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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을' 중의 '을', 영업팀 여성 직원이었다
 자료사진.
ⓒ u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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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갑질119가 최근 접수된 직장 내 성희롱·성추행 제보 사례를 공개하고 "피해자들은 직장 상사라는 위력 때문에 성희롱·성추행을 당해도 신고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신고했다가 동료들이 묵인·방조해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당할 것이 두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고를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범죄행위"라며 "정부의 솜방망이 처벌로 인해 성범죄 신고를 이유로 한 보복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직장갑질119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2~7월 제보 사례를 소개했다. 상대가 고위직이라 성희롱·성추행을 당하고도 호소하기 어려운 처지, 고민 끝에 신고했지만 해고 등의 보복을 당한 사례 등이 주를 이뤘다. 아래는 그 중 일부다.

상사가 사무실에서 제게 힘들다며 어깨에 손을 올리면서 뒤에서 저를 안았습니다. 저는 순간적으로 소름이 끼쳐 하지 말라고 하였더니 도리어 화를 냈습니다. 그 뒤로 트집을 잡으면서 괴롭힘이 시작됐습니다. 인격모독을 당하기도 했고 욕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허벅지가 두껍다느니, 화장이 왜 그러냐느니 수시로 외모를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참으며 일을 계속해야 하는 건가요? 매일매일 죽고 싶습니다. - 2020년 4월 제보

입사할 때부터 상사에게 성희롱을 당해왔습니다. 많이 힘드냐고 물으며 저의 어깨를 주무르더니 얼굴을 만졌습니다. 상당한 불쾌감이 들었고 단호하게 하지 말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성희롱은 계속됐습니다. 딸 같아서 그런다며 혼전임신 얘기를 했고, 악수를 청하면서 손가락으로 손바닥을 꾹 누르기도 했습니다. 수치스럽고 모멸감이 느껴졌지만 핵심 임원에게 밉보이면 그만 둘 수밖에 없기 때문에 참고 지내왔습니다. - 2020년 6월 제보

저는 상사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희롱을 당해왔습니다. 말을 잘 들으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주겠다고 했습니다. 참다 참다 회사 내부에 신고를 했습니다. 다행히 가해자는 타 지역으로 발령이 났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가해자와 친한 상사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있습니다. 인사를 받지 않고, 업무공유를 안 해주고 있습니다. - 2020년 6월 제보

(상사가) 직책이나 직급, 이름을 부르지 않고 아가라고 부르며 치마가 잘 어울린다는 등 의상이나 외모에 대한 지적을 많이 합니다. 여성은 라인이 드러나는 옷을 입지 않으면 뱃살이 나온다는 말도 막 합니다. 불쾌감을 표현하기 어려웠고 출근할 때마다 괴로웠습니다. 어렵게 용기를 내 고발했지만 진정한 사과가 이뤄지지 않았고 도리어 보복이 시작됐습니다. 인사를 ㅂ다지 않고, 대화도 함께 하지 않고, 집단따돌림을 당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사직종용이 아니라고 하지만 아웃소싱 업체를 통해 해고를 당했습니다. - 2020년 2월 제보

대표가 대화하거나 우연히 눈이 마주치면 윙크를 합니다. 반복되는 성희롱에 문제를 제기하고 싶었지만 회사생활이 곤라해질 것 같아 덮어뒀습니다. 어느 날 대표가 승용차에 함께 탈 것을 요구했고 핑계를 대고 이를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그날 이후로 타당한 이유 없이 성과를 인정하지 않고, 저를 따돌리고, 부당한 업무를 강요하는 등 괴롭힘을 받고 있습니다. - 2020년 2월 제보

이사가 여직원의 신체를 지속적으로 만집니다. 너무 과도한 접촉에 보시던 다른 분이 그만두라고 나서줬지만 (이사는) 웃고 장난으로 넘깁니다. 이 상황을 지켜본 동료들은 많지만 제가 성희롱을 주장했을 때 제 편을 들어줄 것 같지 않습니다. 계속되는 괴롭힘과 성희롱에 못 참겠다고 할 말을 하자 저를 내보내기 위해 온갖 괴롭힘을 일삼고 있습니다. 야근을 밥 먹듯이 해도 수당 한 번 없었고 아파도 병원 한 번 못 갔습니다. - 2020년 7월 제보

상사로부터 지속적인 성희롱과 괴롭힘을 받고 있습니다. 회식 자리에서 상사가 팔을 붙잡고 귓속말로 술을 따르라고 강요했습니다. 평가 권한을 갖고 있는 임원이기 때문에 거부하기 어려워 술을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본 사람이 없어 신고를 할 경우 사실을 부인할 것 같습니다. - 2020년 2월 제보

일주일에 관계를 몇 번 하느냐고 물어 성적인 수치심이 들었습니다. 같이 들은 동료도 있지만 증언을 해줄까 걱정입니다. 직장 내 성희롱이나 괴롭힘으로 신고할 수 있을까요. - 2020년 7월 제보

회사 임원이 수시로 카톡을 보냅니다. 휴가나 주말에도 사적인 이야기를 계속 카톡으로 보내옵니다. 회사 임원이기 때문에 강경하게 의사표시를 하지 못했습니다. 퇴근시간에 맞춰 회의를 시작하고 연차를 못 쓰게 합니다. 커피 심부름이나 화분 물주기 같은 잡무도 시키고 막말과 부당한 업무지시도 심각합니다. - 2020년 7월 제보


"피해사실 구체적으로 자세히 기록해야"

직장갑질119는 ▲ 성추행의 경우 당한 즉시 경찰에 신고하기 ▲ 피해사실을 기록하고 증거 남기기 ▲ 주변에 도움 요청하기 ▲ 목표를 명확히 정하기 ▲ 성희롱 예방에 최선을 다하기 등 성희롱·성추행 타파 5계명을 제안했다.

윤지영 변호사(공익인권법재단 공감)는 "직장 내 성희롱은 권력관계에 기반하기 때문에 계속 반복되기 마련이다"라며 "초기 발생 시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성추행은 범죄이므로 성추행을 당한 즉시 경찰에 신고를 하는 것이 유용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성희롱 발생 당시·직후 현장을 사진으로 남기거나 동영상을 찍어두면 매우 유용하다"라며 "보통 가해자는 성희롱 직후에는 가해 사실을 인정하므로 가해자에게 성희롱 사실을 확인 받고 이를 녹음해 두는 것도 매우 유용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추행의 경우 즉시 경찰에 신고하는 것만으로도 유용한 증거가 된다. CCTV를 확보하거나 즉시 병원에 방문해 치료를 받고 진료기록을 남기는 것도 도움이 된다'라며 "주변 사람들에게 구체적인 피해 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중요하다. 법원, 경찰, 국가인권위, 고용노동부는 피해자의 구체적이고 일관된 증언을 중요하게 보기 때문에 무엇보다 성희롱 상황을 구체적으로, 자세히 기록해 둘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 윤 변호사는 "성희롱의 경우 직장 안에서 지지해 줄 동료나 노동조합, 고충처리기구를 찾아보고 피해자가 여럿일 가능성이 크므로 함께 대응하자"며 "외부 전문 상담 기관이나 단체, 가족과 가까운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좋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내가 원하는 것이 사과인지, 징계인지, 아니면 피해에 대한 구제인지 면밀히 고민하고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표현하고 요구할 필요가 있다"라며 "애초에 성희롱·성추행이 없는 건강한 조직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예방교육을 실질화하고 전문 담당자가 기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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