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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C톈진공장 전경.
 SPC톈진공장 전경.
ⓒ SPC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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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SPC의 계열사 파리크라상·에스피엘·비알코리아 등이 또다른 계열사인 ㈜SPC삼립을 장기간 부당 지원해 공정거래위원회의(아래 공정위) 제재를 받는다. SPC는 자산총액 4조3000억원(2019년 12월 기준)에 23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기업으로 공정위가 대기업이 아닌 중견기업에 칼날을 겨누는 건 드문 일이다.

29일 공정위는 허영인 SPC 총수·조상호 전 그룹 총괄사장·황재복 전 파리크라상 대표이사 등 경영진과 파리크라상·에스피엘·비알코리아 등 법인을 고발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647억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SPC 계열사 샤니는 2011년 4월부터 2019년 4월까지 8년여에 걸쳐 자사의 판매망을 삼립에 정상 가격인 40억6000만원보다 낮은 28억5000만원에 양도했다. 또 삼립이 샤니의 상표권을 8년 동안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당시 샤니는 양산빵 시장에서 점유율 1위 사업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삼립에 0.5% 내외의 낮은 영업이익률로 양산빵을 공급하기도 했다. 그 결과 삼립은 양산빵 시장에서 점유율 73%를 차지하는 1위 사업자가 된 반면 샤니는 삼립에 빵을 공급하는 '제조공장' 역할을 수행하는 신세가 됐다.

계열사 부당 지원하면서 빵 가격은 높게 유지
 
 SPC 그룹 지분도
 SPC 그룹 지분도
ⓒ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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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지난 2012년 12월 샤니·파리크라상은 보유하고 있던 '밀다원'의 주식을 정상가격인 주당 440원보다 낮은 가격(255원)에 삼립에 양도했다. 밀다원은 SPC의 생산계열사이자 밀가루 생산업체다. 삼립이 밀다원 주식 전체를 갖고 있다면 밀다원이 삼립에 판 밀가루 매출이 일감 몰아주기 과세 대상에서 빠진다는 허점을 노린 것. 삼립은 밀다원의 지분 100%를 갖고 있다가 지난 2018년 흡수합병했다.

또 파리크라상·에스피엘·비알코리아 등 SPC제빵계열사들은 지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밀다원이나 에그팜 등 8개 SPC생산계열사가 만들어낸 밀가루·생크림 등의 제빵 원재료나 완제품을 삼립을 통해 구매하면서 총 381억 원을 지급했다. 이 거래 과정에서 삼립은 생산계획 수립·재고관리·가격결정·영업·주문이라는 중간 유통업체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각종 계열사들이 삼립에 총 414억원 규모에 달하는 이익을 제공해 삼립의 매출과 영업이익, 주가가 올랐다고 밝혔다. 하지만 3개 제빵계열사가 판매하는 제품의 소비자가격이 높게 유지돼 소비자 후생은 오히려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한편 공정위는 계열사들의 삼립 지원은 SPC 총수가 직접 관여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허영인 총수는 그룹 주요회의체인 주간경영회의와 파리크라상·삼립·비알코리아 등 주요 계열사의 경영회의에 참석해 계열사의 주요 사항을 보고받고 의사 결정을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또 SPC가 2세들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계열사를 동원해 삼립을 지원하게 했다고 봤다. SPC 내 계열사인 '파리크라상'은 총수 일가가 지분의 100%를 보유해 사실상 그룹 전체를 지휘하는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SPC는 삼립의 주가를 높인 뒤 장남 허진수와 차남 허희수 등 2세들이 보유한 삼립 주식을 파리크라상 주식으로 교환하거나 파리크라상에 현물 출자해 파리크라상 내 2세들의 지분을 늘릴 계획을 세운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제재에 대해 "법 위반 감시의 범위를 대기업집단에서 중견기업집단까지 넓혀 기업의 규모와 관계없는 엄정한 법 집행 의지를 보여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국민 실생활과 밀접한 프랜차이즈 제빵시장의 유력사업자인 파리크라상, 비알코리아가 소비자에게 보다 저가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고 통행세 구조로 봉쇄되었던 SPC 집단의 폐쇄적인 제빵 원재료 시장의 개방도도 높아졌다"며 "계열사 아닌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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