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8일 이후 11일만에 다시 만난 FC서울과 포항 스틸러스. 같은 장소에서 맞대결을 펼친 두 팀의 대결에서 이번에도 포항이 웃었다. 그리고 11일 전보다 서울에게 더 큰 치욕을 안겨줬다.

포항은 29일 밤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 FA컵' 5라운드(8강전) 서울과의 원정경기에서 5-1의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포항은 2013년 이후 7년만에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고, 서울은 유일한 희망인 FA컵마저 탈락하면서 한 줄기 희망마저 사라지고 말었다.

측면과 중앙오간 포항의 공격, 서울수비 무너뜨리다

서울을 상대한 포항의 전반전 공격루트는 측면이었다. 송민규와 이광혁이 측면에 포진한 포항은 두 선수의 스피드를 이용해 서울 측면을 허물었고 측면 공격에서 전반전 2골을 터뜨렸다.

전반 12분 왼쪽에서 돌파를 시도한 송민규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개인기를 이용해 돌파를 시도해 수비를 제친 후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송민규의 슛은 수비수 황현수의 몸을 맞고 그대로 득점으로 이어지면서 포항이 1-0의 리드를 가져갔다.

이후 포항은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면서 두 선수를 이용한 측면 공격으로 서울 수비를 흔들었고, 전반 32분 추가골을 터뜨렸다. 코너킥 상황에서 뒤로 흐른볼을 수비수 하창래가 잡은 뒤 서울 정현철을 가볍게 제치고 침투해 슈팅을 시도했다. 하창래의 슈팅을 유상훈 골키퍼가 막어냈지만 세컨볼 혼전상황에서 김광석이 볼을 받았고 이를 김광석이 득점으로 연결시켜 점수를 2-0으로 벌렸다.

곧이어 이어진 세트피스 상황에서 정현철에게 만회골을 허용한 포항은 후반전엔 상대 중앙을 공략해 득점을 펼쳤다. 후반시작과 함께 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알리바예프를 빼고 김진야를 투입하면서 측면에 변화를 꾀했다.중원이 약해진 서울의 약점을 김기동 감독은 놓치지 않았다.

팔라시오스의 스피드를 이용해 서울의 중앙을 흔들어가기 시작함과 동시에 밸런스가 잡힌 모습을 보여주며 서울의 공격을 차단해 나간 포항은 팔로세비치와 심동운을 투입하며 공격에도 무게를 싣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경기막판 이 작전들이 빛을 발했다.

후반 37분 중원에서 볼을 잡은 팔로세비치가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일류첸코에게 스루패스를 찔러줬다. 일류첸코는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린 뒤 유상훈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맞이했고 침착하게 득점으로 연결시키면서 점수를 3-1로 벌렸다.

후반 43분 추가골이 나왔다. 오닐에서 시작된 포항의 패스플레이가 일류첸코-팔로세비치를 거쳐 심동운에게 이어졌고 심동운이 득점으로 연결시킨데 이어 1분뒤에도 팔로세비치의 스루패스를 받은 심동운이 득점으로 연결시키면서 3-1이었던 스코어를 10분만에 5-1로 벌렸다.

이런 포항에게 아쉬운 점이라면 2번째 골 득점 이후 이른시간에 만회골을 내줬다는 점이었는데 이 장면 외에는 흠잡을 곳이 없었던 경기였다.

정예멤버 투입한 김기동 감독, 탁월한 선택

서울과의 FA컵을 앞둔 포항의 고민은 선택과 집중이었다. 포항이 다음시즌 AFC 챔피언스리그(ACL)에 진출하기 위해선 리그 3위이내 혹은 FA컵 우승을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포항에겐 얇은 스쿼드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직면하고 있었다. 다른 순위경쟁팀과 비교했을 때 스쿼드가 두텁지 않은 포항으로서 리그와 FA컵을 모두 잡기엔 현실적으로 버거울 수밖에 없었다. 자칫하면 두 마리 토끼 모두 놓칠 수 있는 상황에서 포항은 리그와 FA컵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다.

그리고 김기동 감독의 선택은 FA컵이었다. 지난 주말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선발 출전한 11명중 2명만 바꾼 채 그대로 서울전에 나선 포항은 인천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인천과의 경기에선 홈경기 임에도 힘겨운 경기를 펼쳤던 포항은 비교적 수월하게 이날 경기를 풀어나갔다. 전반 12분 선제골로 기선제압에 성공한 이후 경기주도권을 잡은 포항은 공격진의 스피드와 개인기량을 앞세워 서울 수비를 농락하며 경기종료직전 3골을 포함해 무려 5골을 터뜨리며 서울 수비를 무너뜨렸다.

교체카드 역시 성공적이었다. 김기동 감독은 지난 인천전에서 선발출전했던 심동운과 팔로세비치를 후반전 교체투입했는데 두 선수는 모두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면서 김기동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팔로세비치는 포항이 경기종료직전 터뜨린 3골에 모두 관여하는 등 2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심동운은 멀티골을 기록했다.

말 그대로 포항에게 이번 서울전은 '뭘 해도 되는' 그런 경기나 다름 없었다. 아울러 포항은 이번 경기에서 5골을 터뜨리면서 서울과의 원정경기에서 처음으로 5골을 터뜨림과 동시에 처음으로 4골차의 승리를 거두는 새로운 기록 또한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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