 임대료 통제 정책(Rent Control)을 혼동하여 임대차 안정화 정책이 마치 정부가 시장 임대료를 일정한 가격으로 통제하는 것처럼 주장하기도 하는데, 인상률 상한제는 말 그대로 인상률의 폭이 지나치게 높지 않도록 상한을 제한하는 것이지 임대료 자체를 통제하는 제도가 아니다.

임대차 안정화 정책의 핵심 철학은 계약 갱신을 통해 임차인이 쫒겨날 위험에서 벗어나도록 하여 임대료 등 임대 조건을 대등하게 협상하여 정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임대료 인상률 5%에 초점을 맞춘 언론이 많지만, 임대차가 안정화된 시기에 임대료 5% 인상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고, 임대료가 지나치게 폭등하는 것을 막는 안전 장치일 뿐이다.

④ 계약갱신 청구권으로 임차인과 임대인이 대등해졌다?

그러나 임차인이 계약 갱신을 통해 쫓겨나지 않게 되었다고 하여 임대인과 바로 대등하게 협상할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임차인을 대변하여 임대료 협상 등을 지원하는 세입자 단체의 역할도 중요하다.

독일 베를린의 경우 6개의 세입자 단체가 활동하고 있는데 변호사 법률 상담, 협상 지원 등 다양한 세입자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뉴욕 등 대도시 지방정부는 도시에 새로 진입하는 세입자들에게 해당 도시의 임대차법이나 세입자 지원 단체 등을 알려주는 가이드북을 제공하고 지원 상담을 해주고 있다.

두 당사자 사이에 임대료 등 임대 조건의 합의가 되지 않는 경우, 장시간 걸리는 소송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는 것보다는 분쟁조정 절차를 통해 신속히 해결해야 한다. 이번 개정법에서도 6개 광역지자체에 있는 법률구조공단 외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감정원 등에서 상담이나 분쟁조정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서구의 대도시 지역 분쟁조정 기관에서는 해당 도시의 지역 상례적 임대료(한국에서는 이를 표준임대료로 소개)를 조사하고, 이를 분쟁 조정 조정안으로 활용하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하는 내용으로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주임법)이 공식 공포된 7월 3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부동산중개업소 매물 정보란이 전셋값 폭등 및 전세 품귀 현상으로 비어있다.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하는 내용으로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주임법)이 공식 공포된 7월 3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부동산중개업소 매물 정보란이 전셋값 폭등 및 전세 품귀 현상으로 비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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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정부는 신고만 받으면 끝?

2년의 임대 기간이 끝나면 임대인이 일방적으로 정하는 조건으로 재계약하는 관행이 남아 있는 한국에서, 임대차 계약을 갱신하며 임대료를 협의하여 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이번 법 개정으로 도입되는 각 지역별 조례로 정하는 인상률 상한선이 마치 임대료를 정하는 가이드라인처럼 운영될 가능성도 있다.

뉴욕시는 임대료 가이드라인위원회를 두고 매년 1년 계약과 2년 이상 계약으로 나누어 임대료 인상 수준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인상률 상한선 범위 내에서 두 당사자가 합리적인 임대료 조건을 정할 수 있도록 대도시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지역 임대료 상황을 조사하고 주거안정이이라는 규범적 목표를 고려하여 5% 이내에서 적정한 임대료 수준의 정보를 제공할 필요성도 있다.

이러한 점에서 내년 6월부터 시행되는 임대차 신고제의 기능도 중요하다. 현재 동사무소에서 전입신고 및 확정일자 부여 과정에서 전세보증금 정보는 행정적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월세 정보는 파악되지 않고 있는데, 임대차 신고제를 통해 전·월세 정보가 종합적으로 파악될 수 있다.

임대차 계약은 전형적으로 정보의 비대칭이 상존하는 거래다. 임대인은 종전 임대료 정보 등을 가지고 있으나, 신규 임차인은 구체적 정보 없이 계약을 하기 때문이다. 대도시 지방정부는 임대차 신고제를 활용하여 지역 임대료 수준을 파악하고, 신규 임차인에게 해당 주택의 종전 임대료 정보를 제공하여 공정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⑥ 4년 뒤가 걱정된다? 앉아서 걱정만 하지 말고

세계 보편적으로 로마법 이래의 전통대로 임대차 계약은 고용 계약처럼 기간을 정하지 않은 계약을 기본 성격으로 하고 있다. 프랑스처럼 9년 범위 내에서 3년마다 계약 갱신을 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지만, 4년이라는 단기간 내에서만 계약 갱신을 인정하는 입법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4년 단기간 내에서만 계약 갱신을 허용하면 4년이 되는 시점에 전국의 임대차가 일제히 재계약 내지 신규계약을 해야 하므로, 4년마다 새로운 임대차 계약 체결을 두고 홍역을 치르게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벌써부터 4년마다 임대료 폭등이 있을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임대차는 실수요 시장이어서 4년이 지난 시점의 임대주택 공급시장 등의 영향이 크겠지만, 4년마다 임대료 인상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도 크다. 따라서 보편적인 입법례처럼 임대차 계약을 기간을 정하지 않은 계약으로 하고, 임대인이나 가족이 사용할 필요성이나 임차인의 임대료 연체 등 정당한 갱신 거절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계약 갱신이 되지 않도록 하여 임대차 종료 시점을 여러 해로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

또한 최근 파리·베를린·뉴욕의 사례처럼 신규 임대차에 대해서도 종전 임대차의 임대료와 비교하여 인상률 상한제가 적용되도록 할 필요도 있다. 갱신되는 임대차에는 인상률 상한제를 적용하는데, 신규 임대차에는 적용하지 않으면 임대인들은 종전 임차인과 재계약을 거부하고 신규 임대차를 통해 임대료를 크게 인상하려 할 유인이 크다.

임대료 규제를 안정적으로 해왔다는 파리·베를린·뉴욕 등의 대도시에서 임대료가 크게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던 것도 이러한 신규 임대차에서 임대료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2+2와 같이 단기간 내에서만 계약 갱신을 하는 제도는 이러한 폐해가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임대차 신고제로 종전 임대차의 임대료 정보가 공개되므로 신규 임대차에 대해서 종전 임대차와 비교하여 인상률을 제한하는 데 기술적인 문제는 없게 된다.

그래서 파리·베를린·뉴욕 등의 대도시는 2010년대 후반에 신규 임대차에 대해서도 종전 임대차와 비교하여 임대료 인상률을 제한하는 입법을 모두 하고 있다. 4년 이내에 이러한 입법이 보완되어야 한다.

세간에는 이러한 행정적·법적 보완 장치를 다 마련하고 입법을 하지, 왜 부실하게 계약 갱신 및 인상률 상한제를 급히 도입하느냐고 비판하는 여론도 있다. 매 국회 회기마다 중요 민생 의제로 논의되어 왔던 제도였던 만큼 이를 졸속으로 급하게 도입되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제 정말 의미있는 시작을 한 만큼 다른 나라 대도시 행정에서 50년 동안 해왔던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차근차근 제도를 보완해 나가면 될 것이다.
 
 임대차 3법 개정을 촉구하는 시민단체와 세입자들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대차 3법으로 불리는 계약갱신청구권, 임대료인상률상한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즉각 통과시켜 세입자 주거 안정화를 촉구하고 있다.
 임대차 3법 개정을 촉구하는 시민단체와 세입자들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대차 3법으로 불리는 계약갱신청구권, 임대료인상률상한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즉각 통과시켜 세입자 주거 안정화를 촉구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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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글쓴이 김남근 변호사는 참여연대 정책위원, 주택임대차보호법개정연대 공동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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