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타보 전북의 새로운 9번 구스타보가 부산과의 FA컵 8강전에서 해트트릭으로 5-1 승리를 이끌었다.

▲ 구스타보 전북의 새로운 9번 구스타보가 부산과의 FA컵 8강전에서 해트트릭으로 5-1 승리를 이끌었다. ⓒ 대한축구협회

 
9분 만에 해트트릭. 전북 현대 골잡이 구스타보의 K리그 폭격이 예사롭지 않다. 전북이 부산 아이파크에 역전승을 거두고, FA컵 4강에 진출했다.
 
전북은 29일 오후 7시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열린 부산과의 2020 하나은행 FA컵 8강전에서 5-1 역전승을 거두고, 4강에 올랐다.
 
이로써 지난 5년 동안 FA컵 정상에 오르지 못한 전북은 6년 만에 4강에 오르며, 우승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조커' 구스타보, 9분 만에 해트트릭 원맨쇼
 
홈 팀 부산은 3-4-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김정호가 골문을 지켰고, 황준호-김명준-도스톤벡이 스리백을 형성했다. 중원은 이상호-이지승-이규성-김문환, 스리톱은 김병오-빈치씽코-박관우로 구성됐다.
 
원정 팀 전북은 4-1-4-1로 나섰다. 송범근이 골키퍼 장갑을 꼈고, 포백은 최철순-김민혁-최보경-김진수가 포진했다. 손준호가 수비형 미드필더, 한교원-이승기-김보경-무릴로가 2선, 최전방은 조규성이 배치됐다.
 
예상을 깨고, 부산이 전반 4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오른쪽 측면에서 이상준이 올린 크로스를 빈치씽코가 헤더로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K리그 3연패에 빛나는 전북은 곧바로 공세를 강화하며 부산을 몰아세웠다. 전반 9분 김진수의 슈팅을 시작으로 전반 10분 조규성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며 서서히 골에 근접하기 시작했다.
 
파상공세를 펼치던 전북은 전반 28분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오른쪽에서 한교원의 크로스를 조규성이 깔끔한 헤더 동점골로 연결했다.
 
전반 30분 무릴로의 위협적인 중거리 슛이 골문을 벗어나는 등 전북은 전반에만 13개의 슈팅을 쏟아냈다. 이에 반해 부산은 슈팅 2개에 그치며 수비하는데 급급한 모습이었다.
 
1-1에 만족할 전북이 아니었다. 후반 1분 코너킥 상황에서 한교원이 역전골을 작렬하며 전세를 뒤집었다.
 
부산의 조덕제 감독은 후반 10분 수비수 황준호 대신 공격수 김현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그럼에도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전북의 모라이스 감독 역시 후반 15분 조규성을 빼고 구스타보를 투입해 전방의 화력을 강화했다. 이어 후반 22분 한교원 대신 바로우를 그라운드에 들여보냈다.
 
한 골 차로 안심할 수 없었던 전북은 후반 27분 골 폭풍을 이어나갔다. 김진수의 강력한 중거리 슛이 김정호 골키퍼에 막히고 흘러나오자 구스타보가 재빠르게 쇄도하며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구스타보의 존재감은 확연히 달랐다. 후반 29분 다시 한 번 예리한 헤더슛이 골키퍼에 막히고 나왔다. 하지만 2분 뒤 구스타보는 김진수의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넣으며 점수차를 벌렸다. 정확한 위치 선정과 타점 높은 헤더는 부산 수비진을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구스타보는 후반 36분 기어코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이승기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패스한 공을 구스타보가 오른발로 성공시켰다. 순식간에 점수가 5-1로 벌어지면서 부산은 맥없이 주저앉고 말았다.
 
구스타보의 가세, 전북 공격력 한 단계 업그레이드
 
전북은 지난 11년 동안 K리그에서 7회 우승을 차지할 만큼 명실상부한 최강의 팀이다. 하지만 FA컵에서는 유독 약했다. 마지막 우승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2005년 FA컵에 우승을 토대로 ACL 진출권을 획득, 2006년 ACL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러한 토대를 바탕으로 전북은 2009년 K리그 첫 우승을 시작으로 전성시대를 열었다.
 
최근 전북은 줄곧 트레블을 꿈꿨다. K리그, ACL, FA컵 세 마리 토끼를 잡고자 노력했지만 한 차례도 뜻을 이루지 못했다. 오히려 좀 더 우승이 수월한 FA컵이 문제였다. 2014년 이후 5시즌 연속 4강에도 오르지 못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특히 4년 연속 2부리그 팀에 패하며 FA컵 징크스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달랐다. 부산과의 8강전에서 5-1 대승을 거두고, 체면을 지켰다. 특히 이날 승리의 주역은 외국인 선수 구스타보다. 지난 26일 서울전에서 교체 투입돼 데뷔전을 치른 구스타보는 이번 FA컵에서도 벤치에서 시작했다.
 
전북이 2-1의 불안한 리드를 달리던 후반 15분 조커로 투입된 이후 후반 26분부터 9분 동안 3골을 폭발시킨 것이다.
 
3골 장면 모두 골 냄새를 맡는 능력이 남달랐다. 머리와 발을 모두 이용했으며, 189㎝의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제공권 능력뿐만 아니라 빠른 스피드와 침투에 이르기까지 완성형 공격수를 연상케 했다.
 
2경기 연속 교체 투입된 구스타보는 총 4골을 기록 중이다. 지난 서울전에서 데뷔골을 넣으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그는 2경기 연속골을 터뜨려, 전북의 새로운 해결사로 떠올랐다.
 
올 시즌 전북은 최전방 골잡이 부재를 앓았다. 2부리그에서 영입한 조규성이 리그에서 1골에 머물렀고, 외국인 선수 벨트비크도 부진 끝에 결국 2부리그 수원FC로 이적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야심차게 영입한 구스타보에게 거는 기대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사실 구스타보의 활약은 예견된 결과였다. 브라질 명문 코린치안스에서 활약한 그는 유럽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을 만큼 기량을 인정받은 골잡이다.
 
코로나19로 인한 2주 간의 자가격리로 뒤늦게 데뷔한 구스타보는 불과 2경기 만에 K리그 판도를 뒤흔들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또, 프리미어리그 스완지 출신 윙어 모 바로우의 영입 역시 희망적이다. 바로우는 빠른 주력과 정교한 테크닉으로 측면 공격력을 배가시켰다. 오른쪽 측면의 한교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전북으로선 한층 다양한 공격 루트를 확보했다.
 
구스타보, 바로우의 가세로 전북은 FA컵 우승 도전과 더불어 리그에서도 선두 탈환을 위한 동력을 마련하게 됐다. 현재 1위 울산과의 승점차는 3점에 불과해 언제든지 역전을 노려볼 만하다.
 
2020 하나은행 FA컵 8강전 (2020년 7월 29일, 부산구덕운동장)
부산 아이파크 1 - 빈치씽코 4'
전북 현대 5 - 조규성 28' 한교원 47' 구스타보 72', 77',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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